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집 우편함에는
아들에게서 온 군사우편 한 통이 머리를 삐죽 내밀고 있었습니다.
얼른 열어 보고 싶은것을 꾹 참고
집에 들어와서 살짝 봉투를 열어서 읽다가
푸하하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아들은
편지지 한장에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글씨를 채우고
뒷면에는 더 작은 글씨로 채워서 3일에 걸쳐서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를 써 놓으면 무조건 보내주는게 아니란것을 아는 순간 이었습니다.
효도편지를 주말에 발송해 주지 않아서 11월 30일에 쓰고
뒷면에는 12월1일 그리고 12월4일 이렇게 썼다고...
아들에게 답장을 쓰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배우 "클로이 모레츠"사진을
편지에 넣어 보내줬더니 그 사진을 보고 한다는 말이...
"엄마가 내 여자친구 사진도 보내줬는데 사회에 있을 때는 좋아서 난리도 아니었는데
군대에서 콩나물 반찬을 하도 많이 줘서 성욕이 감퇴됐는지 그다지 기쁘지가 않다...
아 클로이 모레츠를 봐도 기쁘지가 않다니 "
녀석은 내가 궁금해하는 훈련소 생활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해 주면서
세탁물들은 세탁망에 넣고 세탁기로 다 빨아서 쓴다는 것과
모든 보급품에 이름을 써놔서 잃어버릴 일도 없고 "난 원래 내 물건 잘 안잃어버려"
라고 했습니다.
편지 말미에
수요일 수료식에 올 때에 먹고 싶은거 사오라고 하면서
"엄마 올 때 카카오몽쉘이랑 M&M ? MNM ? 쵸코릿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네
하여튼 편의점에서 한 봉지에 천원에 파는 거 있어
아몬드 들어있는게 노란색봉지고 그냥 쵸코릿만 있는건 쵸코릿색깔 봉지인데
둘 중에 아무거나 두 봉지만 부탁할께.
괜히 또 많이 사오지 말고
몽쉘카카오 한 곽 (6개? 들은거) 이랑 쵸코릿 천원짜리 두 봉지만 부탁할께. 고마워"
엄마 12월 18일날 만나~
이렇게 맺었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은 이미 12월 7일에 몽쉘 먹었습니다.
지난 번 글에 썼듯이 아들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받는사람을 소대장님 으로 해서
제가 몽쉘이랑 쵸코렛이랑 코코아랑 봉지커피 등등 7만원 어치 사서
소대장님 앞으로 보냈습니다.
훈련병에게 먹을거리 보내는 것도 안된다고 알고 있어서
소대장님께 보내고 그 분께 편지도 한 장 썼지요.
녀석 생일이 12월 6일 인데
엄마가 직장에 다닌다고 친구들 불러서 생일파티 한 번 해주지 못했다고
그곳 동기들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단체 사진을 보니 52명 이기에 60명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넉넉하게 보냈더니
고맙게도 소대장님이 생일파티를 근사하게 해주고
전화까지 연결 시켜 목소리 듣게 해 주셨고
옆에서는 동기 훈련병들이 합창으로 "고맙습니다" 하는 함성도 들려 주시고
카톡으로 축하 받은 사진까지 보내줘서 정말 기분 엄청 좋았답니다.
군에서는 단것을 주지 않아서
단게 엄청 땡긴다고 하던 녀석인데 음료수를 보낼 수 없어서 봉지코코아랑 커피믹스
그리고 종이컵까지 넣어서 보냈는데
간만에 먹어 보는 몽쉘과 땅콩쵸코바에 뱃속이 놀라지는 않았는지...
"엄마 고마워. 엄마가 케익 보냈어? 잘 먹었어. 소대장님도 생일이래~"
간만에 먹어보는 몽쉘을 가지고 케익이라고 할 정도로 정신이 없나 봅니다.
그 많은 훈련소 동기들 앞에서 축하 받았으니
생일축하 잘한거죠~
평생 잊지 않을 생일이 되었지 싶습니다.
오늘 부대에서 이렇게 문자가 왔습니다
151 님의 말 (오전 11:08) :
귀한 아들의 수료식은 12월 18일 오전10시에 30연대 연병장에서 실시합니다.
