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음식, 더 맛있게 먹는 법
음식의 맛은 여러 감각이 함께 작용해 결정된다.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미각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그 당시에도 느끼고 있다. 이 감각은 우리가 맛을 어떻게 느끼는지에도 영향을 끼친다. 심지어는 당시 기분도 맛을 좌우한다.
맛있게 먹고 싶다면, 붉은 접시 활용해야
식사할 때 느껴지는 색깔에 따라 맛이 달라지곤 한다. 특히 붉은색 계열 그릇, 조명 등을 이용할 때 보통 더 달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요하네스 구템베르크대 심리학연구소 연구팀이 같은 포도주를 주고 붉은색, 흰색, 초록색 조명에서 마시도록 했더니, 붉은색 조명 아래서 포도주를 마신 그룹이 나머지 그룹보다 약 50% 더 달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페인 발레시아 공대 연구팀이 핫초코를 흰색, 크림색, 주황색, 빨간색 컵에 같은 분량을 담아 마시도록 했더니, 주황색 컵에 마신 그룹이 맛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과거에 있었던 음식 맛과 주변 색상에 대한 연구에서, ▲노란색은 레몬의 신맛을 더하고 ▲파란색 등 차가운 색은 따뜻한 색보다 음료를 시원하게 느끼도록 하고 ▲커피는 갈색 컵에 마셨을 때 맛과 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 마실 때, 틀어야 하는 음악 따로 있어
음악도 맛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 에든버러 헤리엇와트대 에이드리언 노스 교수는 "음악이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해,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노스 교수팀은 와인을 이용했는데,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힘차고 무거운 톤의 음악을 들으면서 마시면 음악을 듣지 않고 마실 때보다 60% 이상 감칠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외에도 ▲와인 샤르도네가 미국 펑크 록 밴드 블론디의 '어토믹(Atomic)'과 ▲와인 메를로가 소울 가수 오티스 레딩의 '시팅 온 더 독 오브 더 베이(Sitting on the Dock of the Bay)과 ▲2006년 칠레산 카베르네 소비뇽이 지미 헨드릭스의 '올 어링 더 워치타워(All along the Watchtower)'와 잘 어울린다고 했다.
음식 꼭짓점, 시계방향으로 3.2도로 돌려야
뾰족한 부위가 시계 방향으로 3.2도 틀어졌을 때 만족도가 높았다.
심리적인 요소도 식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음식의 뾰족한 쪽이 시계 방향으로 3.2도 정도 틀어져 있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과 런던과학박물관은 1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V자 모양으로 담긴 양파 절임 접시를 보여주고 접시를 어떻게 두었을 때 음식값을 더 낼지 물었다. 그 결과, 대부분 사람이 뾰족한 쪽이 자신을 향하면 접시를 돌렸고, 뾰족한 부위가 시계 방향으로 3.2도 향했을 때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뾰족한 부분이 자신을 향하면 공격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에서도 같은 치즈라도 각지게 잘랐을 때 둥글게 한 것보다 날카롭게 찌르는 맛을 더 많이 느끼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