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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 및 ‘누적합격률’의 문제점
2010.12.3. 김 창 록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 ‘新 개념’의 등장
○ 2010년 11월 25일 법무부 주최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방법에 관한 공청회’장에서 별첨하는 출처 불명의 ppt자료 복사본이 배포되었음.
○ 1) 위 ppt자료에 법무부의 로고가 찍혀 있다는 점과,
2)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2010년 11월 24일자 보도자료(「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방법에 관한 공청회」 개최)의 “2010. 10. 29.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소위원회 개최”라는 항목 아래, 그 소위원회 자리에서 “법무부 준비 자료설명, 토론”이 있었고, 그 자료에 “합격률 개념” 및 “응시자 수 대비 합격률, 입학 정원 대비 합격률, 5년간 5회 응시 시 기수별 누적 합격률” 등이 담겨 있었다고 명기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위 ppt자료는 법무부가 2010년 10월 29일의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설명한 자료의 일부임에 ‘거의’ 확실함.
○ 위 ppt자료에 담긴 핵심적인 메시지는 아래와 같음 (아래의 쪽수는 ppt자료에 표기된 쪽수임).
- 메시지1 = “일반적인 시험 합격률 개념”인 “응시자 수 대비 합격률”은 “일정 수를 합격시키는1) 시험에 있어서는 응시자수 누적으로 인한 합격률 하락이 불가피”하므로 채용해서는 안 됨(11쪽).
- 메시지2 = 또한 “응시자 수 대비 합격률”은 “50%”로 하더라도 “5년간 누적 합격률”이 “96.88%”2)가 되어 “누적합격률 사실상100% 결과”가 발생하므로(16쪽), “응시자 수 대비 합격률”은 채용해서는 안 됨.
- 메시지3 = 그래서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과 “누적 합격률”이라는 “新 개념”을 채용해야 하는데, 그 중 전자는 “로스쿨 도입 시 일반적으로 사용한 개념”임(11쪽).
- 메시지4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50%) 1,000명 선발 시” “변호사 시험 시행 초기”에는 “누적 합격률”이 “입학정원 대비합격률”보다 커지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13쪽), “초기의 합격인원을 정”하여 “기수별 5년간 누적합격인원을
일정케” 하여야 함(15쪽).
II.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 배제 논리의 문제점 (메시지1, 메시지2)
○ 위 ppt자료에 따르면,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은, 1) “일정 수를 합격시키는 시험에 있어서는 응시자 수 누적으로 인한 합격률 하락이 불가피”하고(메시지1), 2) “누적 합격률 사실상 100%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에(메시지2) 배제하여야 함.
○ 위의 1)은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음.
-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은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모든 응시자를 합격시키는 시험이지, 미리 정해진 “일정 수를 합격시키는 시험”이 아님.
- 따라서 위의 1)은 ‘변호사시험은 자격시험이다’라는 당연한 전제에 입각한다면 전혀 논거가 될 수 없는 주장임.
- 역으로 위의 1)을 논거로 제시했다는 것은, 위 ppt자료를 작성한 사람 혹은 기관이 변호사시험을 사법시험과 마찬가지의 ‘정원제 선발시험’으로 ‘만들고 싶다’ 혹은 ‘만들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할 것임.
○ 위의 2)는 당연한 일을 문제삼고 있는 것에 불과함.
- 위 ppt자료와 동일한 계산법3)을 적용하면, 모든 자격시험은 당연히 조기에 ‘누적합격률’이 100%가 되게 되어 있음.
; 동일한 계산법을 의사국가시험(2009년 합격률 93.6%)에 적용해보면, 첫 2회 응시만으로 ‘누적합격률’은 거의 100%가 됨 (「별첨2」 Sheet ‘의사 국시’ 참조).; 이것은 합격률이 90%를 넘는 다른 자격시험4)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임.
; 전문적인 의학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응시하는 자격시험인 의사국가시험이 그러한데, 전문적인 법학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응시하는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이 그러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음.
- 따라서 ‘누적합격률’이 100%가 된다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이며, 당연히 그 때문에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을 배제할 필요도 없는 것임.
- 오히려 변호사시험도 의사국가시험과 마찬가지로 첫 2회 응시만으로 누적합격률이 거의 100%가 되도록 ‘합격률 90% 이상’이 보장되어야 마땅함.
III.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의 문제점 (메시지3)
○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은 기만적인 개념임.
