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미사보러 가기 전에 형이 낚시간다기에
잼바른 식빵 3개,소금딸린 삶은 계란 4개,
세째형이 며칠 전에 보내온 큰 복숭아 2개를 비닐에 넣어 주었어요.
형이 밤샘한다더니 아직까지 안돌아오는 걸 보면 정말인가 싶네요.
형은 내보고 자꾸 낚시하러 가자고 해요
난 싫은데..같이 가자니까 가요
그런데 형은 내가 음악듣는 것을 싫어해요.
시끄럽다 해요
난 송가인을 좋아해서 해바라기처럼 그녀만 봐요
넘 귀여워요
전번에 티비에 나와 성형을 했느냐고 사회자가 묻는데
난 아찔했어요.
송가인이 돼지같이 뺨이 불록해서 성형할려 했는데
....안했데요
오호,송블리 여신님,자연산이 전 좋아요
송가인은 년말까지 스캐줄이 꽉 잡혔데요
8년의 무명설움을 벗은 지금 자기가 꿈을 꾸고 있는가 싶데요
난?
나도 꿈꾸고 있는가 싶어요
그만큼 신앙생활이 행복해요.
문학에 순교하겠다는 신념으로 살았는데
뜻밖에 구원을 받아...
내 공책에는 예수님과 성모님께 대한 글들이 가득해요.
난 난해한 현대시에 빠지지 않을래요.
물론 독서백편 의자현(讀書百編意自現) 즉 글을 백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
하지만 안할래요.
난 일상적으로 살아간 대개의 사람들을 본받고 싶지
문학에 너무 빠지진 않을래요
그냥 형과 단둘이서 서로 믿고 의지하고 ...
어떨땐 나도 형때문에 화날때 있어요.
턱도 없는 말을 할때는 나도 성이 나요
그러다가 돌아서서 가만히 웃어요.
형에게 성을 내서 좋을 게 어디 있어요?
마귀나 기뻐하지요.
어쨌던 형이 아직까지 안돌아 오네요.
컴과 티비를 내가 점령한 건 기쁜데...
내가 형에게 일억되는 돈을 주었는데
줄때도 그렇고
형이 사업하다 잃은 지금도 그렇고
돈이 뭐 그리 중해요?
형제간의 정(情)이 소중하지요.
난 윤동주선생님처럼 뼈있는 글을 못써요.
또 날때부터 시(詩)를 갖고 태어 나신 이해인처럼 못써요
내가 어디 있던
공장에 있던 병실에 있던
이 두분은 내 마음의 스승이예요.
앞으로도 똑 같을거예요.
그러니까 난시인은 아니고 그저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예요
그런데 난 신자임은 확신해요.
마음깊이 예수를 뜨겁게 사랑해요.
성모님도 무척 존경하고요.
그래도 그 무엇보다 내 어진 형을 더 사랑하지요.^^
내게 화가 나면 개새끼하면서 욕하지만.
(맨날 내게 욕해요.)
이제는 나이가 많으니 도덕성을 잃어 혼자서도 욕을 해요.
누가 먼저 정신을 잃겠죠.
내가 잘 버티어야 하는데
내가 정신을 놓으면 안되는데
형을 내가 지켜주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경건의 훈련이 필요한거예요
(늘 경건할 수 있도록 경건의 연습을 자주 하자 - 성 바울)
그게 걱정이예요.
내가 형의 짐이 되는 건 싫어요
벌써 12시를 넘겼는데 형이 아직 오직 않네요.
내 휴대폰이라도 있으면 전화를 해보겠는데
앞으로 돈이 생기면 내 휴대폰 하나 살거예요
난 아름답게 살다 간 장애인이예요.(세상사람들은 모를거예요)
내 모든 것을 잃었다가(나중엔 내 목숨까지 내놓았어요)
모든 것을 찾았어요.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세상살이 뭐 힘드나요?
사랑이 없어서 고통을 겪지
형이 맨날 날 바보라 욕하지만
사랑은 모든 것을 참고 모든것을 견디며 모든 것을 감싸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이깁니다 - 성 바울
내가 친한 사람이 없는 건 사실이예요
그러나 세속의 교제를 하진 않을 뿐 마음으로 늘 만나요.
여자는 아니예요.
그건 하느님께서 싫어해요.
우정!
만나고 싶어도 참아요.
금슬지교(琴瑟之交)! -백아가 높은 산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뜯으면 벗인 종자기가 높은 산에 오른 기분을 말했고
백아가 넓은 바다를 생각하며 거문고를 뜯으면 종자기가 넓은 바다에 있다고 말했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하면서 스스로 거문고줄을 끊어 버렸다.
세속적인 의리야 얼마든지 있겠지요.
나라를 걱정하여 한 마음이 될 수도 있겠고
이념을 같이 하여 하나된 마음으로 사귀는 벗도 있겠지요.
신앙을 같이 하여 또 한 마음이 되는 사귐도 있겠지요.
같은 믿음을 가진 천주교 신자?
.....난 아니예요
난 형이 더 좋아요.
같은 믿음을 가진 신자를 좋아하긴 하죠
그런데 형이 진정한 벗이랍니다^^
예수도 좋고 믿음이 같은 신자들도 좋지만
난 형이예요.
그게 나의 한계예요
인간적인 형은 늘 천주교를 사도(邪道)라 해요^^
난 그런 형과 예수님과 같이 살아가요
그런데 이게 다른 신자들도 그러한지 모르겠는데
예수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성모님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을 내놓겠다는 것!
인간으로 태어 나 더 없는 축복을 받았다 - 이교영
그러면 다 된 거죠
어제도 행복했고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하리라 - 알베르 카뮈
난 그를 사랑해요
마흔 나이에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
젊었을 때 그의 작가 수첩을 읽어 보며 그처럼 되기를 꿈꾸었어요
사르트르나 카뮈가 유신론적 실존주의자였다면...
그게 너무 아쉽네요
아니라 생각되어지면 돌아서라 - 히브리서
어쨌던 성경말씀이 내겐 더 소중하죠
어떻게 해서 생긴 믿음인데.
얼마나 고생하여 성령을 받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