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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이대동대문병원의 공원전환 방침을 밝혀 문전약국들의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이대동대문병원의 도심공원 추진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병원 인근 문전약국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이대동대문병원측이 병원부지 매입 요청을 해 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이를 매입해 향후 도심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
서울시의 병원 매입 및 공원 조성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병원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문전약국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병원측의 매입 요청이 구두로 전달돼 온 만큼 공문을 통한 공식적인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부지 용도를 놓고 공원 전환이 적합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측면에서, 병원의 이전 자체는 확정적인 상태다.
특히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이대동대문병원의 '이전설' '통합설'이 제기돼 왔던 만큼 이전 우려에 만성화 된 상태지만, 이번 도심공원 추진은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추진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다른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대문병원의 A 문전약국 관계자는 "그동안 이대동대문병원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다"며 "병원이 이전하게 되면 지금 이 자리에서는 더 이상 약국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이들 문전약국들은 총 매출의 60% 이상을 병원처방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병원 매입에 따른 심각한 타격을 다른 방법으로 견딜 수 없다는 얘기다.
또 B 문전약국 L 약사는 "아무리 시에서 매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노조가 가만히 있겠느냐"며 "예산도 많이 들테고 실제 병원 문을 닫기까지는 시일이 남아 있지 않겠느냐"고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대동대문병원의 이전에 대한 문제는 이미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실장은 "그 동안 경영악화로 병원 이전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병원측과 노조간에 병원 이전에 대한 부분은 논의가 끝난 상황"이라며 "다만 마곡지구·파주 이전과 이대목동병원 통·폐합 중에서 결정되지 않은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을 확인한 B약국 관계자는 "병원이 이전하면 우리 약국도 없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병원이 옮겨지는 곳으로 이전할지 아니면 인근 개원가로 옮길지 가능성을 타진해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부지매입 시기가 올해 하반기로 임박해 있고 인근 약국가도 이미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인데다 병원측이 향후 이전 방향에 대해 명확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약국의 이전 자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밀접 지역의 약국에서도 문전약국들의 이같은 상황을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병원 반경 300~400m에 위치한 약국들은 대부분 가정의학과, 피부과, 내과 등 의원들을 끼고 있어 병원 이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문전약국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귀띰하고 있다.
병원 인근의 C 약국 관계자는 "우리는 동대문병원 처방이 5%에 불과해 병원 이전에 대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문전약국들은 병원 처방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지금 당장이라도 대안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