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인질사건
모 교회의 선교단으로 밝혀져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된 그 곳에 선교활동을 위해 갔다는 사실이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었다
그런 민감한 사안은 일단 덮어두고
이 영화는 긴박했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인질 협상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교섭과 협상의 의미에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한데
현빈은 두 편의 영화 '협상'과 '교섭'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군요
실제로 이 사건이 일어나고 무수한 자료영상들이 뉴스에 나왔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정부의 협상가는 아닌 듯한 짙은 선글라스의 사나이가
그곳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우리나라 요원들 사이에서 함께 보였었다
인질들이 풀려나는 장면이 뉴스에 나올 때 이 사나이의 모습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자연스레 대화하고 친밀감있어 보여 놀라웠다
저 멋진 남자는 누구지?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무수한 의문만 남긴채 그 남자에 대한 정보는 드러나지 않았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현빈이 맡은 역이 바로 그 사나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영화에선 쓸모가 없어진 국정원 요원으로 나오지만.
이 영화에선 현빈의 멋짐이 또 한 번 폭발했다
현빈이 영화를 선택하는 안목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현빈의 역은 멋지게 그려졌다
다른 사람이 연기했다면 그 멋짐이 고스란히 담긴다는 보장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또 한사람 강기영의 연기가 아주 돋보였다
그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감칠나는 연기는
이 영화에서 정점을 찍은 듯 강렬하게 보였다
이제 강기영은 배역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멋진 화면을 담기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는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다음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바위틈에 들어가 반사판을 들고 서 있는 사람
마이크를 카메라에 잡히지 않게 조심하면서 연기자 근처에 대놓은 사람
이 장면이 더 영화 같고 아찔하다
임순례 감독은 새 지평을 열었다
여성감독으로는 첫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데 난 이 말이 왜 이리 슬프게 들리지
그동안 능력 있는 여성감독들이 받았을 충무로에서의 부당한 대우가 좀 아쉽다
임순례 감독님, 좋은 영화 많이 만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