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꽃잎이 팝콘 처럼
톡톡 꽃 망울을 터트릴 때면
미련 처럼 남은 잔설들이
기쁜 눈물로 흘러 내리고...
양지 바른 언덕길 밭뚝에는 어느새,
겨우내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기회만 엿보던
'배치기 식물'들...달래 냉이 꽃다지...
푸릇 푸릇 땅속 음이온(음기) 내뿜으며
한쪽 '밴달'은 온통 봄빛으로 물들이지
나물 캐는 소녀들 바구니에 봄나물 주워 담듯이
가늘게 떨어지는 봄볕을 얼른 얼른 주워 모으며
되려 그 소녀들 ....불러 모은다
시린 겨울 동안 눈물 나게 외로웠다고 ...
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 시작하려면
이런 저런 준비를하지
풀냄새 폴폴 피어나는 새책에
'정진동'..'황병우'....채문식 사진 찍어진
일년 날짜 다나오는...
그 당시엔 질좋은 종이로 여겨졌던
반짝 반짝하는 '깔깔이' 조우로(종이)
책가풀도 예쁘게 싸고...책가풀 입힌 겉장엔
꼭 과목 이름 쓴다 ㅋㅋㅋ 몽당 연필 꾹 눌러서...
'국어'... 더러는 더 색색하게 나오라고 혓바닥
쭉 내밀고 한 복판에 쿡 찍어서 침을 묻히자나
활자채 처럼 이쁘게 쓰려고...세로 짝대기(세로획)
끝은 꼭 꼬부려서 내리 삐친다
그래만하면 잘 쓰는 글씨가 된다꼬 믿엇지^^*
제일 중요한게 '용모 단정'이었자나
학기 초에는 늘 '용의검사'도 했엇고...(용의 검사하면
늘 손바닥 밑으로 보게 엎은채로 손가락 맞은 사람도
많았제? 세수 않하고 학교 오는 아들도
부지기 수 였으니께로...)
새학기 전에는 꼭 머리도 깎앗지
이발소 문 드르륵(그당시엔 잘열리도 않앗지)열고
들어서면....
뻘건 비니루로 감싸진 의자가 버티고 앉앗고
검버섯 여기 저기 핀거 같은 흐릿한 대형 거울이 있엇지
성기게 드문 드문 '타이루' 박힌 콘크리트 세면대...
그위엔 언제나...연탄 난로 찜통에 김나는
뜨신물 부어서 머리 감기던 우그래진
함석 물조루 있고....
그옆엔 빨래 비누와...
머리 밑 벅벅
문때던 굵은 플라스틱 솔 있었지^^
정면 대형 거울 상단 칸막이 선반엔 펄쩍 뛰는
말 몇마리 그려진 '뽀마드'가 늘 동기 동기 있엇지
줄무늬 죽 죽 그려진 뻘건 수건은 채곡 채곡 개어져 있고
..... 수건이 엉금 엉금하고 얇고 작았어...
그 아래엔 어른들 면도할때 뿌걱 뿌걱 거품 내던
거품솔..그옆엔 마무리 '시야개' 할 때 '분칠'하던
보드라븐 솔이 있었지
그아래로 '빼닫이' 세로로 서너개 달린 붙박이
가구 옆엔 면도칼 쓱쓱 엎었다 재꼈다 문지리던
'가죽혁대'....
키적은 아-들 놓고 올라 앉는 빨래판...ㅋㅋㅋ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정겨운 광경들이야
이발이 시작 되면 '까크랑 까크랑' 바리깡 소리 흥겹고
가윗날 엇갈리며 내는 소리는 제비 지저귐 소리같앗고
머리카락 털면서 가위와 빗을 부딪치며 내던 소리는
추녀 끝에 떨어지는 빗 방울 소리 같아서...
늘 졸면서 깎게되지...우찌그리 잠이 쏟아지던지^^*
주인이 깨워 가며 하는 이발은 호강이지
바리깡이 제대로 머리카락 먹어 주는 경우는
드물었던거 같아
늘 틀기름 바리깡 날 사이에 치면서...똥그런 나사
돌렸다 조았다...후후 불엇다가....
바리깡에 머리 뜯기다 싶이하니 얼마나 아프노?
더러 '기계충' 때문이라며 생긴 '헌디'가
지금 생각하면...머리 밑이 뽑히다 뽑히다 못견뎌서
헤져서 생겼던것 같아
기계충이라며 '간나네' 아부지는 와 거기다
'모비루'발랐나 몰라 지금 생각하면...
머리 모양은 누구나 같앗자나
여자애들은 이마와 세로로 양 볼이 직선인
사각형 단발머리 ㅋㅋㅋ 뒷머리는 가능한한
마이 치올리서 뒷 머리속이 허옇게 드러나서
흙벽 위에 초가 지붕 얹어 놓은거 같앗지 깔 깔깔
남자애들은 주로 중간에 '고속도로'내서
참외껍질 빼끼듯이 깎아져서....빡빡 머리가
주된 스타일이었고
더러 누구나 똑같은 상고머리했었지
그 땐 또 머리에 이며...'씨가리'가 많아서
'디디티'도 겸해서 허옇게 뿌리기도 했었지
그래도 깍고 나면 슬쩍 쓸쩍 곁눈으로 거울 속에
지모습 보며 많이도 좋아했지...
***
벌써 아파트 베란다에는 수선화며 나리며
자란이며 타래난이며...
모두 모두 다투 듯이 많이도 자랐다
파아란 새싹들을 들여다 보며 늘
또다른 희망을 생각한다
새봄엔 가슴 울렁 거리는
새로움이...
가슴벅찬 좋은 일들이 생길거라
굳게 믿어 본다
행복할거야!
다 잘 될거야!
화이팅! 친구들!
*** 남 조 갸가***
첫댓글 다시 읽어봐도 재미있네...
남초롱 아저씨 직업 잘못 택한것 아니우~~~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긴긴 저녁에는 글재이로 아르바이트 함 해보이소^^^^ 어제 TV보니 운전면허 시험장에 근무하는 경찰관 아쟈씨 밤에는 노래하는 가수더만 니 글읽고나니 왠지 그생각이 번뜩나네........... 자알 읽고 가우 수니 국민핵교 때 생각나네 ㅋㅋㅋ
영혁이네 이발소 풍경이네, 검버섯 핀거같은 거울얘긴 참말로 잼있고 딱 떨어지는 표현이다,ㅎㅎㅎ 그때 우리 여자들은 좀 사는집 애들은 가리양아로 깍고 난 귀를 반쯤 내놓은 짧은 단발로 깍았는데 간난이 같았어, 한번은 영혁이 아부지가 내귀를 살짝 자르는 바람에 은산이 떠나가도록 운적도 있었지, 이발소 풍경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