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우호식 기자] 동탄 제2신도시 내 농협 혼수센터에 입점한 50여개 입주상인들이 ‘농협 하나로유통’의 갑질 계약서 등이 영세업체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집단행동을 불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농협 하나로측이 현재 혼수센터의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협의회 회원들의 영업권 박탈 위기는 물론 20년 전 입주 당시에 비해 지가의
급상승으로 인한 불노소득도 고스란히 농협 하나로측이 챙겼다는 지적이다.
즉, 지난 1997년에 입주할 당시 인근아파트가 평당 180만원이었으나 혼수센터 지하는 300만원, 창고동은 250만원으로 높게 책정해
임대보증금만 60여억원에 이르고 동탄시도시 개발로 인한 부동산가격이 현저히 상승했음에도 보상 및 이주 대책이 불투명하고 불리한 계약으로 인해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농협 하나로유통과 입주상인들의 문제는 2012년 9월 ‘농협 하나로 혼수센터 및 창고 사용에 관한 약정서’에 기존에 없었던 ‘특약사항’이
삽입돼 변경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특약 내용은 ‘1년을 계약기간으로 하고 자동연장토록 돼 있던 1조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갑’의 사정으로 당초 운영목적과 달리
이용되거나 사업장 폐쇄 결정시 약정기간 종료일은 사유 발생일까지로 한다‘ 라고 적시했다.
당시 입주상인들은 동탄신도시 개발로 영업의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생존권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을’의 서러움을 안고 동의해 줬다는
주장이다.
갑질 계약서가 불거진 계기는 ‘농협 하나로유통’이 지난 3월 화성, 파주, 김포, 양주 신도시 내 각각 800억원 정도를 투입해
농협농산물유통센터(농협하나로클럽)을 건립한다는 내용이 언론 보도에 나오면서 점화됐다.
내용은 화성 동탄신도시에 농협 하나로클럽을 건립하기 위해 665억원을 투입, 연면적 2만6,500㎡에 지상 1~3층 규모로 소매점,
식자재, 집배송센터, 혼수용품점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신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협 하나로유통 관계자는 본보와의 취재에서 “지난 3일 이사회서 최종 리모델링(수직증축)하는 것으로 결정돼 혼수센터도 계속
운영해 나가고 입주 상인들의 이전문제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어 구체적인 계획안을 입주상인에게 제시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입주상인협의회 한 관계자는 “동탄신도시 개발 당시 LH로부터 혼수센터를 편입되지 않게 농협이 존치시켜 잔류상인들은 개발과정 동안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인내해 왔으나 최근 입주가 시작돼 매출 증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계약 특약사항은 물론 이주대책도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30년 넘도록 농협과 함께 생업을 이어오면서 이런 경우는 없었다” 며 "진정 농협이 상생을 강조한다면 입주상인들에게
형식적 이주가 아닌 실질적으로 영업이 가능한 장소를 물색해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양 측의 대립을 놓고 A 교수는 " 농협이 작금 모 간부의 '뒷돈거래 무마' 협의로 기소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인데 하나로유통이
영세 입주상인들만 갑질 논란에 휩싸인다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 며 ‘갑’ 측의 폭 넓은 배려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