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대 저밀도 지구 중 한 곳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화곡지구. 저밀도 지구 중 유일하게 비강남권에 위치한 화곡지구는 이미 우장산현대타운으로 변모한 화곡1주구와 오는 12월 입주하는 화곡2주구 그리고 재건축이 추진중인 화곡3주구로 나뉜다.
화곡3주구는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여러 단지가 한데 뭉쳐 오래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주택 형태부터 다른 여러 단지가 섞여 있다 보니 그동안 주민들간 이견으로 재건축 사업은 공회전만 거듭해 왔다.
화곡3주구는 우신·양서·홍진 아파트와 홍진시범1·2차, 화인연립 등 7개 단지 1835가구다. 2000년 서울시가 저밀도기본계획을 세울 때 이 7개 단지를 하나로 통합해 재건축하도록 했다.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 돌입
하지만 재건축사업 추진 단계에서부터 주민간 이견으로 재건축조합이 3개나 만들어졌다. 그 바람에 서울의 다른 저밀도 재건축 단지보다 사업 추진을 더 일찍 하고도 사업은 별 진척이 없었다.
그랬던 화곡3주구의 재건축사업이 이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화곡3주구의 최대 난관이었던 3개 재건축조합이 1개로 통합, 구청으로부터 통합조합인가를 받은 데 이어 8월에는 정비구역 변경에 따른 새로운 정비구역지정을 받았다.
재건축을 추진한 지 11년만이고 추진위 등이 구성돼 재건축 사업을 시작한지 5년만이다. 재건축조합 측은 현재 사업승인 신청을 위해 준비 중이다. 연내 사업승인을 신청을 마칠 계획이다.
화곡3주구는 용적률 269.61%를 적용해 최고 21층짜리 아파트 34개 동 2600여 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김포공항 근처여서 고도제한을 받는다. 전체 가구 수의 60% 가량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 나머지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이 들어선다.
전체 가구수의 10%인 260여 가구는 임대아파트로 건설된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500여 가구 정도다.
교통여건 괜찮고 교육시설도 풍부
화곡3주구는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 경인고속도로, 공항로 등이 접해 있고 서울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이 걸어서 5분여 거리에 있다. 신월·화곡·내발산초, 성지·덕원중, 성지·화곡·명덕·명덕여고가 가까워 아이들의 등·하교도 편리할 전망이다.
화곡3주구 전면에는 근린생활시설 위주의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각종 편의시설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뒤편으로는 우장산 공원도 인접해 있다. 때문에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화곡2주구·발산지구와 함께 서울 강서권의 대표 주거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 같은 입지·주거환경 때문에 지난해 화곡3주구는 재건축 사업이 답보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매수세가 활발히 붙으며 몸값이 크게 올랐다.
실제로 우신 아파트 56㎡는 지난해 초 3억5000만원 선이었으나 연말께는 4억5000만원 선까지 뛰었다. 같은 아파트 79㎡도 같은 기간 1억원 가량 올라 6억~6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지금은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로 거래가 끊기면서 지난해 연말보다 몸값이 많이 빠졌다. 우신 56㎡가 3억8000만원 선, 79㎡가 5억1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온다. 홍진시범2차 62㎡는 4억3000만원 선이다. 화곡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대통령 선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장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성은 있나?
조합 측이 예상하는 화곡3주구의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약 1억5000만~2억원 선이다. 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모두 받지만 저밀도 지구인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500가구 정도여서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조합 측은 우신 아파트 56㎡의 경우 약 99㎡대 아파트를 배정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지금 3억8000만원에 이 아파트를 사서 99㎡대에 입주하는 경우 총 투자비용은 약 5억5000만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주변 99㎡대 아파트 몸값은 현재 6~7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오는 12월 입주할 화곡2주구 e-편한세상·아이파크 아파트 105㎡가 6억2000만원, 115㎡가 7억6000만원 선이다.
화곡3주구는 특히 화곡2주구 등에는 없는 191㎡에 달하는 대형 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이다. 화곡동 주변으로는 대형이 귀한 만큼 대지지분이 높은 우신 아파트나 홍진시범1·2차 79㎡를 공략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화곡2지구에서 가장 큰 면적인 135㎡형이 현재 8억~9억원 선을 호가하는데 우신 아파트 등 일대 79㎡대 급매물이 5억원대 초반 선이다. 월드컵공인 박홍선 사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은 있지만 대지지분이 높은 것을 골라 투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며 “시장 침체로 매물만 쌓이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투자에는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신·홍진시범 아파트만 거래 가능
화곡3주구는 그러나 현재 우신 아파트와 홍진시범1·2차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아파트들은 사실상 거래할 수 없다. 2003년 12월 31일 이후에 재건축조합이 설립돼 입주 때까지 매매가 금지된 때문이다.
우신(총 1170가구)·홍진시범(총 180가구)은 그 이전에 조합이 설립돼 2003년 12월 31일 이전부터 소유했던 사람은 1회에 한해 팔 수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현재 거래 가능한 매물은 60~70여 개 정도다.
이 두 아파트 외에 다른 아파트는 지금 산다고 해도 재건축조합원 자격이 승계되지 않아 새로 짓는 재건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다. 같은 이유로 지금 우신·홍진시범을 사면 입주 때까지 되팔 수 없다.
여러 단지가 섞여 있고 그동안 주민들간 이견으로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표류해 온 만큼 이 같은 사태가 또 언제 발생할지 예측이 어렵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사업이 또 다시 장기간 공회전을 할 소지도 없지 않아 있다는 것이다.
화곡3주구는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재건축 관련 규제를 다 받는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이로 인해 조합원 추가분담금 등이 늘어 사업성이 생각만큼 높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