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확진받고 곧바로 가입한 후 이 카페에서 유용한 정보 많이 얻고, 위안도 얻었습니다.
주로 눈팅만 했지만^^ 도움받은 만큼 저도 수술을 앞두고 걱정 한가득일 그 누군가에게^^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되길 바랍니다.
저는 회사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을 통해 강남 차병원에서 지난 6/28일 미세침흡인 검사로
오른쪽 갑상선에 0.7cm 짜리 유두상암 확진을 받았어요. 왼쪽 갑상선에도 0.2cm 정도되는
결절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작아서 미세침 검사할 정도가 안 되지만 양쪽에 결절이
다 있으니 전절제해야 할 거라고 듣고, 그 후부터 인터넷 폭풍 검색을 통해 강남 세브란스
병원 장항석 교수님께 내 목을 맡겨야겠다^^ 결심하고 8/8일 첫 외래 다녀오고, 9/19일
입원, 9/20일 수술, 9/24일 어제 퇴원했습니다.
8/8일 첫 외래일에 강남 차병원에서 갖고 간 초음파 CD, 암 확진 진단서, 조직 검사
슬라이드 등 갖고 가서, 다시 초음파와 CT 촬영 및 여러 가지 수술전 검사들 했어요.
대기중인 외래 환자들이 얼마나 많던지…장 교수님, 큰 키에, 큰 머리에^^ 부드러운
음성의 소유자이신데 3군데 진료실을 열어놓고 교수님이 이 방, 저 방을 옮겨 다니는
시스템이더라구요. 환자 한 명이라도 더 빨리, 더 많이 보기 위한 수단인 것 같아요.
A 방 환자 진료할 동안, B 방에서는 간호사가 다음 환자 차트 컴퓨터에 띄워 놓아,
A 방 환자 끝나면 곧바로 B 방 환자 진료볼 수 있도록 하는^^
강남 세브란스에서 다시 검사한 초음파와 CT 촬영 결과 보시고는 피막이 침범되어
반드시 전절제하고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도 해야 할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초음파상
으로는 임파선 전이는 없어 보이긴 하는데 막상 수술해 봐야 알 것 같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교수님 노트를 꺼내시고는 수술 가능 날짜를 보여주시고 빼곡히 들어찬 수술
스케줄에 맨 마지막으로 9/20(목) 제 수술명단도 올려 놓았어요.
외래부터 수술일까지 6주 동안 평상시대로 회사 다니면서 D-day 오기만 기다리는게
은근 힘들었는데 마침내 9/19일 입원하라는 병원 문자를 받고 여행 가방에 짐
챙겨넣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입원 준비물: 세면도구, 속옷, ㄱ자형 빨대, 책, 숄 (바깥 날씨가 화창한데도 요긴했음)
병원에서 보낸 문자에 오후 3-4시 사이에 입원 수속하라고 했는데 집에서 더 기다리기엔
속만 답답해 더 일찍 갔어요. 2시 정도에 도착해 수속하려고 하니 3시 이후에 오라고
하대요. 다시 한 시간 기다려서야 입원실 배정해 주었어요. 마침 6인실에 자리가 있었던지
첫날부터 6인실에 있었네요. 카페에 올라온 수술기 보면서 가습기 얘기를 보긴 했는데
그냥 별 생각없이 안 갖고 갔는데 입원해 있는 동안 가습기 생각이 절실했어요.
병실 공기가 얼마나 건조하고 탁하던지…감기는 자동으로 걸릴 것 같았어요.
병실에 배정되어 옷 갈아입고 이것 저것 내일 수술에 관한 설명 들으니 옆 침대에 다른
여자 환자분 한 분이 들어오셨는데 마침 저와 같은 날, 같은 장교수님께 수술받는
분이라서 입원 기간 내내 서로 위안이 많이 되었네요. 퇴원 후에도 전화번호 나누고
다음 외래날 만나기로 했어요 ㅎㅎ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수술 전 마지막 만찬이^^ 나왔지만 걱정되고 신경이 쓰여서
그런지 밥맛도 없고 소화도 안 되어 반도 못 먹고 남겼네요. 식사 후 내일 수술인
사람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마취 설명회하고 싸인 받고 목사님 기도까지 받았어요.
밤 12시부터는 금식이고 물도 안 된대요.
수술 당일 목요일 아침이 되니 레지던트와 장교수님 오셔서 옆의 환자분이 나이가
더 많아 먼저 하시고, 그 다음 차례로 제가 할 거라고,,,점심때쯤 될 거라고 예상했어요.
