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臥龍)지맥 종주기(제 2구간)
■ 날짜 : 2012년 5월 20일(일요일)
■ 날씨 : 맑음
■ 산행 길 : 학동재▶수태산(570m)▶약사암▶달막동산▶대곡산 분기점▶갈모봉(368m)▶팔각정▶갈망게▶대독교
■ 산행거리 : 약 22km
■ 산행속도 : 약간 빠르게
■ 산행시간 : 8시간 45분(휴식 및 식사시간. 알바시간 포함)
■ 함께 한 사람 : 나 홀로
■ 구간 별 산행시간 : 학동재(09:35)▶수태재(10:05)▶수태산(10:38)▶약사암(11:00)▶407봉(11:20)▶달막동산(12:20)▶408봉(12:54)▶대곡산분기점(13:39분)▶산불감시초소(16:03)▶갈모봉(14:25)▶산림욕장(14:48)▶팔각정(15:05)▶332봉(16:00)▶213봉(17:00)▶갈망게(17:28)▶대독교(18:20)
5월 5일 와룡지맥의 1구간을 마치고 제 2구간에 대해 목마름에 병들어 있던 중 토요일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일요일 아침 후다닥 작은 망태기를 메고 공룡의 고장 경남 고성으로 달려갑니다.
아내는 오늘도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대구 팔공산으로 친구들과 갓바위 부처님께 불공드린다고 행차 한다고 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습니다.
아내와 함께하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고, 발걸음의 속도도 많이 틀리니 나만의 자유로움이 없는데 오늘 오랜만에 혼자 산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아침에 불어오는 바람만큼이나 상쾌합니다.
혼자만의 여행!
아무도 없는 산길을 혼자 오랜 시간 동안 보내는 일을 남들은 이해가 잘 안가는 행동 같지만 이미 그것에 잘 길들여 있는 나로선 그것보다 여유롭고 한가로운 시간이 없답니다.
특히나 와룡지맥 길은 아직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아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으며, 산행 길도 자연그대로의 멋을 잘 간직하고 있어 나로선 딱 안성맞춤이라 생각 했습니다.
마루금만 놓치지 않는다면 무난히 목적지까지 약 6시간이면 종주하리라 마음먹으며 학동재에 나의 애마를 주차하고 이내 산으로 몸을 숨깁니다.
그러나 이번 산행이 나의 산행 중 가장 최악의 산행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지요.
지금도 온 몸이 가시에 찔리고, 송충이와 벌레에 물려 붉은 반점과 함께 가려움증을 나타내고 있고, 정강이는 피멍과 함께 온갖 상처투성이입니다.
혹시 지금 누가 이 구간을 산행 하려거든 그만 두십시오.
길은 온갖 수풀이 뒤덮고 있어 찾기가 쉽지 않으며, 옻나무로 인해 피부병은 덤으로 따라 오지요.
간혹 선답자의 시그널이 눈에 뜨지만 꼭 있어야 할 부분에 없는 곳이 다반사 이었답니다.
물론 제가 사부님으로 칭하시는 조광래님께서 올리신 산행기를 참고 하면 많은 도움이 되나 그렇다고 험한 길은 피해 갈수가 없습니다.
요번에 제가 걸으면서 많은 구간에 시그널을 부착 했지만 가져간 시그널이 모자라 마지막 구간에는 부착치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제 험난한 와룡지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학동재 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 고성군 상리면 동산리와 하일면 학림리의 경계지점이지요. 이 곳에 1995년산 나의 애마를 혼자두고 나 홀로 산으로 접어 들지요. 나의 애마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여 이제는 눈물 아니 흘리지요.
학동재에서 바라본 평화로운 하일면 학림리의 모습입니다.뒤에 우뚝 솟은 산이 좌이산이지요.
입구에서 부터 수풀이 앞을 가립니다.
언젠가 운흥사에서 향로봉을 거쳐 수태산-무이산-약사전을 거쳐 다시 운흥사로 원점산행 한 적이 있어 낮설지는 않는답니다.
바지게와 빗자루로 만들어 쓰던 싸리나무입니다. 무척이나 꽃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뒤 돌아 본 향로봉과 와룡산의 민재봉과 새섬봉의 모습입니다.
5월 5일에 다녀 온 구간이지요. 그 때에도 제법 힘들었답니다.
소나무는 백년이 넘어야 가지가 밑으로 향한다고 하네요. 이 나무도 저 보다는 배 정도 살았나 봅니다.
수태산 정석석을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오늘의 산행 중 가장 고도가 높지요.
수태산에서 바라 본 약사전입니다. 지붕보다 높은 위치에 앉아 계시는 부처님의 모습이 자비로워 보입니다.
이곳에 제가 가지고 있는 시그널을 하나 부착합니다.
보통의 산에서는 잘 부착지 않는데 개척산행이나 사람이 잘 다니지 않은 산을 여행 할 때는 길 안내겸 해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고성의 남해 바다도 다도해 입니다. 이름모를 섬들도 각자의 아름다움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무이산과 수태산.약사전 갈림길입니다.
무이산과 문수암은 지맥길이 아니며, 다녀 온 경험이 있어 생략하고 바로 약사전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거울에 비친 저 사람은 앞면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제법 운치와 있고 규모가 큰 절이기도 하지요.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퍼졌으면 합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에는 아마 방문객 숫자가 많이 줄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부처님의 자비는 영원하나 지체 높으신 스님들의 지체는 땅에 떨어 졌으니 불전함이 만원짜리나 천원짜리 지폐가 아닌 10원짜리 동전으로 가득차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스님들은 무었으로 먹고 살련지요? 혹시 모두들 목탁들고 탁발을 하실련지......
