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티키타카
:: 레알의 안첼로티 시대, 갈락티코 3기를 미리보다
예로부터 레알마드리드는 별들이 모인 ‘은하수 군단’이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를 휩쓴 레알마드리드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알프레도 디스테파노, 헝가리 출신의 페렌츠 푸스카스, 프랑스 출신의 레몽 코파, 스페인 칸타브리아 출신의 파코 헨토 등 각지에서 영입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황금시대를 열었다. 1980년대를 주름 잡은 ‘독수리 오형제’는 유소년 팀 출신을 중심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미첼, 미겔 파르데사, 마놀로 산치스 등은 마드리드 출신으로 레알마드리드를 대표했다.
2000년대에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부임하면서 갈락티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우승컵과 성적이 아니라 선수단의 존재 자체로 흥행성을 갖는 팀을 만들어 상업적 성공을 이루겠다는 방향성을 가졌다.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이 차례로 영입됐다. 당시 레알마드리드는 수비수 파본 등 유소년 출신 선수도 조화를 이루는 ‘지다네스 이 파보네스’ 정책을 폈는데, 결과적으로 ‘파보네스’는 실패했다.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 이후 어느 누구도 유소년 선수 출신으로 레알마드리드 1군에 진입하지 못했다.
2010년대에 페레스 회장이 다시 돌아오면서 갈락티코 2기가 출범했다. 2009년에 카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사비 알론소가 한꺼번에 영입됐고, 2010년에는 ‘갈락티코 감독’ 주제 무리뉴를 필두로 메주트 외칠, 자미 케디라, 앙헬 디마리아 등이 가세했고, 2012/2013시즌까지 수 많은 선수들이 합류해 ‘라 데시마(La Decima)’를 노렸다. 2기 갈락티코는 코파델레이, 라리가, 수페르코파 우승컵을 차례로 들며 FC바르셀로나의 독주를 저지하는데 성공했으나 궁극의 목표인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전문가 안첼로티와 지단 |
이에 레알마드리드는 AC밀란을 이끌고 선수와 감독으로 두 번씩 총 4차례나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레알마드리드의 마지막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결승골을 기록한 레전드 지네딘 지단을 코치로 내세운 3기 갈락티코를 준비하고 있다. 호날두와 카카, 벤제마, 알론소 등 2기 주축 선수들이 여전히 중심에 있기 때문에 지금의 선수단은 2.5기 정도의 과도기로 볼 수 있다.
안첼로티의 계약기간은 3년이다. 2013/2014시즌 레알마드리드의 팀 개편 상황을 살펴보면 장기적으로 UEFA 지도자 라이선스를 획득한 지단 중심의 3기 체제 출범을 내다볼 수 있는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시기로 보여진다. 이번 시간에는 안첼로티 체제의 선수단 운영 특징을 중심으로 갈락티코 3기의 청사진을 예상해봤다.
+ 스페인화 +
페레스 회장은 올 여름 연이어 스페인 유망 선수들을 영입하며 “레알마드리드를 스페인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레알마드리드는 해외 국적의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스페인을 대표한다는 정체성이 약해져 왔다. 스페인 대표팀의 구성원 대다수가 ‘라이벌’ FC바르셀로나 선수들로 구성되어왔던 흐름을 뒤집기 위해 최근 유럽을 정복한 스페인 21세 이하 대표 선수들을 줄줄이 데려왔다.
2012/2013시즌 라리가에서 맹활약한 말라가 미드필더 이스코, 레알소시에다드 미드필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가 총액 7,000만 유로에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어다. 레알마드리드 유소년 팀 출신으로 2012/2013시즌 바이엘레버쿠젠으로 이적했던 라이트백 다니 카르바할도 재영입 옵션을 통해 원대 복귀시켰다. 이 세 명의 선수에 쓴 돈이 한화로 약 1,130억원 가량이다.
이스코에 대해선 라리가 탤런트에서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이야라멘디는 작은 알론소라고 할 수 있다. 볼을 관리하는 기술이 탁월하고, 전방으로 빠르게 배달하거나 상대 압박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방향을 공을 연결하는 시야와 정확성이 뛰어나다. 화려하지 않지만 레알소시에다드가 지난시즌 라리가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전방에 아무리 빠르고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역습 상황에서 늘 올바른 선택으로 공을 전달한 이야라멘디의 공헌이 없었다면 작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카르바할은 힘과 기술, 스피드를 겸비한 역동적인 라이트백이다.
이들뿐 아니라 FC바르셀로나의 ‘라마시아(농장)에 대항하는 ‘라파브리카(공장)’가 키워낸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와 헤세 로드리게스를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2013/2014시즌 1군 스쿼드에서 선발 및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될 스페인 국적의 선수가 상당히 많다.
기존의 이케르 카시야스, 디에고 로페스, 알바로 아르벨로아, 세르히오 라모스, 사비 알론소를 포함하면 10명 가량의 스페인 국적 선수들이 2013/2014시즌에 레알마드리드의 중심 선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스코와 카카 그리고 안첼로티 |
+ 베이비 마드리드 +
새로운 레알마드리드 선수단에 보이는 또 하나의 특징은 연령대다. 현재까지 확정된 총 25명의 1군 스쿼드의 평균 연령이 25.5세에 불과하다. 23세 이하 선수만 9명이다.
