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중에 늘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떠나 읽는 이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과 인생의 가치를 떠오르게 만드는 책을 고전이라고 부른다. 고전은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재미와 흥미 요소가 없더라도 끊임없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고전의 가치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책 좀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고전 읽기를 멈추지 않는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에게도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교육과정'이다. 학교라는 곳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며 교사는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교육과정을 읽지 않고서는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개정 작업을 통해 내용이 수정되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육의 본질을 이루는 커다란 축은 그대로다. 교육의 목적, 목표, 교육을 통해 추구하는 인간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커다란 줄기는 변하지 않았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정의 이유를 밝히지만 커다란 줄기 범위 안에서 개정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교육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학교는 국가 수준에서 의사 결정된 교육과정을 알아야 한다. 교육과정은 총론과 각론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 학교급별로 교과별 각론도 살펴봐야겠지만 무엇보다 교육과정의 큰 줄기를 살필 수 있는 총론을 읽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분량도 그리 많지 않다. 핵심적인 부분이 기록되어 있다. 해석의 몫은 학교다. 학교의 특징을 학교교육과정에 담아내기 위해서 판단의 근거가 되며 법적인 토대가 되는 교육과정 총론을 읽어야 한다.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풀어내기 위해서라도 교육과정 총론 읽기는 필수다.
『교사, 교육과정을 읽다』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육과정 총론에 담겨 있는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을 해 놓은 책이다. 법령 해석처럼 딱딱하고 무미 건조한 해석이 아니라 실제 교실 속에서 교육과정 총론을 읽고 실천했던 교사들이 자신들이 해석한 방향을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고민했던 교사들의 해석이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교육과정 총론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더 나아가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훌륭한 나침반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동안 교사들이 알게 모르게 교육과정 총론을 손 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용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내가 만든 문서가 아니었기에 수동적인 자세로 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책꽂이에 꽂혀져 한 번도 펼치지 않았던 교육과정 총론을 다시 열어보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교실의 특성에 맞게 내가 만난 아이들의 상황을 담아낼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설계하기 위해 교육과정 총론을 들춰 보게 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내가 만들어야 하는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이 과연 방향이 올바른지 내용 차원에서 누락된 것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총론을 읽고 해석하는 일은 포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육과정을 얼마나 알고 있고 그것을 나의 수준으로 해석하여 개발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관리자들도 예외가 없다. 학교의 최종 의사 결정은 학교 관리자에게 달려 있다. 학교의 특성을 담아내기 위한 학교 교육과정 설계는 몇몇 교사들에게 맡겨둘 것이 아니다. 교육과정 읽기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읽어야 한다. 저마다의 시선에서 해석한 생각들을 함께 의논하고 정리해가야 한다.
많이 알아야 보이는 법이다. 교육과정도 그렇다. 교육과정을 많이 읽어야 해석의 깊이가 남달라 진다.
교육은 교육과정을 통해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