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관학교 때 학생연대 연대장님(노홍기 대령님)이 우리 유격 출동 신고할때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귀관들,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참아내고 이겨내야 값진 나를 찾을 수 있다."
어쩌면 되게 식상한 말인데도, 유격훈련이라는 부담감으로, 완전군장 전술행군이라는 부담감으로 짓눌려 있던 우리가 사기백배해서 "까짓거 군생활에 한번인데 빡세게 받고 가자~!"며 함성 올릴 수 있던 큰 힘이 되었고, 지금껏 내 뇌리를 스쳐지나가며 짜릿한 전율을 남겨준다.
어제 학사42기이 임관기념앨범을 수령하고 나서 삼사관학교장 박장규 소장님, 학생연대장 전임 노홍기 대령님, 후임 소순화 대령님, 제13훈육대 대장 이정룡 소령님의 사진을 보는 순간, 그 때의 그 고된 후보생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참아내지 못하고 뛰쳐나간 동기생이 있었다. 그 친구는 지금쯤 어느 훈련소에서 이등병 계급장 하나 달고 박박 기고 있을 거다. 그 때 그 유격을 이겨낸 사람은 지금 비록 몸과 마음은 훈련으로 여유없고 고되지만 명예롭게 대한민국 육군 소위로 임관해서 지금 OBC를 거의 마쳐가고 있지.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은 OBC지만 마지막이라 그런지 야외훈련이 많다. 지난 설 이후로 거의 매일 눈 맞으며 교육받았던 거 같군. 조립교 구축, 급수장 운영, 도하지원, 실지뢰 매설, 그리고 다음주에 실폭파 훈련.. 그것만 끝나면 공병학교에서 군장착용하고 받는 교육은 끝나는군.
2주동안 밖에서 날씨에 시달렸더니 주말이 나른하니 너무 편안하구나.
휴식은 좋아~^^
예전에 학교 다닐 적에 힘든 답사 끝나고 느끼던 그런 회복감이 온 정신과 몸을 기분좋게 한다.
요즘 스터디 하느라 바쁜가?
정말 힘든 일이다. 스터디라는 것...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수 없는 말들을 파헤치고 그 속에서 논리를 추려내고, 그 논리가 맞네 다르네하지.. 그리고 스터디가 끝나도 풀어지지 않은 의문점은 두고두고 사람을 괴롭히지. 그게 뭘까? 왜 내 생각이 틀린 걸까? 그런 점에서 공부는 힘들지. 지금 당장 느껴지는 포만감도 없고...
그럴때에 가끔 바람도 쐬고 일상에서 탈출도 해보고, 스터디하는 환경도 바꿔보는 변화의 포인트를 줘보는 것도 좋다는 걸 공간지기 회장은 알아야 하지.
삭막한 방학철 강의실이나 어수선한 암실에서 하다가, 어느날은 차나무 사이로에 가서 이슬차라도 한잔씩 받아놓고 거기서 조용한 음악과 함께 서로 토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스터디를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건 그 딱딱한 분위기와 그걸 깨뜨리지 못한 탓이란걸 여기서야 느끼게 된다. 휴식이란 다른게 아니더구나. 내가 부대안에 있던 밖에 있던 군인인건 마찬가지이지만, 내가 취하는 상황이 나에게 휴식이 되는 거지.
너무 욕심 부리지는 마라. 그렇다고 게을리 하지도 마라.
지금 배부른 걸 모르지만, 나중에 살찐 너희들을 발견할 거야.
첫댓글 이미 충분히 살찐 아이들인데...
매우 충분히 살찐 엉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