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에 바람이 불면 거대한 흰색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바람개비의 정체는 풍력발전기. 장쾌하게 뻗은 백두대간의 능선에 풍력발전기가 도열하듯 줄지어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매봉산풍력발전단지 전경 (제공 : 태백시청)
환경도 살리고 경관도 살리는 풍력발전
매봉산풍력발전단지는 태백의 우수한 바람 자원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고 전 세계적 화두인 기후변화에 대비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바람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인 셈이다.
바람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
매봉산풍력발전단지에는 총 17기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매봉산에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선 것은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이다. ‘바람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분다. 매봉산의 연평균 풍속은 초속 8.3m. 대관령의 바람보다 더 강하다. 초속 3~4m면 풍력발전기 날개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초속 5m가 넘으면 발전이 가능하다.
매봉산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현재 매봉산풍력발전단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2㎿(메가와트) 9기, 0.85㎿ 8기 등 총 17기다. 여기에 사업 준비 중인 4㎿ 7기가 있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전기는 이용률 25%일 경우 약 11만5632㎿h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20년 태백시 전체 사용 전력의 37%에 해당한다. 1가구가 월평균 290㎾h(킬로와트시)를 사용한다고 하면 약 3만3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억 원이나 되니 결코 적지 않다.
매봉산의 연평균 풍속은 초속 8.3m다.
‘바람의 언덕’ 매봉산 바람은 대관령 바람보다 강하다.
매봉산풍력발전단지는 여행지로도 인기 만점이다. 고산준령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 거대한 풍력발전기, 산기슭부터 정상 부근까지 펼쳐진 초록의 배추밭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펼쳐내기 때문이다.
하얀 풍력발전기와 초록색 배추밭
최근에는 차박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차박 성지’로 유명세를 떨치는 중이다. 산자락을 가득 메운 배추밭과 풍력발전기의 조화가 눈길을 끌고, 해가 지고 난 후 밤하늘의 별이 마음을 끌고, 새벽의 황홀한 일출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여기에 운해의 장관은 보너스다.
차박 명소로 사랑받는 바람의 언덕 (제공 : 태백시청)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제공 : 태백시청)
태백시의 주요 고랭지 배추 재배단지이기도 한 매봉산풍력발전단지에 배추밭이 조성된 것은 1960년대다. 이유는 지역민의 소득증대가 아니라 산림녹화 사업의 일환이었다. 당시에는 난방 연료가 넉넉하지 못해 화전민들이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다량의 땔감이 필요했다. 전국의 산이 민둥산으로 변할 정도로 나무를 베었다고 하니 그 상태가 매우 심각했던 모양이다. 보다 못한 박정희 정부는 화전민 정착과 산림녹화 사업의 일환으로 매봉산 일대를 배추밭으로 개간하였다. 이때 정부의 요청으로 거지왕 김춘삼이 무리를 이끌고 산을 개간했다고 알려진다. 다행히 태백 탄광산업의 호황으로 난방용 연탄이 널리 보급되면서 땔감용 나무의 소비가 줄어들어 정부 정책이 다소나마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화전민 정착을 위해 조성한 고랭지 채소밭
면적 120ha(헥타르)에서 수확되는 배추는 약 5400톤이다. 농민들은 배추를 재배해 연간 40억 원의 소득을 올린다. 4~5월에 파종해 8월 10~9월 10일에 출하한다. 매봉산 산자락을 가득 채운 초록색 배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하얀 풍력발전기와 파란 하늘의 조화로운 풍경을 보려면 7~8월이 가장 좋은 시기다.
백두대간의 능선에 도열하듯 줄지어 있는 풍력발전기
매봉산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여행 정보
※ 매봉산풍력발전단지
- 주 소 :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9-384
- 문 의 : 033-550-2081(태백시 문화관광과)
- 홈페이지 : www.tour.taebaek.go.kr
주변 여행지
추전역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에 위치한 기차역. 무연탄 수송을 위해 1973년 개장하였다. 역사에 태백시 관광자원과 태백선 역사를 알려주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역장과 역무원의 복장 등이 마련되어 있어 탐방객들이 역무원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주 소 : 강원도 태백시 싸리밭길 47-63
- 문 의 : 033-553-8550
- 홈페이지 : 없음
황지연못
낙동강 1300리 물길의 발원지. 태백 시내 중심부에 있으며 상지, 중지, 하지 등 세 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일 큰 못인 상지의 둘레는 약 100m다. 하루에 약 5000톤의 물이 용출되어 경상도를 지나며 영남의 들녘을 적시는 낙동강이 된다. 옛날 이곳에 살던 황부자가 시주를 요하는 노승에게 시주 대신 두엄을 퍼 주어 이에 천지가 진동하면서 집터가 연못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 주 소 : 강원도 태백시 황지연못길 12
- 문 의 : 033-550-2828
- 홈페이지 : www.tour.taebaek.go.kr
글/사진 : 오주환(여행작가)
※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취재하였습니다.
※ 위 정보는 2021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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