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 항아리
한가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만원이다. 밤마다 떠오르는 달이지만 한가윗날 밤 월광의 풍취는 자별하다 옛날 사람들은 달의 이미지를 커다란 항아리로 잡아냈다.l 이름 하여 달 항아리(白磁大壺) 희고 둥근 달 항아리를 들여다. 보면 눈이 시원해져 온다. 처자의 부푼 엉덩이 같기도 하고 뽀얗게 젖살 오른 아이 둥근 턱 같기도 하다. 그래서 미술 사학자 최순우는 “넉넉한 맏며느리 같다.” 고 했을 터.
달 항아리의 비밀은 이음매에 잇다. 예전엔 이렇게 큰 항아리를 물레로 뽑아 올릴 기술이 없었다. 젖은 대토가 주저 앉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발을 맞대 포개듯 반씩 빚어 이어 붙였다. 그래서 달 항아리의 포인트는 완벽한 조형미기 보다는 약간 기우뚱하고 뒤틀린 그래서 어리숙한 자연미에 있다. 기교보다는 소박함을 앞세웠던 옛사람의 심성을 닮은 것이다.
달 항아리를 즐겨 소재로 쓴 화가는 김환기 화가 스스로 ‘내 예술의 모든 것은 조선백자 항아리에서 나왔다.“고 했을 정도 몇 달 전 한 경매에서 15억 원에 낙찰 된 그의 그림 ’달 항아리와 매화‘를 두고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논리적이면서도 장식적으로 펼쳐진 매화들’ 나는 새 달빛은 간결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구성을 이루고 있다.‘고 평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강익중 역시 달 항아리의 미학을 서구인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달 항아리의 또 다른 이미지는 圓融 無碍이다. 원효선사가 “중생의 심성은 원융 무애하여 태연하기 허공과 같다.”고 했거니와 그윽한 달 항아리를 지켜보고 있으면 보름달처럼 원만 하며 거칠 것 없는 순백한의 기쁨이 차오른다. 그러니 달 항아리는 마음을 담는 그릇이랄 수밖에.
이번에 한가위엔 태풍 ‘꿀랍’의 영향으로 비가 올 것이라고 달맞이를 기다리던 이들이 실망하겠다. 그러나 어디 하늘에만 달이 있겠는가? 마음속에 환한 만월을 띄워도 좋을 것이다. 달을 닮은 달 항아리 하나 마음의 광에 들여다 놓고 가족과 이웃에 대한 고마움을 가득 채워도 좋으리라. ‘불속에 구워내도 얼음 같이 하얀 살결’을 닮은 가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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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天 池古瓮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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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靑天靑海靑山 원문보기 글쓴이: 靑天 池古瓮
첫댓글 마음속에 항아리 들여다 놓고 무엇으로 채울까나 두껍아내 항아리좀 채워주렴'
좋은 감정으로만 채워야 하는데...... '두껍아
글쎄항아리 가슴에 품고 있는 인간은 행복한 사람이라오
이름도 예뻐라 달 항아리 풍성함을 만천하에 전하소서,,, 감사
그래유항아리 왜 이렇게 정감이 흐르는지
밝고 깨끗하고 둥근 백자항아리.단아한 자태의 여인이로군요. 감사
그렇지유 어찌 보면 백자항아리 안고 있는 백치 아다다 같기도 하고
달항아리는 푸근한 자네 맘 같기도 하지. 감사
그런데 아직도 美에는 감각이 무디어서 청자 빛을 잘모르겠어 더군다나 국립 박물관에 있는항아리를 보면 눈이 이상해서 그런지 흰백이 아니더라구유
보름달 = 항아리 = 여인네 = 풍성함 = 행복 = 가을(?). 감사
그러면 통하는것 같은데 요즘 순백의항아리 보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 이거 칠푼이가 되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