심각한 저출산 대응…부동산 청약·세금 혜택 확대
내년 1월부터 애 낳으면 취득세 면제…2년 한시
5억 소형 주택 매수 땐 취득세 50만원만 내면 돼
둘째 낳으면 다자녀 특공 기회…대상자 5배 늘어
다만 다자녀 물량은 그대로…특공 경쟁률 높아져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부동산 분야에서도 저출산 대응을 위해 청약·세제 지원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까지 떨어지자 출산과 관련해 청약 혜택을 확대하고 주택 당첨 기회를 늘려주고,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입니다.
우선 행정안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내년도 지방세제 개편안을 통해 '출산 장려와 양육지원을 위한 주택 취득세 감면'을 신설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출산 가구가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취득할 때 500만원 한도로 취득세 100%가 면제됩니다.
감면 대상은 2024년1월1일부터 2025년12월31일 사이에 자녀를 출산한 가구입니다.
혜택을 받으려면 부동산 취득 날짜가 출산일 기준 전(前)으로 1년, 후(後)로 5년 이내여야 합니다. 또 1가구 1주택자에 한합니다.
정부는 이 조치로 내년 기준 2만1700여 가구가 625억원 가량의 세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주택 취득세는 주택을 취득할 경우 납부하는 세금으로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합니다. 취득세율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의 경우 1%이며, 6~9억원 이하는 1~3%, 9억원 초과는 3%가 부과됩니다.
취득세 부가세로 지방교육세도 붙습니다. 6억원 이하는 취득세 과세표준의 0.1%, 6억원 초과~9억원은 0.1~0.3%, 9억원 초과는 0.3%입니다.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은 농어촌특별세도 0.2% 내야 합니다.
주택을 구입할 때 취득세가 적지 않은 부담인데 이번 출산가구 취득세 500만원 감면 조치로 부담이 크게 완화될 전망입니다.
예컨대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전용면적 59㎡(25평) 아파트를 5억원에 매수한다면 1.1%의 취득세율(지방교육세 포함)을 적용해 550만원을 내야하는 데 이를 대부분 면제 받아 취득세로 50만원만 내면 되는 셈입니다.
자녀가 둘인 부모가 주목해야 할 소식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다자녀 특공 자녀 수 기준을 2명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이르면 10월 말부터 제도를 시행합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부터는 자녀가 2명인 가구도 공공분양주택 다자녀 특별공급에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에는 자녀가 3명 이상일 경우만 다자녀 특공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이 기준을 2명으로 낮춘 것입니다.
정부는 향후 민간분양에도 완화된 다자녀 기준을 적용토록 할 방침입니다.
다만 다자녀 청약 문턱이 낮아지는 대신 다자녀 경쟁은 더 치열해 질 전망입니다. 이번 조치로 다자녀 특공 지원 대상은 5배 가량 늘어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 중 셋째 이상인 아이는 6.8%지만, 둘째인 아이는 30.5%에 달합니다. 유자녀 가구 중 다자녀 특공 지원 대상이 30%로 확대되는 셈입니다.
통상 다자녀 특공 물량은 전체 단지의 10% 수준인데 이 기준은 바뀌지 않습니다. 물량이 제한적인 가운데 참여 대상이 늘어나면 경쟁률이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높은 집값으로 인한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은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출산가구에 대한 혜택을 더 늘리는 등 부동산 분야에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입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