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은 짧은 시
○ 요즘엔 말야~
이렇게 운을 뗀 오십 년 전 이야기
(오모리 지호-43세)
○ 당일치기로 가보고 싶구나
천국에
(사이 지요코-73세)
○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나가노 요시나리-58세)
○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야마모토 류소-70세)
○ 개찰구 안열려 확인하니 진찰권
(쓰다 히로코-46세)
○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시무라 아키히로-73세)
- 2024 전국유로실버타운협회 (이지수 옮김) <사랑인줄 알았는데 부정맥> (포레스트북스)
세월이 가면서 나이가 드는 것은 누구나 갔던 길을 뒤따라 걷는 일입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기쁘거나 즐거운 일보다는 오히려 슬프고 괴로운 일들이 더 많은 게
인생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짧은 詩들은 노인 특유의 풍류와 익살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젊은 층에 특히 많은 사랑을 받으며,
100여 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하는군요.
이 책에서는 입선작을 결정한 뒤 상장을 보냈을 때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노인 입선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장을 받았어요. 공부로 1등 한 적도 없고, 운동회에서 1등 상을 받은 적도 없거든요.
센류로 칭찬받은 건 지금까지의 긴 인생 중 최고로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상장은 소중히 여기다가 나중에 관에 넣고 싶어요.”라며 감격해했다고 합니다.
한편 편저자에 따르면, 센류를 지은 어르신들에게 이 시집을 한국에서 출간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하자,
감정이 북받친 어르신들이 전국 각지에 모여 진지한 회의를 거듭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암튼 올봄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