옆의 분이 9시 반쯤 넘어서 불려 들어가신 후, 엄마랑 저는 머리를 양쪽으로 묶으란
소리에 양갈래로 땋고 사진 찍으며 머린 여고생인데 좀 늙수그레한 여고생이라면서
웃으며, 수술 불안감을 어떻게든 떨어보려고 애쓰는데 시간이 진짜 징허게도 안
가더라구요 ㅋㅋ 옆의 분 보호자 핸드폰으로 ‘회복중입니다’ 문자가 온 이후로 2시간이
지나도 안 올라오셔서 그 보호자분이나 저나 걱정하고 있는데 드디어 올라오셨어요.
그런데 아직 회복이 전혀 안 되어 올라오셔서는 눈도 못 뜨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간호사들이 어서 심호흡하라고 소리 지르고, 이 분은 얼굴도 뻘겋게 되어 헛구역질에,,,,,,,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에 저 완전 패닉 상태되어 바로 직전까지 엄마랑 머리 땋고
놀고 있다가 울었네요 ㅠㅠ
그런데 이 분이 병실로 올라온 이후에도 수술실에서 저를 부르질 않네요. 알아보니
저 앞에 다른 분 하고 있대요. 저는 젊다고 맨 나중으로 빠졌어요. 젊어도 체력은
노인네 저질 체력인데..^^;
결국 오후 3시 반 넘어서야 부름받고^^; 엄마와 같이 2층 수술실 앞에까지 가서
엄마는 제 슬리퍼 받아가며 서로 빨개진 눈으로 인사 나누고 준비실에서 머리에
다시 한번 모자 같은거 덮어쓰고 들어가니 상의까지 다 벗고^^; 가슴까지만
덮어주어요. (수술 중엔 저 모포까지도 다 벗겨내겠지 생각하니…망칙했지만
뭐 어쩌겠어요..^^;) 준비실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수술실로 들어가니 벽에 걸린
시계가 오후 4:02을 가리키더군요. 산소 마스크 같은거 씌운 후 정신 차리니
이미 회복실^^
이름과 사는 동네 물어봐 대답하며, ‘아! 목소리가 그래도 나오는구나 다행이다’
하면서 코로 크게 숨 들이마시고 입으로 ‘우’하면서 뱉어내는 심호흡을 열심히
계속 해대니 옆에 지나다니는 분들이 심호흡 잘 한다고 칭찬하면서 갔어요 ㅋㅋ
심호흡 할수록 정신이 명료해지면서 또렷해오더라구요. 근데 자꾸 가래가 끓어올라
손에 쥐어준 휴지에 가래 뱉어내고 했어요. 팔목엔 혈압계가 채워져 있어 약 십분
간격으로 자동으로 혈압 체크하는 것 같았어요. 혈압을 여섯 번 정도 쟀을 때
드디어 회복실에서 나왔네요. 밖에서 한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던 엄마에게
‘나 괜찮아, 정신도 말짱해’하니 그제서야 맘 놓으시는 것 같았어요. 앞서 수술받았던
옆 침대 언니 때문에 정말 너무 너무 긴장하고 공포스러웠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그 분은 원래 마취에서 잘 못 깨어나는 체질이라서 그랬다고 하네요.
그 분은 수술 후 둘째날부터 병원 앞산까지 다녀왔어요!
병실로 돌아와서도 계속 심호흡하는데 들이마쉴 때 마취약 냄새가 심하게 나던게
점점 없어지더라구요. 병실로 올라온 지 30분 후 엄마가 미리 사다 놓은 얼음 음료를
먹으니 좀 더 나았어요. 그런데 저는 수술 후 다른 분들처럼 어깨가 아프고 저리다던가
머리 아프고 그런 증상이 없었어요. 목에 이물감이 좀 있고 가래와 기침이 자꾸
나온다는거 외엔 특별히 불편한 점 몰랐네요. 저는 무엇보다 배가 고팠어요 ㅋㅋ
전날 저녁도 제대로 안 먹은 상태에서 만 하루가 지났으니…회복실에서 심호흡하면서도
아프다는 느낌보다는 배에서 꼬르륵하며 배고픈게 더 문제였네요. 그런데 병실에
7시 넘어서야 올라와서 병원 식사는 없고, 지하 편의점에서 사온 죽이랑 빵을
먹었어요. 음식 삼킬 때 안 넘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살살 조금씩 사래
걸리지 않게 조심스레 먹었네요.
