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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들의 소원을 다 들어줄 것 같은 소리로 한을 풀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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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저렇게 살았는데... 한데 어우러져 춤추는 무용수들 |
[한국문화신문=최우성기자]
무더운 삼복더위에 진도를 2박 3일동안 발바닥이 달토록 다녔다.
예향으로 이름 있는 진도는 내노라는 소릿꾼들도 많이 배출되었다.
그래서 웬만한 소릿꾼도 진도에 가서 소리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농촌의 밭매는 동네 아낙네도 일하다 지치면
당장에 일어나 들노래 한곡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진도가 아닌가.
그런 진도에는 읍내에 진도향토문화회관이 번듯하게 들어서 있었다.
이곳에서는 토요일이면 오후 2시부터 2시간에 걸쳐
진도군 예술단원과 초빙된 예술가들이 멋진공연을 펼친다.
이를 보기 위해 우리는 공연 시간에 맞추어 부지런히 이곳 저곳을 돌아보고,
점심까지 먹은 뒤에 진도향토문화회관에 들러 마지막으로 진도의 멋을 마음껏 느껴보기로 하였다.
인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이곳에 이렇게 큰 향토문화예술회관이 있고,
공연장도 멋지게 들어서 있는 줄은 미쳐 몰랐었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공연이 무료라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아마도 아직까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기에 무료공연으로
입소문을 충분히 낸 후에 곧 유료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무료공연이라고는 하지만,
진도군 군립민속예술단원들의 공연은 그 수준이 결코 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 관중들의 흥을 돋구기 위해서 추임새를 가르쳐주고,
공연에 동참하도록 멋지게 유도도 하였고,
가야금 병창에 맞추어 관중과 함께 진도 아리랑도 힘차게 불렀다.
이후에 초청예술단도 진도 출신들이 여럿 들어있는
"바라지"공연단의 풍물굿 장단과 씻김굿과 시나위 축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예술단원들의 공연은 돈을 주고도 보기 힘든 멋진 공연이었다.
나는 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무척이나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국악은 이제 한물간 음악으로 서양음악이 음악이고
우리의 전통음악인 국악은 음악이 아닌 국악이었기 때문에,
한곡조 멋진 소리조차 제대로 배우질 못하고
서양음악의 곁가지로 양식 박자에 맞추어 민요 몇곡 배우고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국악에 대한 관심은 나름대로 많이 있어서 판소리, 단가, 민요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여기 저기서 배워보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본래 우리의 소리를 제대로 한곡조를 뽑을 수 없으니, 너무도 아쉽기만 하다.
진도에 와서 진도를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진도의 소리를 들으며
진도의 멋에 흠뻑 잠겨보고 이제 진도를 떠난다.
이 공연을 보면서 나름대로 공연사진을 열심히 찍었고,
이 사진을 공연팀에 전해주고자 나의 연락처를 남겨주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나에게 연락이 오질 않아 아직도 이 사진들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혹시 공연에 참가했던 공연단이나, "미라지"공연단을 아시는 분이
이 기사를 보거든 연락주길 바라면서
2015년 여름 역사의 고장 진도의 풍광을 흠뻑 느낀 멋진기행을 마무리 한다.
한국의 구석구석 역사와 문화가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지만,
남쪽 섬인 이곳 진도만큼 역사와 문화 그리고 멋이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그 보람과 긍지를 대대 손손 길이 전해주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말고 살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