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자 회 견 문
울산지역 조선사업장 비파괴검사 노동자들, 백혈병 집단 발병!
지난해 9월 29일 현대중공업, 진명기업, 세진중공업 등 울산지역 조선소에서 비파괴검사 업무를 하던 KNDT & I 소속 36살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산재요양 중 사망했다. 그리고 2012년 3월 4일 29살의 노동자 역시 백혈병으로 투병 중 사망했다. 야간에 선박블록 용접부위 방사선 검사를 했던 노동자들이었다. 이 두 명 외에도 이 업체 소속 노동자 1명도 현재 방사선 검사로 인한 백혈병으로 투병 중에 있으며 위독한 상태이다. 이 업체 방사선 검사 노동자 20여명 중 3명이 백혈병으로 진단되었고 1명이 혈액수치이상으로 특별 관리를 받고 있는 상태이다.
도대체, 왜 이런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 것인가?
이들 3명 노동자 백혈병 원인은 방사선 검사로 인한 방사능 과다피폭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고시에 따르면 방사선 취급 노동자가 방사능에 노출되어 백혈병이나 간암, 갑상선암, 난소암, 뇌암, 다발성골수종, 대장암, 방광암, 비호치킨스림프종, 식도암, 신장암, 여성유방암, 위암, 췌장암, 타액선암, 폐암, 피부암 등에 걸릴 경우 인과관계를 따져 산재를 인정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방사선검사가 매우 위험한 작업임을 국가가 이미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비파괴검사 노동자들이 일했던 곳은 아무런 보호조치가 없었다.
KNDT & I 소속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된 월 2시간 정기안전교육도, 1년에 16시간 특별안전교육도 거의 받아 본 적이 없다. 치명적인 발암물질을 다루고 있었지만 위험한 줄 모르고 일을 했다. 개인적으로 피폭량을 측정하는 개인선량계도 착용해 본적이 별로 없다. 사업주가 피폭선량을 넘기면 일을 시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아예 회사가 일괄 관리하고 있었다. 2인 1조로 야간에 50장 촬영이 기본이지만 1인 1조로 하루에 평균 200장~300장을 찍고 업무가 많은 때는 500장도 혼자 찍었다. 야간에 한 번 선박블록 하단부에 들어가면 작업이 끝날 때까지 위로 올라온 적 없이 일을 했다. 최소한의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협소한 공간에서 그냥 그대로 다 노출되었다.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에서 방사능에 계속 노출되었던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제2, 제3의 피해 노동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2010년 KNDT & I 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역학조사 후 업체 노동자들은 작업환경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러다가 위험하겠다고 생각한 노동자들이 이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직한 업체라고 안전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교육과학부와 고용노동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구나 KNDT & I 사례는 이 업체만이 문제가 아니다. 방사선 위험을 모르는 노동자가 적은 인원으로 아무런 보호조치도 없이 엄청난 작업량을 처리해야 하는 현실과 이런 구조에서 아무런 안전관리도 할 수 없는 용역업체에게 방사선 검사업무를 넘기고 노동부, 교과부, 원청업체가 나 몰라라 하는 현실은 울산지역 다른 비파괴검사 업체 전반에 만연한 문제로 피해자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노동부 본부에서 사업계획이 없다”며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방사선 취급 노동자를 관리하는 교육과학부조차 역학조사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더 이상 비파괴 검사 노동자의 생명을 외면하지 말라!
방사선 취급 노동자 3명에게 백혈병이 집단 발병했음에도 고용노동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더 이상 피해자가 확대되지 않도록 전국 비파괴검사 작업장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하고 노동자 건강 보호를 위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
원청업체는 위험작업을 열악한 하청업체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작업 시 실질적인 안전조치와 관리감독을 강화하라!
노동자 스스로 생명을 지키기 위한 활동, 울산지역 건강권 대책위가 앞장선다!
울산지역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는 비파괴검사 - 방사선 취급 노동자의 작업환경과 안전보건 실태조사를 2월 중순부터 전개하고 있으며 비파괴검사 노동자 암 발병 제보 받기 운동을 오늘부터 시작한다. 이를 위해 조선사업장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한다. 또한 울산고용노동지청장 항의면담을 통해 조속한 방사선 취급 노동자 보호대책마련을 촉구할 것이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방사선 취급 노동자의 현실을 폭로하고 피해노동자를 보호하며 고용노동부와 교육과학기술부에 방사선 취급노동자 건강권 보호방안 마련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2012년 3월 6일
울산지역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원회
(민주노총 울산본부, 울산환경운동연합, 울산이주민센터,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첫댓글 3월 4일 또 한명이 돌아가셨군요.. 저희 반올림으로도 제보해오신 분인데 ㅠㅠ 20명중 3명이나 백혈병이라니!!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방사선 장비를 취급하는 노동자들은 절대 비정규직을 쓰지 못하게 하고, 아주 철저한 사업장 규제를 해야지만이 죽음을 막을수 있을것 같네요.. 억울하게 돌아가신 노동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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