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금요일부터 휴가였다.
다행히 목욜부터 비가 그치긴 했지만 여전히
비는 계속될거라는 일기예보에 함께 놀거 가기로
한 친구들과 난 맘을 조려야만 했다.
다행히 예정대로 출발하기로 한 금요일 아침.
뭐.. 화창한 날은 아니었지만 비가 오지 않는게 어딘가.
게다가 다들 휴가갈 엄두를 내지 않아서인지
강원도로 가는 길은 정말 뻐~엉 뚤렸다.
중간에 기사식당에 들러 올갱이해장국으로 점심을 때우고
청평->춘천->인제로 향했다.
강원도는 참으로 오랜만에 가는거였다.
시..실은 두번째.
고등학교때 단체로 설악산간거 빼곤 첨이니까. -________-
춘천쯤 와서는 산을 타고 가야하는 도로사정으로 운전자는
힘들다고 툴툴댔지만 그 와중에 시원하게 뚤린 도로와 파란
하늘에 하얀구름 정말 사진에서 본듯했고 철모르는 우리들은
소리지르고 현대카드 CF흉내를 내며 창밖으로 손바닥을 내보이곤했다.
인제에 도착하니 다시 하늘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듯했다.
물론 날씨는 전혀(?) 덥지 않았고 엄청나게 불어난 내린천을 보면서
다행히 소양강보단 물이 깨끗하야 래프팅의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비교적 값이 싼 맘 좋은 아주머니 집에 민박을 한 우리들은 사온
고기로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또 옥수수 하나씩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비는 오지 않았지만 래프팅 하기엔 너무 추울거 같아 잠시뒤로
미루고 방동약수터를 찾아가기로 했다.
정말 산속에 깊.숙.이. 그리고 높.은.데. 있었다.
그래도 정말 유명한 약수인지 여기저기에서 물통을 들고 온
아줌마 아저씨들도 많았고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도 많았다.
강원도 산골짜기는 꼭 어렸을때 보았던 야쿠르트 선전할때
나왔던 그런 산의 모습이었다. 산안개가 약간 걸쳐 있는 모습.
철분이 많이 들어있어서인지 약수를 뜨는 국자가 온통 붉었는데
몸에 좋다는 말에 덥석 한모금을 먹었다가 욱! @.@
그냥 맨입으론 먹기 힘들었다. 설탕을 타 먹으니까 꼭 사이다 같았지만.
래프팅은 결국 날씨 사정상 하지 못했고.. 아쉬비~ ㅡ.ㅜ
방태산 자연휴양림에 가서 산림욕과 등산을 하다가 비가 많이
올거라는 일기예보와 심상찮은 하늘땜에 결국 다음날의 행선지를
속초로 잡고 해가 지기전에 미시령을 넘고자 우린 서둘렀다.
미.시.령.
난 운전을 못하지만 하게 되더라도 별로 가고 싶지 않다.
너무 가파르고 너무 높더라. ㅡㅡ;
역시나 일요일은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려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속초 워터피아에 가서 온천욕을 하면서 몸을 풀었다.
밖에는 설악산과 절벽이 둘러져 있고 온천욕은(순도 100%는 아닌듯..)
그 동안의 여행에 대한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산골짜기에 있을땐 정말 먹을거 없더만 속초에 오니 그 유명한 황태가 있었다.
황태구이 황태찜 황태국 황태찌게 등등.
개인적으로 오성식당에서 먹었던 뻘건 돼지불고기와 뽀얀 황태국은
그 맛이 극과극이라 더 맛깔스러웠고 덕분에 밥두공기를 먹었다. -___-
서울로 출발해야하는 월요일 아침
밤에 제대로 보지못한 속초 건어물 시장과 어시장 속초항구
오징어잡이배 앞에서 사진도 찍고 거리에 널부러져있는 불가사리들을
막대기로 툭툭 쳐보기도 하고 난생처음 본 해파리는 넘 신기하기만 했다.
유난히 특정배 주위에만 몰려있는 해파리때들!
작은것부터 세수대야만한 것도 있고 신기해서 나무가지로 함 건져보려
했는데 생각보다 투명해서 그렇지 엄청난 무게였다.
근처 황태도매집을 물어물어 찾아가 황태도 몇마리 사고 쥐포도 사고
방파재를 지나 빨간 등대 밑에서 서해와는 차원이 다른 파도소리에
약간 겁을 먹었지만 언제 또 맡아볼까 싶어 비릿한 바다내음을
가슴 속 깊이 것도 실컷 마시고 왔다. ^^
서울로 올라오는 길 운전하는 친구가 다신 미시령을 넘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영동타다가 중앙고속도로로 오는데 약간 막혔지만
내려오는 길에 잠깐잠깐 들른 강릉과 낙산해수욕장
다들 '수영금지'라는 표시판땜에 수영도 못하고 있더만..
실은 파도 보다도 물에 들어감 넘 추울거 같았다.
월요일 역시나 젤루 편한 집에 도착해선 쓰러져 자고 화요일은
조카들과 신나게 놀아주고 수요일과 어젠 밀린 친구들 만나고
오늘 출근하고 보니 역시나 해야할 일들이 잔뜩이나 쌓여있다.
그래도 문득문득 휴가때 보았던 장면들 그때 기분들을 생각하니
견.딜.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