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의아니게 서탑에서 점심을 먹었다. 사실 서탑에서 밥 먹을 일이 별로 없기에 "본의 아니게"란 표현을 썼다. 개인적으로 서탑에서는 풍무꼬치집을 자주 간다. 새로 개발한 소금구이 양갈비는 그 맛이 훌륭하다. 양갈비 한 짝에 25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어 더욱 좋다.
그보다 더 내가 풍무꼬치집을 자주 가는 이유는 복무원들의 근무태도때문이다. 모든(그렇다! 모든) 복무원들이 항상 얼굴에 웃음을 띠며 반갑게 맞아준다. 인사성도 밝다. 그러니까 거기에 가면 일단 기분이 좋아진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대부분의 중국식당은 말할 것도 없고, 조선족이나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의 복무원들이 인사성이 없다. 게다가 싸가지도 없다. '손님은 왕'이라는 표현은 사라진지 오래다.
오늘 모처(라고 쓸 수밖에 없다. 사장님과 개인적으로 친분관계도 있고 차후 건의를 해보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개할 방침이다)에서 밥을 먹는데 주문과 다른 음식이 나온 것이야 한국인과 조선족(주문 받은 복무원은 불행히도 한족이 아닌 조선족이었다. 차라리 중국말로 했으면 오히려 더 명백했을지도 모른다.)의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하자. 3명이 점심을 먹고 나오다가 100원짜리 하나 주고도 모자랐다. 허걱! 난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동태찜(문제의 잘못 나온 음식) : 50원
내장탕 : 20원
비빔국수 : 10원
비빔밥(돌솥비빔밥도 아니고 그냥 비빔밥) : 20원
공기밥추가(불행하게도 동태찜엔 공기밥도 따라 나오지 않는다) : 5원
5원이면 내가 좋아하는 풍무꼬치집에서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돈이다. 다른 중국음식과 비교하지 않겠다. 사무실 뒷쪽의 식당에서 비빔밥 한 그릇에 4원이다. 세상에 해도 너무한다. 결국 서탑도 이렇게 떠돌이손님만 받고야 말 것인가? 심양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보다 어쩌다 한번씩 찾아오는 여행객들 뒷통수나 칠 것인가?
사실 나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을 정도의 부끄러운 기억이 많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서 실컷 놀아주고 술 사주고 기분까지 맞춰줘가며 샤오지에들에게 100원짜릴 주곤 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난 술집 가면 아가씨와 웨이터들에게 팁 주는 것이 제일 아깝다. 그래도 당연히 줘야 하는 걸로 기정사실화 되어 있으니 안 줄수도 없다. 그런 사람이 공기밥 5원 주고 먹은 걸 가지고 왜 그리 따지냐고 묻는다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소비자 무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 내 분명히 약속하건데 오늘 그 식당의 사장님께 분명히 말하겠다. 그 이후로도 변함없이 지금의 행태를 보인다면 내가 안 가는 것은 물론이요, 전격적인 불매운동이라도 벌일 생각이다. 적어도 우리 회원님들에게 부탁하오니 가능하면 서탑에서 놀지말자. 제발 부탁이다. 다른 곳에서라면 내 얼마든지 밥 사고 술 사겠다. 서탑이 제정신 차리기는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으니 그게 더 걱정이다.
첫댓글 비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오덴지 짐작이 가네 비님 오늘 점심 먹으면서 열 받으셨구만. 시원한 비라도 뿌려주지^^**
서탑에서 놀지말자에 나도 한표~~!!!!, 난 우리집에서 바로 가는 버스만 있다면 푸른하늘비 회사 근처 식당을 한번씩 이용하고 싶은데...정말 진하고 맛나는 청국장..생각이 나서...
그 집 주인 바껴서 맛이 영~~~~ 그래도 오시겠다면 화산루까지만 걸어오셔서 210번 타시고 매트로 다음다음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내릴 곳을 지나치면 한참 가서 난잔 맞은편까지 가니까 미리 준비해서 내리세요.
서탑에서 살아본게 한 1년쯤 되고 3년여를 양쓰,닌관,철서,등지에서 살며 심양의 대부분 동네를 답습하고 다녔습니다 가끔 서탑에 나가면 서탑의 엄청난 물가에 입이 벌어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초반의 중국심양 생활에서는 서탑의 믈가가 비싼줄 모르고 지냈지요... 그러나 중국인들만 살고 말도 안통하는 동네에 집을 구입하고 살림을 실아가다 보니 엉터리 회화에도 단골집도 생기고 특히 음식점은 훤히 꿰고 살아 점심 저녁은 거의 중국인 단골 식당에서 해결 했는데 갈때마다 반겨주고 친절한 얼굴들..4~5명이 실컷 먹고 마셔도 100위엔이 안나오는 집이 허다 했습니다,서탑한국식당보다 시설좋고 값저렴한 유명식당이 즐비합니다
맞습니다. 어제는 황고구 법원 근처 금주사람 꼬치집에서 소우진(먹기 딱 좋은 소 근육살이랄까요)과 판진 30여개 화성 1판 6병 먹었는데요. 자그만치 37원 나왔습니다. 물론 그 돈도 한족 친구가 내더군요. 자기가 청했으니까 무조건 자기가 계산해야 한다고 하면서요. 배불러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한가지.. "비" 님께서 올린 가격중에 수정을 요하는 부분이 있어 말씀 드립니다. 비빔국수가 20원이고 비빔밥은 10원입니다. 글고 서탑에서 놀지 말자에..나도 한표 울 효영이도 한표 울 아폴로도 한표
비빔국수가 20원이라면 더 나쁜 사람들이네. 그 개떡같은 맛의 국수가 그리 비싸나?
정말 진하고 맛나는 청국장 ... 고것 나도 생각나는구만요... 모두 맞는 말씀......
제 생각엔....아직 중국은 Seller중심이고 한국은 Buyer중심이 아닐까....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