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시장은 이탈리아의 총선결과, 미국의 시퀘스터(예산 자동감축) 논의에도 불구하고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완화 지속 발언에 신경을 더 쓸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는 26일(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지속 발언과 경제 지표 호조로 급락 하루만에 상승 마감했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조정에도 불구하고 2000대를 간신히 지켰다. 외국인은 7거래일에만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0p에서 든 의문=코스피지수는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4번(2012년2월, 9월, 12월, 2013년2월)의 2000대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는 9.8로 이전 3번보다 훨씬 높다.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지 않다는 의미다.
또 주가 상승의 기본이 되는 12개월 포워드 EPS(주당순이익) 역시 지지부진하고 환율 상황도 녹록치 않다. 다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경기선행지표, CDS(크레디트디폴트스왑) 프리미엄 등 일부 매크로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장기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정의 비율이 작아지면서 추세적 하단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는 직각 삼각형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지속형’ 패턴으로 향후 상승의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그러나 단순히 매크로에 대한 기대감만을 가지고 장밋빛 전망을 가지기는 것을 경계했다. 이익전망 추이가 개선되고 있는 반도체 반도체장비 통신서비스 유통 지주회사 음식료 은행 등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코스피 대안될까=최근 시장 움직임 중에서 눈에 띄는 것 하나는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다. 코스피 시장이 2000대를 두고 고민에 빠진 사이 코스닥 지수는 530대를 타진하고 있다.
보통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는 중소기업 지원 분위기가 고조되고 전방산업의 투자가 활성화 되며 저금리 환경의 유지, 경기 턴어라운드 등의 변수가 나타난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으로 중소기업 투자 확대라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이외의 변수를 찾기는 사실상 힘들다.
김대준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527,000원 3000 -0.2%)를 제외할 경우 시가총액 100위 기업의 순이익 합계는 지난해 7월부터 감소하고 있는데 수익성이 둔화되면 기업의 신규투자가 쉽지 않다”며 “또 현재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가 5.61%포인트로 연초대비 10베이시스포인트 확대되는 등 중소기업에 유리한 금리 환경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의 장기적 강세를 예상하기에는 여러 요건들이 아직 미흡하다는 얘기다.
그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대형 기업의 주가가 이동평균선을 상회한 비율이 64%로 과열국면에 진입했다”며 “기술적 관점에서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으므로 코스닥 투자 비중을 줄이고 차익실현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