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오전 7시, 대충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서서 서울역으로 향했습니다.
겨울철 아침이라서 아직 해도 안 떴고 어두웠습니다.
서울역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대략 7시 30분쯤 되었더군요.
서울역 2층 창구에서, 예약해놓은 1열차 표를 끊었습니다.
구간은 서울->동대구였습니다.
7시 50분쯤에 열차를 타러 내려갔습니다.
2호차 51번 자리에 앉았습니다. 차호가 782...특실 차량이더군요.
(사실 특실이라고 해서 다른건 모니터 뿐이었습니다-_-;)
그런데 그 때...! 바깥을 보니까 놀랍게도 저 멀리 플랫폼에 KTX가 서 있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KTX를 직접 보니까 묘하더군요-_-!
급하게 일회용카메라의 셔터를 눌러서 찍었습니다.
그런데 열차 출발할 시간이 되니까 어느새 없어졌습니다 -_-.. 부산쪽으로 간 것 같은데.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남영 지나고 용산 지나고...쌩쌩 잘 달립니다.
역시 새마을호답게 한 사람의 자리가 제법 넓었습니다.
팔받침대도 있고 종아리받침대도 있고 간이테이블(?)도 있고 의자도 뒤로 잘 넘어가고. -_-;
괜히 새마을호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한참을 쌩쌩 달리면서 구로를 지나더니 병점행 열차들 옆으로 질주합니다.
안양 근처에서 LED로 개조한 전동차가 병점급행 9901번으로 달리는 걸 봤습니다. 곧 정차하려는지 전동차선에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원 근방. 도대체 무슨 작업을 하길래 새마을호가 기어가는겁니까..
수원을 지나서도 좀 빨라졌다 싶으면 중간중간 감속하고 그랬습니다.
계속 달리다보니 중간중간에 KTX 고속신선들도 보였습니다.
고속철도 선로는 대부분이 다리 아니면 터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시 30분 쯤에 열차는 대전에 멈췄습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논스톱으로 온 겁니다.
대전에서 내리는 사람은 얼마 안 되었고, 타는 사람이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곧 다시 동대구를 향해 질주를 시작합니다.
얼마 안 가서 충청북도입니다. 거의 바깥 풍경만 보면서 갔습니다.
옥천 지나고 영동 지나고 추풍령고개를 넘어가고... 경상북도입니다.
(혼자서 경상북도까지 왔다는 사실에 스스로 감탄했습니다.-_-;;)
달리다보니 역시 KTX선로들이 눈에 띕니다.
중간중간에 터널을 볼 수 있었는데 일반철도의 터널과는 다른 구석이 있었습니다.
공기 흐름과 관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11시에 대구 시내에 접어들었습니다. 11시 4분에 동대구역에 섰습니다.
짐을 챙기고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잠시 뒤, #1열차는 부산으로 떠났습니다.
둘러보니까, 역이 무진장 컸습니다. 플랫폼도 꽤 많고, 대피선만 해도 10줄은 넘었을겁니다. 열차사무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상행선 플랫폼으로 뭐가 들어오더군요. KTX였습니다!!
하루만에 2번째로 본 KTX입니다! 얼른 사진기를 꺼내들고 KTX를 찍었습니다.
사람들은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던 것 같았습니다.
KTX를 찍고 나서 역 밖으로 나갔습니다. 근처에 지하철 동대구역이 있었습니다.
대구지하철을 시승하기 위해서, 지하철 동대구역으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보니... 녹사평역처럼 자연채광이 되었습니다. 각각 보관용과 탑승용으로 2장을 끊었습니다.
플랫폼으로 내려갔습니다. 대구지하철도 전광판이 있었는데, SMRT것과 흡사했습니다.
'지금 시각'과 '이번 열차, 다음 열차, 지금 시각' 이 부분은 아예 같았습니다.
하지만 안내방송 문안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대구지하철은 The train for Daegok will soon arrive였던걸로 기억됩니다.
곧 대곡행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111편성이었습니다.
열차 안은 SMSC의 1호선 인버터와 비슷해 보였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신천역까지만 타보고 다시 동대구역으로 돌아갔습니다.