밤이 되어 간호사분이 진통제 놔줄까 묻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저는 처음엔 천정만
바라보고 자야 하는지 알고 되게 불편했는데 나중에 여쭤보니 옆으로 누워도 된다고
하네요. 다음날 새벽까지 자다 깨다 하며, 새벽녘에 피검사용 피를 뽑고 (입원 내내
새벽 4시면 피 뽑느라 잠 깨요…^^;) 아침 회진에 교수님 오셔서 수술 잘 됐다고
하시고, 이튿날을 잘 보냈네요. 수술 후 꽂은 배액관의 배액량이 조금 많아
(30cc 미만이어야 퇴원 가능한데 전 둘째날 68cc 였대요) 약간 걱정을 하고, 손이
조금씩 저려와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퇴원하던 월요일까지 칼슘제를 하루에
한번씩 링거와 함께 맞아야 했어요. 수술 중 혹시 부갑상선이 손상됐나 걱정했는데
장교수님 말씀이 부갑상선 잘 살려냈고 지금은 기능이 좀 떨어져서 그럴 수 있으니
시간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하시네요. 옆의 환자분은 회복시에만 그렇게 힘들었지
그 후로는 저보다도 더 잘 회복되어 일요일 (4박5일만에) 퇴원하시고 저는 배액량은
일요일에 괜찮아졌지만, 칼슘 수치가 낮아 하루 더 입원하여 5박6일만인 어제
월요일에 퇴원했어요. 입원 내내 6인실 썼고 총 비용 157만원 정도 나왔네요.
집이 수원이라 어제 엄마와 콜택시 불러 타고 가니 기사분이 처음엔 저희 엄마가
환자분인줄 아셨나봐요. 엄마를 보시며 어디 아프신 분 같지 않다고 하길래,,,,,
환자는 저라고! 했더니,,,,전혀 환자같지 않다고 해서 같이들 웃었네요. 그만큼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인다는 소리겠죠^^
수술을 앞두고 계신 환우분들,,,,저처럼 많이 떨리고 이런 저런 걱정 많으실텐데
막상 수술받고 나니 속이 션합니다~~~ 너무 떨지 마시고 담대하게 수술 잘
받으시고 완쾌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수술비가 굉장히 조금 나왔네요?
그런가요? 하긴 저도 170~180만원 정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적게 나온듯해요^^
저도 4월에 박정수쌤에게 수술했어요 저도 집이 수원이라 반갑네요! 앞으로 건강관리 잘하시고 빨리 회복하셔요~
수원분이시라 더 반갑네요^^ 님도 잘 완쾌되고 있으시죠?^^
네~~수술 잘 마치셨으니 완쾌하는 일만 남았네요..저두 금요일날 수술합니다..코앞에 다가오니 조금 두려워지네요..
저두 영통에 사는데..우리같이 잘 이겨내봐요!!
수술전의 그 긴장감...정말 살 떨리죠ㅎㅎ 이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맘으로 수술 잘 받으시고 완쾌되시기 빌어요^^
자세한 투병기를 올려주셔서 감사하니다..추천 누릅니다..
좋은 카페 만들어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수술받고나니속이 후련하시죠?
목운동많이 하시구요
빨리 완쾌하시기바랍니다~^^
네! 목운동 열심히 해서 얼른 회복하겠습니다. 감사해요^^
수술 잘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저도 수술앞두고 있어서
많이 도움되었구여...
수술후 목도 어깨도 안아프다니..
평소 관리도 잘하신모양입니다,,
전 정말 저질체력이라 무지 걱정되거든여 ㅎㅎ
재키킴님 회복 잘하시고 추석 잘보내세염~^0^
저 평소에 운동도 못하고 몸관리 전혀 못했던 사람이에요. 수술 후유증없이 거뜬히 회복한건 주위에서 기도해준 분들 덕분인 것 같아요^^ 감사하구요 스모키아이즈님도 즐거운 추석 되세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건강 관리 잘 하시어 하루 하루
행복한 삶이 되시기를....
네 고맙습니다. 맛나님도 항상 건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도 8월에 장교수님께 수술 받았고 집도 수원이에요^^ 수원 어디사세요.?
저는 인계동이에요. 여기 수원분들이 은근 많으시네요^^ 반가워요~~ ^^
수술 잘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상처 잘관리하시고 완쾌하시기바랍니다.
저는 2년전 장교수님에게 전절제 수술받은 남성입니다. 지금은 별어려움없이 잘지냅니다. 엇그제 설악산 공룡능선도 11시간만에 완주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신지로이드 복용시간 잘지키시고 꾸준한 운동하시면 수술전과 같이 회복될수 있을 겁니다.
건강하게 완쾌하셔서 다행이네요. 수술받은지 이제 2주 됐는데 그저께는 밤 주우러 야산에 다녀왔네요. 무리했을까봐 걱정했는데 다녀왔더니 오히려 몸이 더 추스려진듯 해요ㅎㅎ
제 처도 같은 교수님에게 수술받을 예정인데 좋은 정보 감사드림니다.
장교수님 명의인건 이미 검증된 사실이고 게다가 젊으셔서 더 안심이 됐던 것 같아요. 아내분도 수술 잘 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