어제 초청창도 받았으니
다음주 수요일에는 아들보러 논산 갑니다.
아직 울 아들이 그렇게까지
큰일을 하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ㅎ~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갑니다
커피님 땜시 아들 생각 새삼 떠올립니다
입고간 옷가지와 편지가 함께소포로 왔을때
남편이 먼저 바로 정리하고 편지만 식탁위에 둔걸
퇴근후보고 ..전 여느 엄마들과 달리 웃고 말았답니다
엄마 ~ 콩나물국이 나오는데 ..엄마알제?
슈퍼가면 오백원어치파는 콩나물건더기는 그만큼 국물 없음
엄마 맨날 밥늦게 먹는다고 혼냈지 ..그런거없다 입에 넣으면 없어진다
소화도 너무 잘되서 배고프다 ~~ 글구 첫휴가 나가서 먹을것을 아예 목록을 지어서
바깥출입도 안하고 먹을꺼라고..ㅋㅋㅋ 그중에 몽쉘 통통이 있었네요
자~슥 그래도 적응을 어찌나 잘하던지..
하지만 가슴 아픈일은 . 면회 한번 안갔던 ~못갔던~
저랑 같습니다
소포온거 박스도 치우고
편지만 달랑 제 책상에 올려놨더라구요
웃음이 나서 웃었어요
제가 좀 강합니다
ㅎ~
그 아들이 지금 유학중인거죠?
@북앤커피 예.. 유학중 ~2월초에 한번다녀간다네요
항공료가 겁나서 오지말라했다가 계모라 할까봐서
아니 계모( !? )들통 날까비~~ㅋㅋㅋ 다녀가라 했습니다
대구엔 밤사이 눈이 사~알~짝 내렸다가 길만 어지럽히고 있네요
@윤성 ㅎㅎㅎ우리아들은 형이조금보태주엇지요,,,
,더있다온데요~~
아드님만나 좋은 시간 보내고 오세요 커피님 ~~
대한의 아들들 자랑스러워요 ~~동장군 피해 가라고 기도할께요..
넵!
^앤^ 커피님!
이래서 군대에서 하는 얘기로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메달아도 돌아 간다" 라고
얘기하나 봅니다.
당사자가 아닌 우리들 입장에서는 "벌써" 수료식?하는데...
부모님과 당사자는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 ..."이시었겠지요.
수요일 수료식에서
멋지게 변한 "대한의 남아- 진짜 사나이"를 보시게 되실겁니다.
잘 다녀 오시구요
더 많은 재밌는 사연 기다립니다.
저도 벌써? 하는 맘 입니다 ㅎ~ 일하다보니 시간 참 잘갑니다
재밌는 사연 부담감에
코미디 하게 생겼습니다
군에선 단것이 유난히 더 먹고싶나봐요 ..
우리 아들도 훈련시절 초코파이 갯수로 종교를 정했대요..ㅎㅎㅎ
불교는 하나만 주고
교회는 두개를 준대서 이유없이 교회로 정했다나요 ㅎㅎㅎㅎ
아들 만나는날 따듯하게 꼭안아줄 커피님이 떠올려봅니다 ..
교회도 다니고 법당도 다니면
ㅎ~
오랜만 이세요
안녕하시죠?
아드님이 참 귀엽네요~ 애교도 많고 싹싹할거 같고~ 엄마 선물 받고 어깨가 한껏 으쓱해졌겠어요.. 그리운 아드님 만날날이 넘 멀죠?ㅋㅋ
완전 애기 입니다
암것도 모르는..
참..군대 많이좋아졌 습니다..얼음물깨고 빨래하면서
울던때가 39년 되었으니..힘든훈련이 끝나가니 축하할 일
입니다..아무조록 건강히 무탈하게.재대하길 기원 합니다..
남편도 그럽니다
그래가지고 전쟁나면
이길 수 있겠느냐고
고생을 해봐야하는데.. 한답니다
ㅎ~
좋은시절에 살고볼일 입니다
군대생활 살아가면서 아주 긴요하게 쓸 것을 배우기 기간입니다.
