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국내 최고 강연료의 5배가 넘는 금액. 현 정부 옹호 발언 많이 한 데 대한 보은인가
-대덕구 “교육부 혁신지구교육사업 예산 받아 일부 쓴 것” 해명. 공돈 생기니 흥청망청 썼다?
-교육부 예산 2000년 19조 원, 올해 75조 원으로 4배 증가. 국내 총생산 35% 증가했는데
개그맨 김제동 씨가 고액 강연료로 구설수에 올랐다. 대전 대덕구청이 주최하는 청소년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1550만 원을 받으려다 문제가 돼 행사를 취소했다. 김제동 씨가 연예인이지만 해당 행사에 강사로 초빙된 것이어서 사례비가 지나치게 많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는 국내 최고 수준 강연료의 5배가 넘는 금액이어서 김제동 씨가 현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많이 한 데 대한 보은성 성격이 짙다는 주장도 있다.
김제동 씨는 대덕구청 외에도 2017년 충남 아산에서 두 차례 강연하고 2640만 원, 충남 논산에서 ‘참여민주주의 타운홀 미팅’ 특별강사로 나서 ‘농민의 땀과 군인정신 등’에 대해 강연하고 1620만 원, 경기도 김포에서 ‘자치 분권’을 주제로 강연하고 1300만 원, 경북 예천에서 1500만 원, 서울 동작구에서 80분 강연에 1500만 원을 받는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액 강연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의 일이며, 주로 자치단체장이 여당 소속인 곳에서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동의 거액 강연료는 “교육부의 혁신지구교육사업 예산 1억 5천만 원을 받아 일부를 쓴 것”이라고 한다.
혹자는 ‘강연료가 시장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김제동을 옹호했다. 그러나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는 시장이 아닌 세금을 쓰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결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김제동이 참여민주주의·농민의 땀·군인정신·자치 분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A급 강사들에 비해 5배 이상 지식과 경험이 많은 석학이라고 받아들이기는 너무나 힘들다. 그보다는 방만한 국가 예산 운용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를 미리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덕구의 재정자립도가 16%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김제동에게 거액의 강연료를 줄 수 있느냐는 비난이 일자, 대덕구청은 “교육부의 혁신지구교육사업 예산 1억 5천만 원을 받아 그 일부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즉 가난한 지방도시 구청에 공돈이 생기자 내 돈 아니니 흥청망청 쓴 거라는 자백이나 다름 아니다.
더 나아가 교육부 예산을 보면 2000년 19조 원이었던 것이 올해 75조 원으로 거의 4배 가까이 늘어나, 비용 대비 효과 같은 것은 고민하지 않고 돈을 마구 뿌려대는 것 같다. 같은 기간 국내 총생산이 35% 늘어난 데 불과했는데, 개인이 알뜰하게 쓸 돈을 세금이라며 뭉텅이로 뜯어다 이렇게 개그맨에게 청소년 강의를 시키고 1550만 원씩 집어 주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김제동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터인데, 장차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심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사회의 목탁’이 되어야 할 MBC는 침묵하고 있다. 도둑이 들려면 개도 짖지 않는다더니, 김제동 고액 강연료 사건이 연일 뜨거운 화제가 되는 동안 MBC는 관련 리포트는커녕 스트레이트 기사 한 줄 올리지 않았다. 다른 지상파보다 30분이나 긴 메인뉴스에 온갖 범죄와 스포츠 기사로 도배를 하고, 영화감독 이혼소송 결과까지 리포트하면서 김제동 이야기에는 입 한 번 벌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제동이 북한 어린이 돕기에 나섰다는 소식을 아침뉴스에 올려놓아, MBC가 시청자를 뭘로 보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정형일 보도본부장과 박성제 보도국장이 내년 총선에서 여당 공천을 받으려 한다느니 MBC 사장이 되려 한다느니 하는 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들이 자신의 영달을 위해 가뜩이나 기울어져가는 MBC 뉴스의 숨통을 조이지는 말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뉴스는 마약 폭력 섹스 스포츠 기사를 많이 낸다고 경쟁력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며, 사회 현안을 공정하게 보도하고 권력에 대한 감시 역할을 다 할 때 시청자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음을 그들도 알 것으로 믿는다.
2019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