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마음을 닮아 봅시다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미사(요한 복음 2장 1~11절) 오늘 복음 서두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그 말씀에 대한 송봉모 신부님의 책을 읽고 두 가지를 배운 것 같습니다. 하나는 성모님의 마음이 섬세하고 자애롭다는 겁니다.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성모님은 예수님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그런데 원문을 직역하면 이런 말이 된다고 합니다. “그들이 포도주를 갖고 있지 않구나...” 성모님의 시선이 포도주보다는 입장이 난처하게 될 부부에게 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만약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손님들이 알게 되면, ‘잔치 집에 포도주가 없다는 게 말이되~’ 하고 언짢아하며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잔치를 준비한 신랑이나 신부 모두 손님들에게 결례를 범하게 되어 마음이 불편했을 겁니다. 심하게는 신부 측 사람들이 잔치를 준비한 신랑에게 자기네 명예를 떨어뜨렸다고 소송을 걸었을지도 모르죠. 성모님은 그런 처지에 놓여 힘들게 될지도 모를 신랑 신부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걱정하시며 도움이 되고자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 성모님의 섬세하고 자애로운 마음을 우리도 배울 수 있어야 할 텐데요. 그러한 마음을 저는 어제 동기 신부에게 배웠던 것 같습니다. 어제 동기 신부가 ‘동기 신부 할머니 장례미사에 갈 거야?’ 라고 물어봐서, ‘멀어서 여기서 기도하려고 했는데, 너는?’ 하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전날 저녁 늦게 갔다 온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나도 전에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동기들이 많이 와줘서 너무 고마웠거든.. 그 마음을 아니까 가게 되더라..’ 였는데요. 그 이야기를 듣고 ‘슬픔에 잠겨 있을 동기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섬세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가까운 사람들을 대할 수 있다면 서로서로에게서 위로를 얻고 힘을 낼 수 있겠죠. 다른 하나는 원망하고 책임을 추궁하기 보다는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만약 카나 혼인 잔치와 같은 문제를 우리가 겪는다면 어땠을까요?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 추궁하기 바빴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애초 신랑이 포도주를 적게 준비한 것이 문제였는지, 손님들이 과도하게 포도주를 마셔 댄 것이 문제인지, 초대 받지 않은 손님들이 너무 많이 온 건 아닌지를 따지며 책임자를 원망하고 비난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모님은 그러지 않으셨죠. 추궁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말과 행동을 하셨습니다. 곧 예수님께 다가가 조용히 신혼부부가 처한 곤란한 상황을 전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청한 겁니다.】 그 일이 혼인잔치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곤란한 상황을 극복하도록 했던 것 같은데요. 우리 공동체 안에도 그런 성모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이 많아진다면 어떻겠습니까? 드러나지 않고 요란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동체의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기도하고 중재하는 겁니다. 그러면 공동체 안의 기쁨이 사그러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공동체가 되어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하루, 성모님의 섬세하고 자애로운 마음과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닮아 봅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어떤 탤런트 하나가 프로그램에 나와서 처음 신용카드 쓸 때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카드 한도를 채워야 하는 줄 알고 매월 그 금액을 채워서 썼지.. 어느 날 아내가 부르더라구.. 그래서 카드를 뺏겼지..” - 김기현 신부님 -
출처: 라면식탁에 평화를... 원문보기 글쓴이: 이안드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