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청량산행을 마치고 귀경 길에 안동 조금 못미쳐 좌회전,
퇴계 이황의 종택과 묘소를 찾았다.큰 며느리는 시아버님(퇴계)
의 묘소 근처에 뭍어 달라는 유언으로 퇴계선생의 발치에서
수발을 들기 위하여 유언되로 뭍혀 있었다.큰 며느리에 관해서는
익히 알고 있기에 여기 작은 며느리에 관해서 기록한다.
퇴계 이황의 작은 며느리.......
혼자 된 며느리가 안쓰러워 이황은 밤마다 후원의 며느리에게 가보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 방에서 낮은 이야기 소리가 소근소근 들려오는 거다.
"이 찌게 좀 드셔 보세요
간이 짜지 않게 잘 되었지요?
햇감자가 나오면 그걸로도 해드릴께요
시장 하시더라도 천천히 많이 드세요 서방님....."
혼자 된 며느리가 저녁 상을 차려놓고
살아있는 남편을 마주하듯 함께 저녁을 들고 있는 것이다.
이황은 가슴이 내려 앉는 것 같았다.
다음 날 이황은 며느리를 아무도 모르게 멀리 떠나가게 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 결혼해서 살라고....
몇 년 뒤 이황이 한양을 가는 길이 있었다.
산골 어느 민가에서 하룻 밤을 묵게 되었는데
그 집 저녁 찬이 이황의 입맛에 꼭 맞는 것이였다.
다음 날 그 집을 떠나올 때 주인 남자가 헐레벌떡 따라오며
집사람이 전하랬다고 버선을 한 컬레 준다.
순간 이황은 자기가 떠나보낸 며느리라 생각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 사립문 뒤에 서서......
이황의 뒷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여인은....
서로가 멀리서 보아도 ...
그렇다 바로 자기 며느리였다.
며느리는 예전의 시아버지 발치수에 맞는 버선을 밤새워 짓고
시아버지 식성에 간을하여 밥상을 차렸던 거였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내가 그 며느리였다면...
"아버님"하고 한번 불러 보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이황 퇴계선생님의 묘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첫댓글 슬픈 사랑의 이야기네요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지만 그시대 에는 수절을 최고의 미덕으로 알았기에 재가를 하면 죄인아닌 죄인이 되여 나설수없었을것입니다
아름다운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어른을 섬기는 것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