어느 불자가 자기가 낸 돈이 룸싸롱의 술값과 도박자금으로 쓰여 지는데 시주를 할련지요?
그러고 보면 모든것이 보통의 사람이나 스님이나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인지도.....
보통 때 같으면 제가 법당으로 들어가 두 손 모아 합장을 했을텐데 부처님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하고 덕망이 높으신 스님들의 교육을 잘못시켜 요즈음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여 그만 법당을 외면한 채 돌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무이산 이지요 가운데 있는 절은 문수암으로 5공 때 가장 무섭고 잘 나가던 분의 거쳐로 검토중이다가 결국 백담사로 바뀌었다는 유력한 소문이 있었지요.
만일 그 분이 그 때 이 곳으로 왔었다면 문수암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백담사는 그 분이 다녀 간 이후로 승승장구했다고 하지요. 아직도 그 곳에는 그 분이 거쳐하시든 방을 잘 정돈해 놓았더군요.
제가 부처님의 뒷 모습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아마 이 곳이 아니면 부처님 뒷 모습을 보기가 흔치 않지요.
이 곳 약사전 뒷문을 통해 지맥길이 연결 되는데 이제부터 유격전술과 온 몸으로 방어하고 팔과 다리와 악으로 산행 길을 뚫고 나아가야 합니다.
참 예쁜 공원이름입니다만 공원의 규모는 약 50여평 밖에 안되지요.
이화공원입니다.
사람은 죽으면 누구나 눕게 되어있지요. 김일성이도 누워있구요.
그러나 전 흰 가루로 허공을 날아 세상을 구경할까 하는데 자식녀석이 그렇게 해 줄련지 모르갰습니다.
408봉에서 바라 본 무이산과 수태산 모습입니다. 이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도시락을 폅니다.
오늘의 저의 점심메뉴입니다.
전 혼자 일 때는 술도 필요 없으며, 기타 간식도 많이 필요치 않지요. 그저 배 고픔만 해결할수 있으면 그만이지요.
다만 일행이 있을 때는 술과 안주와 간식이 빠지지 않지요.
혼자 서 있는 소나무가 나처럼 외로워 보여 한 컷 했습니다.
이 곳까진 아직 한 사람의 산행객도 만나지 못했지요.
등로에서 약 1.2km 벗어난 지점에 있는 갈모봉입니다. 이 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이 곳에 와 볼까? 하여 이 곳까지 왔답니다.
이 곳에서 보니 고성시내도 보이고 거류산도 보이고 사람도 많이 보였습니다.
참으로 오길 잘했습니다. 이런 그림도 펼쳐지고.....
삼천포 남일대 해수욕장에도 이런 모습의 암굴이 있지요.
오후 3시가 되기 전 이 곳에 당도하여 시원한 물로 얼굴과 머리를 손질하고......이제 조금만 더 가면 종착역에 갈거라고 마음을 놓았지만 막상 이 곳에서 부터 기나긴 시련은 닥쳐 왔답니다.
한 마디로 산행 길이 아닌 아마존의 열대림도 이 보단 덜 하였겠지요.
이 곳에 무사히 당도한 저를 편백나무들이 기립하여 박수를 쳐 줍니다.
힘이 남아 이 곳까지 오르고......
그러나 내려가는 길과 들머리를 잘못찾아 이 곳에서 약 30분 이상의 알바를 하고.....
젠장.....그 쉬운 길을 왜 놓쳤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지요.
이 절과 갈망게를 찾아 얼마나 산속을 헤멨었는지......
온 몸은 이미 알르레기 증상으로 갈피를 못잡고 이 곳을 긁고 나면 또 저곳이 가렵고......하여튼 여름에는 이 곳을 여행한다는 것이 무리라고 봅니다.
그렇게 힘들게 찾은 갈망게의 버스 정류장에는 오가는 이와 버스 한 대 지나가지 않으니 저라도 앉아 주인행세 한 번 해 봤습니다.
지나가는 버스는 기다리면 오는데......
지금의 아내도 연애할 때 제가 무작정 기다리니까 결국 오고 말았지요. 그래서 버스의 미학을 아주 좋아하지요.
갈망게에서 이 곳까지도 전쟁아닌 전쟁을 치렀지요.
넘어지고 깨지고......
결국 이 곳에 패잔병처럼 도착하니 아무도 마중 나와 주는 이도 없고 가든식당에서 기거하는 나와 종씨(?)인 그 놈(?)이 반겨 주기는 커녕 날 잡아 먹을려고 안달이니 이 놈의 팔자가 무슨 팔자인지? 제발 그 놈의 목줄이나 떨어지지 말라고 기도를 했으니..... 나의 와룡지맥의 종주 길이 결코 쉽지 않더이다.
와룡지맥의 길이 이 곳에서 시작되고 이 곳에서 멈춘다고 선답자님들이 말씀하시니 한 컷 했지요.
대독교에서 바라 본 남해바다는 조용하고 아름답기만 한데 나의 종주 길은 험난하기만 했으니 이것도 다 내가 덕을 쌓지 못했으며, 덕을 베풀지 못한 까닭이니 또 다시 산으로 올라 한 수 더 배우야지요.
첫댓글 요즘은 어딜가나 애벌레들도 많고 그런 것 같습니다. 모처럼 홀로산행을 만끽 하신 듯 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시원한 조망 잘보고 가요~~^^ 이구간도 만만치 않은듯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