12시 45분에 #211열차를 탔습니다. 이제 부산으로 갑니다.
청도를 지나고나서는 열차 속도가 제법 빨라졌습니다.
기존선 운행을 할 KTX를 배려해서 선형개량을 한 것 같았습니다. 전차선 공사는 벌써 끝나있었고.
강 건너고 터널 지나고 하다보니 밀양도 지나고 양산도 지나고 했습니다.
구포역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대부분 구포에서 내렸습니다.
부산까지는 그나마 좀 비어서 갔죠.
중간에 부산정비창을 봤습니다. 규모가 컸습니다.
2000호대, 3000호대, 6000호대같은 옛날기관차들도 많았습니다.
아직도 그 기관차들이 운행을 할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_-
그리고 또! KTX가 옆으로 지나가는걸 봤습니다. -_-;
이번에도 서울로 가고 있었습니다. 하루만에 벌써 3번째더군요.
어쩌면 그 동안에 몇 번 봤어야 할 것을 몰아서 보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어느덧 부산진역에 왔습니다. 지하로 들어가는 선로가 보였는데, 부산지하철 1호선 차량을 들여올 때 쓴 선로였습니다.
바깥에는 부두 쪽으로 컨테이너들이 잔뜩 쌓인 것이 보였습니다.
그 컨테이너들은 부산역까지 쭈욱 이어졌습니다.
오후 2시 14분, 결국 경부선 종착역...부산역에 정시에 도착했습니다.
드디어 경부선을 완주했다고 생각하니 만족스러웠습니다.-_-;;
나와서 부산역 건물을 촬영하고, 근처 PC방에서 40분정도 인터넷을 하다가 부산지하철로 갔습니다.
부산역 광장쪽 출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도 표를 두 장 끊고, 노포동 방면 승강장으로 내려갔습니다.
137편성이 들어왔습니다. 특이하게도 전국 지하철을 통틀어서 부산지하철 1호선만 열차번호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부산지하철은 사람이 제법 많았습니다. 적어도 객차 한 량의 3/4는 채웠습니다.
특이한 것은, 부산 1호선은 롱시트 하나에 10명이 앉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노약자석도 4인용 좌석이었습니다.
지하철 부산진역은 듣던대로 특이한 구조였습니다. 노포동방면 승강장의 난간 너머에 또 선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선로가 있다면 그게 바로 경부선 부산진역에 이어지는 선로겠죠. 자세히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서면역에서 내려서 2호선으로 갈아탔습니다. 구조가 조금 복잡해서 애먹었습니다.
2호선 전동차를 촬영하고 곧바로 다시 1호선으로 갔습니다. 101편성으로 다시 부산역으로 출발.
16시 45분에 서울행 #244열차를 탔습니다. 구특전 열차입니다. 지금껏 보기만 했던 구특전을 실제로 타는겁니다.-_-;
새마을호와 닮은 점이라면 좌석이 넓고, 옆에 팔받침이 있고, 간이테이블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종아리 받침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열차가 부산을 빠져나갈 무렵, 벌써 날이 어둑어둑했습니다. 경상북도에 가서는 결국 밤이 되었습니다.
바깥도 어둡고 졸립고 해서, 가면서 계속 졸고 깨고를 반복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어느새 동대구이고 구미이고 했습니다.
밤에는 바깥에 보이는 게 거의 없어서 지루한 느낌.
한참 달리다가, 조치원과 천안 사이에서 4번째 KTX를 봤습니다.
창 바깥 위쪽에서 웬 불빛이 번쩍거리면서 지나가길래 보니까, 시운전하는 KTX였습니다. 하루만에 4번이라...
시간은 9시 30분을 넘기고, 수원역과 영등포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렸습니다.
영등포에서 서울을 향해 출발할 때는 거의 비다시피 했습니다.-_-
노량진을 지나서 한강철교를 지나가는데, 확실히 한강철교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단장한 용산역을 지나서 10시 7분에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에서 5시간 22분을 달려온 셈입니다.-_-;
어쨌든 이렇게 해서 하루동안 경부선을 완주했습니다. 돈이 제법 많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