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서울 외지인 아파트 거래량 2021년 1분기 이후 최대치 기록
올 1Q 1724건 이어 2Q 3841건…"수도권 중심 회복세 방증하는 지표"
부동산 시장이 약 2년여간 지속돼온 침체 국면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수치로 보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전국 아파트값 평균치는 상승세로 전환된 상태다. 지금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향후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 살펴본다.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외지인의 '상경 투자'가 통계 수치로 사실임이 드러났습니다.
확실한 투자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고 환금성까지 갖춘 곳 이외에도 그간 저평가됐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값 상승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가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면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량은 지속해서 늘어날 겁니다."
외지인의 상경 투자가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2년 전인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경제만랩이 지난 202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별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입 건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41건으로 지난 2021년 1분기(3352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서울 아파트에 대한 외지인의 관심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전방위적으로 가해진 부동산 규제와 대출 부담이 시장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1분기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3352건을 기록한 이후 ▲2021년 2분기 2688건 ▲3분기 2647건 ▲4분기 1428건 ▲2022년 1분기 875건 ▲2분기 1260건 ▲3분기 594건 ▲4분기 696건 등으로 집계됐다.
올 초 단행된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서울 아파트 외지인 거래량은 세 자릿수에 안착했다. 올해 1분기 1724건을 기록한 외지인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2분기 2841건으로 크게 늘면서 2년 전인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역대급 수치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지방 사람들이 상경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얘기가 일선 중개업소에서부터 시작해 확산했다. 이번 통계 수치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면서 "시장 반등세에 힘입어 기대심리가 커진 탓에 외지인의 유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외지인의 상경 투자는 시장이 불안하면 불가능하며, 서울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외지인 서울 아파트 매입 열풍은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분위기였지만, 직전 2020년도에는 분기 기준 7000여 건에 달하는 거래량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분기 외지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011건이었으며, 같은 해 2분기 4329건, 3분기 5707건, 4분기 3750건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3000여 건에 달하는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 중 유일하게 200여 건을 웃도는 거래가 이뤄진 곳은 서울 관악구(244건)와 송파구(249건)다. 특히, 관악구는 지난 2020년 1분기 275건을 기록한 이후 외지인의 거래량이 200건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했으나, 올해 2분기 직전 분기(2023년 1분기) 거래량인 31건의 약 8배에 달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관악구 봉천동 일원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지방 거주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실질적으론 올 초부터 거래가 발생했다. 아무래도 대출 규제나 전매제한 완화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악구의 외지인 상경 투자가 많아진 배경으로 저평가됐지만 투자 가치가 충분한 매물이 많다는 기대심리가 반영된 점을 꼽을 수 있다"며 "강남과도 가깝고, 정비사업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긴 하지만 우리 부동산을 통해 자녀의 학업으로 인해 필요한 전셋집을 구하러 온 부부가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자 매수를 결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황유상 경제만랩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자 서울 아파트에 외지인 수요가 늘어나는 '서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경투자 증가는 서울 중심 집값 상승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가 주효했다. 자산가치가 높고 환금성이 좋은 지역인 수도권에 투자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