저도 논산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연대? 중대? 정확한 기억이 없습니다. 군대생활 하면서 양고기를 실컷 먹어서 호강을 했다는 생각, 지금도 양고기 좋아합니다.
네
요즘도 양고기를 준다면..
ㅎ~
대한민국 엄마는 다 똑같은가 봅니다 복무기간이 어쩌면 가족사랑을 확인하는 기간인듯도 하구요
여지껏 남의 아들 군대스토리에 항상 별나다, 기다리면 강한 남자되어 돌아온다, 극성맞다 소리로 답했는데
저도 내년2월부터는 아들그리는 애닯은 애비가 될듯 합니다
우리 아들은 워낙 과일과 빙과류를 좋아하니 딸기만 봐도 목이 메일듯 합니다
장교로 가고 영외생활을 하니까 덜 하련지는 모르지만 한국인의 정서는 군대하면..그리움이고 단절이고 고생이고 위험으로 인식되어 있으니
이 남자도 영락없는 토종 극성파니 지 새끼 일에는 절대 초연하지 못할듯 합니다..사랑확인 많이 하세요!! ^^
아들에게 극성인 엄마는 아니라고
장담하는데
군대가 정을 이어줍니다
가족의 사랑을 확인할수 있는 좋은기회 입니다
갑자기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니
불현듯 군대간 커피네 아들내미가 떠오른 건 왜죠?
딸밖엔 없지만 개인적으로 남자들 군에 가는
건 대우해얀다고 봐요.
혹한에 더욱 단단한 건아가 되길 바라고
엄마의 기상을 닮은 똘똘바기가 되어 돌아오라고 두손 모을게요~~~~^^
고맙습니다
저도 걱정안하는 추위를 걱정하셨어요
ㅎ~
아드님 잘 견디고 튼튼해질겁니다
저는28연대 였는대 그시절 그립습니다
84년도에 있었는대 ㅎ ㅎ
아들녀석은 해군에서 근무중 입니다
온 식구 모두건강하세요
네.님
고맙습니다
댁내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3주 훈련 인가요? 남의 일이라 참 빠르네요, 세월이 다 해결해 줄거라 햇더니,,
우야든동 만나서 반가운 해후하시고,,올때 눈물은 보이지 마소서,
5주 훈련입니다 ㅎㅎ 3주는 좀 심했스요~ 시간 빠르지요
울껀디
ㅎ~
모전자전~! 암튼 그래요...
그리고 담엔 오리온 쵸코파이도 사가세요...
몽셀만 사가지말고...쵸코파이 더 좋아하는 칭구들도 많을텡게...
왜냐구요? 제가 오리온 출신이유...몽쉘얘기 함더하면 찾아 갑니다..
커피님 삼실로...불지르러... 남들 선망하는 계열사 추천되서 갔다가
IMF때 짤렸지만 내 젊음을 불태웠던 직장이라 전 아직도 롯데 과자는
애들 한테도 안사줍니다...ㅎ
님께서 초코파이를 사주시면 ..
아들에게 전달할 용의가 있습니다
오래전 얘기지만 내 아는 놈이 전라도 놈인디
애가 가게가서 "롯데 쌕쌕" 사왔다고
그 어린것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해태 봉봉"으로
바꿔 오라고
님도 그러고싶으삼?
@북앤커피 그 해태봉봉도 롯데로 넘어갔는디...
지끔은 해태 아이스크림 모두 롯데꺼유..
난 롯데 절때루 안묵어유...말리지마세요...
아 그러고 돌날라갈지도 모른게 전라도 놈이라
하지 말아요...ㅎ
@서비.. 그놈이가 거기 사는 놈인디
그람 그걸 어쩔까예
이름을 확 까서
조기영놈이라고 쓸까예?
ㅋㅋㅋ
두분 잼있네요 ㅎ
재미있게
잘보고갑니다
아이들은 빨리커요
제아무리 다커서 어른이 되어도 언제나 우리에게는
내새끼인데 요놈들이 알꺼나?? (우리 부모님도 이러실려나??)
다시 추워진데요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네
안녕하시죠?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