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언속담 과 사자성어
홍 재 석
말과 글은 어원이 있듯이 한자는 중국의 국문이지만, 그 옛날부터 우리의 문자인양 많은 부분에 사용해 왔다. 세종대왕께서 우리나라 국문인 한글을 만들기 이전까지는 한문이 오랜 세월 우리민족의 문화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 아닌가. 하지만 우리조상들은 문자를 가진 대국의 사대주의에 빠져서 한문을 더 숭상해왔다.
반상의 구별이 엄격하여 양반층만이 글을 배울 수 있는 사회적 당시 여건이 한글을 상놈 글이라 여겼다. 천대하며 언문이라고 취급한 처사는 너무나도 큰 잘못이 아닐는지. 지금은 우리나라 국문인 한글과 한문을 병용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한국말의 언어 속에 한자의 폭이 깊숙이 뿌리를 내렸기에, 이제는 뜯어내고 고칠 수가 없지 않는가.
한글사전을 펼쳐보라. 오히려 순수한 우리말보다도 중국의 음과는 다를지언정, 우리말 어구는 태반이 한자음으로 된 단어를 보면서 누구나 의문과 많은 아쉬움을 가질 것이다. 격언 속담과 고사 사자성어는 한글과 한문의 혼용에 따라 어휘의 표현력이 다양하다. 긴 세월 삶에서 얻어진 지혜와 슬기를 압축하여 만들어진 짧은 언어다. 그의 의미가 정확히 내포된 주옥같은 금언으로 격언과 속담을 비롯하여 고사 사자성어들이 상당히 많다. 전 세계적으로 한문권의 중국과 영어권의 영국, 스페인과 함께 한국이 격언속담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란다.
우리말의 격언 속담은 무려 3만어구나 되지만 사용하는 것은 1만정도이며, 고사와 사자성어도 약 1천여 어구가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란다. 격언은 사리에 꼭 들어맞아 교훈적인 말이며, 속담은 옛 부터 전해 온 훈계나 경계가 되는 말이다. 한편 고사와 사자성어는 한문의 무수한 문장 속에 고사가 너무나도 많고 또한 한자 4∼5자로서 한 사자성어와 함께 짧은 어구의 문장이다. 그 뜻과 내용이 적절하게 조리가 맞는 문장이 아닌가. 이에 사자성어를 문장구성에 넣는 것은 약방의 감초처럼 본연의 의미를 부각시켜주므로 문장의 이해를 돕고 글의 격상으로 매력이 있다.
2012년 임진년의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우리나라의 번영을 염원하는 식자와 대학교수 281명이 선정한 것이란다. 그 뜻은 그릇된 것은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은 들어내는 의미이다. 이는 불교의 부처님 가르침에서 나온 말이다. 오늘날 서로의 믿음을 가질 수 없는 많은 부조리로, 현세(現世) 타개를 갈망하는 사회정화적인 의미가 적절하게 내포된 사자성어다. 이 외에도 구직을 원하는 자와 직장인들은 “마고소양”(麻姑搔痒)으로 모든 일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뜻을 뽑았다. 또한 금융경제계는 “용약운진”(龍躍雲津)으로 영웅이 용문의 뜻을 따라, 난세를 다스리기 위해 솟아오른다는 뜻으로 하였단다.
한해의 새로운 꿈을 다짐할 때는 사랑과 웃음의 믿음을 가지고 소망을 키운다면 즐거운 기쁨을 얻고 아름답고 새로운 희망의문이 보이리라.
나의 삶의 행실덕목의 가훈은 “매사성실”(每事誠實)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마음다짐이었다. 60환갑 이후는 “덕행일평생”(德行一平生)으로 내 나름대로 베풀면서 덕을 쌓는 마음과 행동으로 즐거움을 얻고자 하였다. 70고희 이후에는 “비홍답설이”(飛鴻踏雪泥)이다. 이의 뜻은 기러기가 눈이나 진흙을 밟고 날아간 자리에 남긴 발자국과 깃털을 남긴다는 의미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이승에 왔다가 저승에 가기 전에 기러기처럼 무언가를 남긴다”는 각오의 다짐이었다.
이 글귀는 고대중국의철인 동파(東坡) 소식(蘇軾)선생의 글귀를 나의 공직동료인 유광준 부군수가 선(選) 해주시고 계림서원 박기봉 원장이 찬(贊)해주신 나의 고희 묵축으로 받아서 정한 것이다. 내 나름대로 이 세상 남은여생에서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려고, 희수에 등단하고 산수에 황혼 길에 작가로서 수필창작의 졸품의 글이라도 쓰면서 책을 펴내고 있다.
한편 나의 초등학교 모교인 상주시 외남초등학교는 전국에서 한자교육 특수 시범학교다. 10여년 전부터 전교생이 한자자격증을 소지하며 졸업 시는 5∼3급까지를 모두 국가고시 한자자격증을 가짐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의 교실이나 복도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계단이나 화장실에도 사자성어를 붙어놓고 학습 분위기를 선생님들이 만들어 주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11년12월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고향에서 개최한 “제1회 외남상주곶감축제” 때다. 작가와의 만남의 장을 겸한 싸인 회장에서 나의 산수의 첫 수필집 『그림자 없는 사랑을 찾아서』 의 출판기념회 현수막에, 인생의 진리인 “제행무상”(諸行無常), “회자정리”(會者定離) “원증회고”(怨憎會苦) “박학다식”(博學多識)의 사자성어를 써넣고 계시한 바도 있다.
언어교육은 평생배우고 반복하는 방법으로 주입식 교육을 하여야만, 기억에 오랫동안 남으므로 보다 이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우리의 격언 속담과 고사와 사자성어를 어렵게만 여기지 말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참뜻을 이해하며, 영어단어 외우듯이 생각하면서 문장이나 언어구사에 활용한다면, 보다 이해력을 돕고 본인의 지식과 교양을 높이는 방도가 되지 않을는지……
첫댓글 " 나의 삶의 행실덕목의 가훈은 “매사성실”(每事誠實)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마음다짐이었다. 60환갑 이후는 “덕행일평생”(德行一平生)으로 내 나름대로 베풀면서 덕을 쌓는 마음과 행동으로 즐거움을 얻고자 하였다. 70고희 이후에는 “비홍답설이”(飛鴻踏雪泥)이다. 이의 뜻은 기러기가 눈이나 진흙을 밟고 날아간 자리에 남긴 발자국과 깃털을 남긴다는 의미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이승에 왔다가 저승에 가기 전에 기러기처럼 무언가를 남긴다”는 각오의 다짐이었다. "
“매사성실”(每事誠實)“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잘 감상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비홍답설이”(飛鴻踏雪泥) 홍선생님의 생활을 그대로 들어내는 사자 성어입니다. “매사성실”(每事誠實)의 평소 생활을 보면서 아름다운 노년의 길을 찾게 됩니다. 함께 공부하면서 많이 배웁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