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단체전 안마 경기에 나선 미국 대표팀의 스티븐 네도로식(25)은 나무랄 데 없는 기량을 선보였고, 미국 대표팀에 16년 만의 메달을 동메달로 안기는 원동력이 됐다. 동료 사이에서 그는 '클라크 켄트'로 불린다. '슈퍼맨' 주인공 이름이다.
물론 닮은 외모도 한몫 한다. 괴력의 주인공이어선 아니다. 형편없는 시력도 닮았다. '아재'들에게 낯익은 '배삼룡 안경'을 늘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 대회 안마 연기를 칠 때는 안경을 벗고 기량을 펼쳤다.
어머니 셰릴이 31일 폭스 뉴스 간판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에 남편 존과 함께 출연해 명확하게 사물을 바라볼 수 없게 방해하는 유전 질환인 사시(strabismus)를 갖고 있는 아들이 얼마나 힘들게 경기하는지 털어놓았다.
"그의 눈동자들은 제대로 눌러져 있지 않다. 눈동자들은 항상 늘어지는데 그의 홍채 일부 섹션이 완전히 없어지기 때문이다. 눈동자가 항상 끝에 몰리기 때문에 시력 문제가 생긴다. 여러분이 꼭 그럴 필요는 없는데 그 아이나 나나 항상 안경을 쓴다. 하지만 우리는 아주아주 빛에 민감하며 몇몇 사람은 결손(coloboma)를 갖고 있어 앞을 보지 못하는데 우리는 운이 좋아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는 경기할 때 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을 이어간 그녀는 "기본적으로 그는 손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며 그는 위치를 잘 알아 차린다. 이렇게 그는 다른 밤에 했던 것처럼 루틴을 따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마 스페셜리스트인 그의 이날 점수는 15.166이었다. 그는 경기 뒤 "오늘 모든 게 잘 풀렸다. 난 신경을 아주 잘 조절했다
"면서 "난 온 인생을 (다섯 로테이션으로 이뤄진) 이 45초에 걸고 훈련했다"고 말했다.
공동 진행자 브라이언 킬미드는 부부에게 어떻게 아들이 한 이벤트만 전문으로 하게 됐는지 물었는데 셰릴은 "그애는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코치에게 안마 기술 전문으로 발탁됐다"면서 그는 안마 스페셜리스트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다른 종목 연습도 하긴 하지만 경기에는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안마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된 것 말고도 네도로식은 전기공학 학위에다 어떤 루빅스 큐브도 10초도 안 돼 풀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아버지 존은 "그녀석은 모든 일에 열심이어서 이런 경지에 이르렀다"면서 "공부도 열심히 했고 늘 퍼즐을 좋아했다. 몇 년째 루빅스 큐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에 미국 체조 선수로는 처음 세계선수권 안마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네도로식은 오는 3일 개인전 안마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한편 동갑내기 여자친구 테스 맥크락켄은 그의 경기 모습을 응원하며 너무 흥분하고 소리를 질러댄 바람에 기절할 뻔했다며 사흘이 됐는데도 여전히 회복 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고 NBC 뉴스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