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사성어 2024.01.29
수처작주(隨處作主) - 어느 곳이든 주인이 된다.
[따를 수(阝/13) 곳 처(虍/5) 지을 작(亻/5) 주인 주(主/0)]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자기 자신이다. 동물까지도 그렇다. ‘어떤 여우도 자기 꼬리를 자랑한다’는 몽고 속담이 말해준다. 아무리 남을 위하고 도와주는 것을 천직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자기가 있고 난 연후에 가능하다.
우주 가운데 자기보다 더 존귀한 존재는 없다는 唯我獨尊(유아독존)은 석가모니가 처음 태어났을 때 한 말이라 한다. 이런 말을 믿고 세상에서 자기 혼자 잘 났다고 뽐낸다면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부처님은 자기의 육체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天上天下(천상천하)의 모든 생명이 존귀하다는 뜻의 말씀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귀중한 존재라면 어느 곳에 가더라도(隨處) 주인이 되라(作主)고 한 좋은 말도 불교 어록에서 나왔다. 중국 唐(당)나라의 선승 義玄(의현)선사는 禪宗(선종)의 한 파인 臨濟宗(임제종)을 융성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스님이 입적한 후 제자 三聖慧然(삼성혜연)이 스승의 언행을 모아 수록한 ‘臨濟錄(임제록)’에 이 성어가 들어 있다. 이어지는 말은 어디를 가든지 주인이 된다면 立處皆眞(입처개진)이라며 서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의 자리라고 깨우친다. 어디에 가더라도 주체적으로 살고 어디서나 주인 노릇을 할 때 하는 일이 온전한 나의 일이 되고 삶이 될 수 있다고 풀이한다. 隨處爲主(수처위주)라고도 한다.
앞뒤 내용을 더 살펴보자. ‘밖을 향해서 공부하지 말라, 그것은 어리석은 자의 짓일 뿐이다(向外作工夫 總是癡頑漢/ 향외작공부 총시치완한), 그대들이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된다면, 서 있는 곳마다 그대로가 모두 참된 것이 된다(爾且隨處作主 立處皆眞/ 이차수처작주 입처개진), 어떤 경계가 다가온다 해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境來回換不得/ 경내회환부득).’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행동하면 그 자리가 행복을 가져 온다는 말씀이다. 이렇게 보면 주변 환경이 어렵더라도 자신이 만족하여 사는 곳이 제일이라는 당나라 시인 劉禹錫(유우석)은 陋室銘(누실명)의 구절과 통한다. ‘이 집은 누추하더라도 덕이 있어 향기롭다(斯是陋室 唯吾德馨/ 사시누실 유오덕형).’
어느 곳에나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는 주인의식을 갖는다면 그 사람이 속한 단체나 조직은 발전할 것이다. 주인이 된 마음자세는 무엇에 의지하지 않고 행동하며 잘 안 되더라도 핑계를 대지 않아야 빨리 일을 익히고 성공할 수 있다. 지금 있는 곳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불평만 늘어놓는다면 상황을 벗어나는 시간만 지연될 뿐이다. 주인의식을 가질 곳도 없다고 환경만 탓해서는 있는 곳이 진리가 아니고 행복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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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삶은 만남이다 ]
오스트리아 출신의 종교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자신의 저서 '나와 너'에서 '참된 삶은 만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인격적인 만남이 이뤄지기까지는
항상 고독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만남은 '나와 너'
즉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나와 그것'의 만남일 될 때
인생의 불행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내가 만나고 있는 것이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돈, 권력, 배경에만 집중된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만남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만남이라는 상황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좋은 배우자를 만나거나,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경우
모두가 축복된 만남이라고 부러워하지만,
반대로 실패한 사람들의 불행의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람을 잘못 만난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좋은 만남을 바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도 축복이지만,
나를 만남으로 행복하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더 축복된 인생입니다.
<오늘의 명언>
너와 나는 오직 온 존재를 기울여서만 만날 수 있다.
온 존재에로 모아지고 녹아지는 것은
결코 나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 없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나'는 '너'로 인해 '나'가 된다.
'나'가 되면서 나는 '너'라고 말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 마르틴 부버 '나와 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