- 시험의 합격률은, 시험의 응시자수에 대한 시험의 합격자수의 비율이고, 시험이 끝나야 결정되는 것이며, 시험 마다 변하는 것임.
-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이란, 시험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입학정원 대비 시험의 합격자수의 비율이고, 시험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고정되어 있는 수이며, 시험을 몇 번 치르든 매번 동일한 수로서 불변임(13쪽).
- 따라서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이란 합격률이 아니며, 시험과 직접적인 관련 없이 사전에 정해진 수, 즉 ‘정원’일 뿐임.
○ 위 ppt자료는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이 “로스쿨 도입 시 일반적으로 사용한 개념”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11쪽), “로스쿨 도입시 일반적으로 사용한 개념”은 “일반적인 시험 합격률 개념”인 “응시자 수 대비 합격률”일 뿐임.
- 왜냐하면 ‘합격률’이 아닌 것(=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을 합격률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임.
○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은 기만하는 기능을 함.
- 변호사시험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을 터인 ‘법률저널’이라는 사이트는 위의 11월 25일 공청회에 관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50%냐 80% 이상이냐’ 설전”5)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했음.
- 하지만, 공청회 당일에 “설전”이 이루어진 것은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 50%(= 합격자 정원 1,000명)냐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 80% 이상이냐’였음.
- 위의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 50%(= 합격자 정원 1,000명)’와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 80% 이상’은 차원이 다른 것임 (「별첨2」 Sheet ‘1000명’ 및 ‘합격률80%’ 참조).
- 그럼에도 위의 기사를 쓴 기자가 동일한 “합격률”의 다툼인 듯이 보도한 것은, ‘정원제’를 주장하는 측에서 사용한 ‘입학정원 대비합격률’이라는 용어에 기만당한 결과라고 보지 않을 수 없음.
○ 이와 같이 기만적인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이라는 개념은 사용해서는 안되며, 솔직하게 ‘정원’이라고 이야기해야 마땅함.
IV. ‘누적합격률’의 문제점 (메시지2, 메시지4)
○ 누적합격률은 우선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로서 잘못 사용되고 있음. - 이에 관해서는 위의 II에서 설명했음.
○ 누적합격률은 또한 “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거로도 동원되고 있음.
- 위 ppt자료에 따르면, 1) “총합격자수”를 1,000명으로 할 경우 “변호사시험 시행 초기”에는 “누적 합격률”이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보다 커지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13쪽), 2) “초기의 합격인원을 조정”하여 “기수별 5년간 누적합격인원을 일정케” 하여야 함(15쪽).
- 1) 그런데, 여기에서 “변호사시험 시행 초기”에는 “누적 합격률”이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보다 커지는 결과가 된다는 것은, ‘누적합격률’이 50%(1,000명)로 안정화되는 기수(11기) 이전의 기수의 경우, ‘누적합격률’(예를 들어 1기 83.4%[1,667명], 2기 71.7%[1,433명]・・・)이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50% [1,000명])보다 커진다는 것을 의미함 (「별첨2」 Sheet ‘1000명’ 참조).
- 2) 따라서 기수 간에 형평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게 되며, 그 “조정”은 “초기의 합격인원을 조정”하여 “기수별 5년간 누적합격인원을 일정케”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임.
○ 위와 같은 논리에 따를 때, “초기의 합격인원을 조정”하는 것은 안정화 이후의 합격자수를 1기 때부터 소급하여 강제하는 방법 밖에 없음.
- 그러한 논리에 따라 ‘조정’한 결과는 「별첨2」 Sheet ‘조정 1000명’과 같음.
; 1기부터 첫 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수는 259명이 되어야 함.
; 모든 기는 5년 5회를 모두 소진해야 하며 그 결과 누적인원 1,000명만이 합격해야 함.
; 매년6) 1,000명이 재수, 3수, 4수, 5수생의 ‘변시낭인’이 되어야 함.
; 각 기의 졸업생 중 1,000명은 어떤 경우에도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 없음.
- 합격자수를 1,200 / 1,400 / 1,600 / 1,800명으로 늘리더라도 ‘조정’의 결과는 동일한 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냄 (「별첨2」 Sheet ‘조정 1200명’, ‘조정 1400명’, ‘조정 1600명’, ‘조정 1800명’ 참조).
; 1기부터 첫 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수는 335 / 428 / 550 / 739명.
; 모든 기가 5년 5회를 모두 소진하여 합격하는 누적인원 1,200 / 1,400 / 1,600 / 1,800명.
