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곰탱이가...
일을 저질렀습니다
무슨일이냐구요
지난 토욜날 난생처음으루다가
마라톤이라는걸 참가했는디
그 거 장난이 아니더라구여
물론 단축마라톤이기는 하지만
육상에는 본래 소질이 없는터라
처음 뛰기전에는 시간연연하지 않구
유유히 흐르는 한강줄기 바라보며
가을정취를 즐기며 슬슬 뛸려고
맘 먹었걸랑요
근데 막상 출발을 알리는 오색탄이 하늘로
치솟자 초심은 어디로 갔는지
뒤쳐질수 없다는 오기가 생기고
또한 자신의 체력도 체크하고 싶어
앞으로 앞으로 추월하며 달려나갔지요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
약2km 정도 지났을 때
가슴 심장부위가 조금 조여오는 느낌이
들더라구여
그래서 뭐 하는 수 없이 속도를 늦추는 수밖에...
그렇게 속도를 줄여서 정상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다 보니 가슴도 서서히 편안해지더만요
근데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쳐다볼 여유는
고사하고 발이 내발 같지가 않더라구여
무슨 고무다리같은 느낌 아실랑가 물러~
아뭏튼 젖먹던 힘까지 다 기우려서
간신히 반환점을 돌아오는디
아~ 글씨 하위그룹 쳐진 사람덜이 꼭 문제더만요
쳐진거 까지는 좋은디 왜 걸어서 가냐구요 글쎄
순간 ! 그유혹 안뛰어 본사람은 모릅니다
그유혹 물리치기까지는 그짧은 순간에도
엄청난 줄다리기를 해야 했습니다
그 유혹을 물리치고 지난한 코스를 다통과 하고
골인지점이 눈앞에 보일때는
그렇게 반가울 수 가 없더라구요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뭐 그런 기분이랄까
다른 운동에서 맛보지 못하는 또다른
묘미가 있더라구여
근데 거기까지는 다 좋았습니다
일욜날 아침 조기 축구회에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 발이 근질근질 해서
견딜수가 없더라구여
그래서 다리가 뻐근한 것을 무릅쓰고
공차는 재미에 휩쓸려서 마냥 뛰었다는
거 아닙니까~ 20대 마냥
지가 무슨 철인이라도 되는걸로 착각을 해도
단단히 한착각 한겁니다
오후에는 강남에서 결혼식이 있어 꼭 참석할자리라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에스컬레이터가 그렇게 반가운적은 내생애
처음이었슴다 평상시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안하고
계단으로 걸어 다니는걸 좋아하거든여
결혼식에 도착해서는 뭐 보이는게 있습니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봉투건네고
축하인사 하는둥 마는둥 하고 바로 부폐식당으로가
허기진 배를 우선 채우고나니
하늘이 파아랗게 보이더만요
덕분에 신부얼굴도 못보고 걍 왔슴다
오후 3시쯤에 가족들하고 가까운대로 바람쐬러
가기로 했는디 몸따로 마음따로 놀더만요
다리가 그렇게 무거운줄 첨 경험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거실에 드러누웠더만
우리 마누라 빈정대는데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더만요
미련하면 수족이 고생한다는 말을
제대로 체험하는 주말이었습니다
그래도 미련하게 살랍니다 ㅎㅎㅎ
여러분은 저처럼 미련맞게 사지지 말구
그냥 평범하게 사십시오
어쨋거나 울 서정님들 성원에 힘입어
완주메달 목에 걸었습니다
새로운 11월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라며 건투를 빕니다
사진이 선명하게 안나왔시요 실물이 헐~ 나은디...
카페 게시글
○-차한잔의 여유-○
미련 곰탱이가......
미추홀
추천 0
조회 72
03.11.03 14:1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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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미추홀님 정말 대단 하신것 같습니다. 그 아름다운 열정에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저도 그 열정을 배우고 싶네요^^~ 행복한 11월 맞으세요^^
음악과함께 미추홀님의 이야기따라 주말을 동행하며 멋진 모습도보았습니다....삶의 잔잔함이 묻어있어 정겹네요...11월도 풍성한일들로 가득하시길 바래요
자수정님 달빛님 반갑습니다 가슴에 와닿는글 자주 올려 주심에 감사~ 근데 지는 10대처럼 호기심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것어유 나~원참 사춘기도 아니구 모든것을 다해보고 싶으니 어쩌면 좋아유~~~~~~~~ ㅎㅎㅎ
축하합니다. 메달이라는걸 목에 거시고....완주에 의미가 있죠. 마라톤이라는거조차도 못하는 저는 미추홀님의 열정이 부럽기만합니다. 전 몇주전부터 계속 골치아파온 감기덕에 이번주의 시작도 무척이나 힘이드네요. 아파서..목도 아프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심하다는 생각에 몸이 근질거리네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인생은 마라톤이라 했는데~~미추홀님의 순간순간의 편한유혹을 저버리시고 완주에 골인하신 님의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멋진 삶은 그런 열정과부지럼에 있나봅니다~~멋있읍니다~~
미추홀님의 이야기 따라 나자리노 들으면서 골인!!..했네요..축하 드립니다....늘 건강 하시고 좋은 날이 함께 하시길 바래요..
에공~쓰러지지 않구 완주 잘 하셨다고욤..다행이당...ㅎㅎ 원래 첨 참가한 사람들이 기를 쓰고 앞질러 가는거 아닙니까..??산에 오르는 것도 똑같잖아욤..옆의 경치고 뭐고 그저 정상까지 올라야 한다는 그 욕심으로 기를 쓰고 자기 체력 무시하궁..ㅎㅎ암튼 항상 도전하는 미추홀님의 자세에 아낌없는 박수를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