수비진에는 지난 시즌 이미 베테랑 페페를 제친 라파엘 바란(20)이 ‘이에로의 후계자’로 불리며 세르히오 라모스의 짝으로 낙점됐다. 풀백 포지션에는 알바로 아르벨로아의 자리를 다니 카르바할(21)이, 마르셀루의 자리를 나초 페르난데스(23)가 이어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나초는 주제 무리뉴가 1군 선수로 끌어올렸던 선수로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모두 겸할 수 있는 전천후 수비수다. 여기에 안첼로티 감독이 지켜보겠다며 1군에 포함시킨 러시아출신의 미드필더 데니스 체리셰프(22)도 2002년부터 레알마드리드에서 키워온 기대주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와 레프트백을 겸할 수 있다.
루카스 모우라를 배출한 상파울루 유소년 팀의 또 다른 작품 카시미루도 올 초 2군 선수로 영입된 뒤 1군 계약을 마쳤다.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카시미루(21)는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과 터프한 수비 및 강력한 슈팅력과 패싱력을 가진 브라질의 램파드다. 이미 자국 선수 중심으로 선발했던 브라질 대표팀에서 5회의 A매치 출전 경력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모라타(20)와 헤세(20)는 최전방과 측면 공격수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힘과 기술, 스피드, 결정력을 두루 갖춰 벤제마와 호날두의 스페인판 장기적 대체자로 불린다. 메주트 외칠도 만 24세에 불과하고, 벤제마와 마르셀루도 이제 만 25세인 젊은 선수다. 레알마드리드는 지난 몇 년 중 가장 어린 선수단을 구축했다. 3기 출범 시기가 되면 이 선수들이 무르익은 나이가 될 것이다.
+ 카카의 마지막 기회 +
카카는 2009/2010시즌 레알마드리드 입성 당시 전반기에는 호날두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미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혹사와 피로골절, 급격한 방향전환 동작을 자주 시도하면서 서혜부 근육이 약화되며 생긴 만성적인 부상으로 역동적으로 치고 달리는 능력을 잃고 슬럼프에 빠졌다.
경기를 읽는 눈과 패싱력이 워낙 탁월해 여전히 좋은 선수로 분류되지만 1,000만 유로의연봉과 6,7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매기기엔 부족한 활약이다. 카카는 계속해서 부활을 도모했지만 큰 경기에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몸값으로 이적도 쉽지 않았다.
2013/2014시즌은 카카가 레알마드리드에서 명예회복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카카의 몸값을 떨어질 데로 떨어졌고, 동일 포지션의 젊은 경쟁자들도 늘어났다. 안첼로티는 카카가 AC밀란에서 전성시대를 보낼 때 가장 잘 활용한 감독이다. 그는 팀 훈련에 앞서 “너에게 달렸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카카는 갈락티코 2기가 정리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전반기에 승부를 내지 못하면 2014년 1월 겨울 이적시장에 새 팀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카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희망하고 있으며, 그에게 필요한 건 출전 기회와 강렬한 활약이다. 레알마드리드 역시 카카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미션이다.
+ 2013/2014시즌 예상 라인업 +
아직 레알마드리드 선수단의 모든 영입 및 방출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 상황에서 예상해볼 수 있는 안첼로티 체제의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전체적인 틀은 무리뉴 시기와 다를 바 없다. 이스코, 외칠, 모드리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여부가 변수다. 동시에 활용할 수 있고, 위치를 다르게 배치할 수 있다.
경기 중에는 어차피 호날두가 측면에서 전방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많고, 이스코 역시 2선보다 전방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좋다. 외칠과 모드리치가 플레이메이커 영역에서 번갈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알론소 혹은 이야라멘디가 후방에서 볼을 컨트롤 하고, 주고 받고, 길게 찔러주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아직 레알마드리드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알론소는 최근 부상이 잦고 체력이 떨어져 장기적 대체자인 이야라멘디에게도 적지 않은 기회가 갈 것이다.
라울 알비올의 이적이 확실시 되면서 페페는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페페가 떠날 경우 센터백 영입이 추가로 필요하다. 나초가 두 포지션 모두 백업 요원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파비우 코엔트랑도 이적이 시간 문제다. 아르벨로아가 상황에 따라 좌우풀백 포지션을 겸할 것으로 보인다.
개러스 베일이 영입될 경우 앙헬 디마리아는 떠날 것이다. 디마리아는 현재 레알마드리드 스쿼드에서 유일한 전통형 윙어다. 부지런하고 빠르며 기술적이고 영리한 디마리아는 베일이 영입되지 않을 경우 전술적 효용가치가 커 잔류해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골키퍼 포지션에는 카시야스가 디에고 로페스를 제치고 다시 선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첫댓글 밑에 포메이션 2선쪽 위치차이 빼고는 제가 생각한거랑 비슷하네요 선수단자체도 이과인의 유무차이빼고는 똑같고
카카만 없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솔직히 마지막 기회는 지난시즌까지로도 충분히 넘치게줬는데ㅜㅜ영건들과 새롭게 시작했으면 ..
갈락이라하기엔 실력은몰라도 네임별루는 갖다대기힘들듯 1기너무 사기라 그런가
요새 너무 갈락티코같은팀이 많아져서그럼..
형들 피파3 레알 예상 주전 스쿼드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