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집 못 삽니다”…내집 마련 서두르는 청년세대
생애 첫 부동산 매수 30대 가장 많아
정부 규제 완화로 청년들 집 구매 자극
“부채 관리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 있어”
“월급으로는 평생 전세로만 살고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할 거 같았어요. 이자 내는 게 힘들어도 대출해서 집을 사는 게 자산을 키우는 데 좋다고 생각해요.(서울시 상암동에 사는 30대 박씨)”
“내년에는 정책이 또 어떻게 바뀔지 불안해요. 지금 규제가 완화됐을 때 사는 게 후회가 없지 않을까요. 지금은 경기도에 살고 있는데 무리해서라도 작은 평수 서울 아파트를 매매하려고 찾아보고 있어요”(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30대 조씨)
최근 아파트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란 인식이 더욱 커지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해 서두르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정부가 연초부터 ‘생애 첫 집’ 마련을 위한 각종 규제를 잇달아 풀면서 청년들의 집 구매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7월 생애 첫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을 구입한 매수자 수는 4만13명으로 전월(3만7400명) 대비 6.98% 증가했다.
생애 첫 부동산을 구입한 매수자는...
△1월 2만2760명 △2월 2만6789명 △3월 3만7409명 △4월 3만7907명 △5월 만6678명 △6월 3만7400명 △7월 4만13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연령대로는 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1만6032명 △40대 1만96명 △50대 5639명 △20대 4804명 △60대 2731명 △70대(이상) 627명 △10대 84명 순이다.
지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졌다.
부동산R114가 올해 상반기(1월~6월) 생애 처음 수도권의 부동산을 매입한 30대를 분석한 결과 평균 매입 비중은...
△서울 39% △인천 45% △경기 45%로 조사됐다. 30대 매입이 늘어난 지역은 △성동구 △마포구 △동작구 △강동구 △성북구 △강남구 등이다.
청년층의 매매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이 크다. 올해 1월 말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매할 경우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낮은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내 집마련의 부담이 줄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지역·주택 가격·소득과 무관하게 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완화했다. 또 12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소득 기준과 무관하게 200만원의 한도로 취득세를 면제해준다.
김지연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청년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과 계속되는 분양가 상승으로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며 “대출규제 완화로 30대 내 집 마련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자산과 소득에 따라 매월 지출액이 다르고 변동 금리의 경우 대출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부채 관리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