; 매년7) ‘변시낭인’ 1,200 / 1,400 / 1,600 / 1,800명.
; 각 기의 졸업생 중 800 / 600 / 400 / 200명은 어떤 경우에도 불합격.
○ 이런 시험이 “법률가로서의 기본소양 및 자질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경우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는” “자격시험”이 아님은 더 말할 것도 없음.
V. 맺음말
○ 위 ppt자료의 결론은 아래와 같이 요약됨.
- “1) 누적합격률을 고려할 때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 개념은 배제해야 하고, 2)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 50%8)로 해야 하는데, 3) 그 경우 누적합격률 안정화 이전의 로스쿨생들이 ‘특혜’를 보게 되므로, 그들의 경우에도 첫 시험에서 259명만 합격시킴으로써, 5수까지 해야 채우게 되는 누적합격률이 50%가 되도록 ‘공평하게’ 조정해야 한다.”
○ 위 주장의 최종 목표는 ‘누적합격률 50%인 시험’임.
- 위의 2)에서 ‘조정’을 거쳐 3)으로 넘어가면서 중심은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 50%’에서 ‘누적합격률 50%’로 옮아감.
- 그 결과 위 주장의 최종 결론은 ‘로스쿨 1기생부터 (입학정원 대비합격률 50%가 아니라!) 누적합격률 50%인 시험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것이 됨.
- 다시 말해 ‘로스쿨 1기생의 첫 시험부터 합격자 259명인 시험을 만드는 것’이 위 주장의 최종 목표인 것임 (「별첨2」 Sheet ‘조정 1000명’ 참조).
- ‘입학정원 대비 60 / 70 / 80 / 90%’로 시작되는 논리도 마찬가지의 ‘조정’을 거치게 되면 ‘로스쿨 1기생의 첫 시험부터 합격자 335 / 428 / 550 / 739명인 시험’으로 귀결됨 (「별첨2」 Sheet ‘조정 1400명’, ‘조정 1600명’, ‘조정 1800명’ 참조).
○ 이것은,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총입학정원’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그 입구를 좁혀 뒤틀더니, 이제는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과 ‘누적합격률’이라는 기만적인 개념을 동원하여 그 출구를 좁혀 다시 한 번 뒤틀려고 하는 것에 다름 아님.
○ 위의 주장과 같이 변호사시험을 ‘정원제’ 시험으로 운영하게 되면, 수많은 ‘변시낭인’만 양산한 끝에 혹은 그 이전에, 로스쿨 제도는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
○ 변호사시험을 도입 취지 그대로 ‘자격시험’으로 운영하면, 이 모든 ‘숫자놀음’은 필요 없는 것임.
○ 변호사시험을 다른 자격시험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시험 합격률 개념”(11쪽)인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 90% 이상’인 시험으로 만들어야 함.
각주
1) 원 자료에는 “합격하는”이라고 되어 있지만,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기 때문에 바로잡아 사용함.
2) 원 자료에는 “96.89%”라고 되어 있지만, “96.88%”가 정확한 수치이기 때문에 바로잡아 사용함.
3) 이 계산법은 적어도 3개의 실현불가능하거나 부당한 전제들 위에 입각해있음. 즉, ① 연도별 응시
자 간(= 기수 간) 실력 차이는 없다, ② 응시횟수에 상관없이 합격가능성은 동일하다, ③ 5년 5회
의 응시기회는 모두 소진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임. 전제가 실현불가능하거나 부당하기 때문에
계산법 자체에 문제가 있지만, 일단 그 문제는 제쳐두고 위 ppt자료의 논리를 추적해보기로 함.
4) 2009년 기준 치과의사시험 95.2%, 한의사시험, 95.6%, 간호사시험 93.7%, 약사시험 95.6%.
5) http://news.lec.co.kr/gisaView/detailView.html?menu_code=10&gisaCode=L001002006090020
&tblName=tblNews
6) 정확하게는 5기 이후.
7) 정확하게는 5기 이후.
8) 이것은 곧 1,000명을 의미하는데, 그 근거는 위 ppt자료에는 나타나 있지 않음. 하지만, 11월 25
일의 공청회에서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은 변호사들이 발제・토론한 내용을 참조하면, 그 논거가
‘사개위・사개추위 논의과정에서의 합의’와 ‘적정 변호사수’일 것임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음.
이 논거들이 잘못된 것임은, 김창록,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방법에 관한 검토의견」(2010.11.30)
의 III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