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제제를 원료로 만들어진 '천연물신약'의 처방을 한의사는 제한하는 고시가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행정법원의 이러한 판결에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약업계에는 시장 확대라는 호재가 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천연물신약'은 한약이라는 문제 제기가 끊임 없이 제기된바 천연물신약 폐지론을 계속해서 주장하고나 판결에 대한 반발로 의사들이 처방을 꺼려 한다면 제약입장에서는 '악재'가 될 것이다.
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윤인성 부장판사)은 천연물신약 허가 사항을 담은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를 무효로 해달라는 한의사 김모씨 등이 낸 소송에서 한의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천연물 의약품은 한약을 원료로 개발된 의약품이나 처방권은 의사에게만 주어져 한의계의 반발 컸던 문제였다. 행정법원의 판결에 이어 대법원 판결까지 이 같이 확정되면 한의사도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거나 처방할 수 있게된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식약청 고시는 한의사가 천연물신약을 처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며 "한방의료행위의 범위를 한정해 한의사 면허 범위는 물론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어 무효"며 "법률유보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 성분 및 천연물 분획물을 이용해 연구개발된 의약품으로 조성성분, 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을 말한다.
현재 제약 시장에서 합성신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블록버스터급 천연물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천연물신약 1개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과 20~50%의 순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HO에서는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을 2011년 187조원에서 2017년 316조원, 2023년 4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개발에 성공한 34개 신약 중 천연물신약은 8개로 약 24%를 차지한다. 이들 제품을 살펴보면 SK케미칼 조인스정, 동아제약 스티렌정, 구주제약 아피톡신정, 녹십자 신바로, 안국약품 시네츄라시럽, 동아제약 모티리톤정, 한국피엠지 레일라정, 영진약품 유토마의용액 등이다.
2010년까지의 누적 매출 규모를 비교했을 때 SK케미칼 조인스가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동아제약의 스티렌이 4,000억원의 누적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 연구개발 중인 전체 약 24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천연물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정도이며 특히 임상 2상 이후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 중 천연물신약은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제약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