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29번째 주인공은
<더 셜리 클럽>의 박서련 작가다
젊은이의 글 쓰기 방법과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기까지
약간의 적응도 필요하고 새로운 단어를 습득하는 어린이 같은 지적 자극도 꽤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주인공 설희가
우연히 호주의 축제장에서 거리행진을 하는'더 셜리클럽'을 발견하고 무작정 그들을 따라간다
셜리라는 이름은 주인공 설희이름과 묘하게 어감이 닮아있어 주인공이 택한 것 같다
어학원에서 영어이름 짓기를 할 때마다 셜리라는 이름을 선택한 주인공은 호주에서도 이 이름을 자연스레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셜리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 외국인은 픽~ 하고 웃기 마련이다
셜리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숙이, 순이, 순자 등 지금은 거의 짓지 않는 이름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영어권에선 이미 촌스러워진 이름이란 뜻이다
동숙이란 이름으로 출생신고하는 사람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겠지
나중에 숙 클럽을 만들어 책 속의 할머니들처럼 네트워크를 형성해 재미지게 활동해 볼까
주인공이 '더 셜리 클럽'의 멤버들을 무작정 쫓아가게 된 일이
사고무친 호주에서 그녀가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아주 귀한 인연을 만들어 줬다
그들과의 첫 만남에서
"제 이름도 셜리예요"
라고 말한 순간 주인공 설희는 셜리클럽에 가입하게 되고
그곳에서 연인도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녹녹지 않은 호주에서의 워킹홀리데이 이야기와
젊은이들이 살금살금 연애하는 이야기가 조화롭게 이어진다
그리고 호주를 여행한 것 같은 느낌까지 드는 걸 보면
꽤 자세히 여정을 묘사해 주지 않았나 싶다
이 비행기를 놓치면 어떡하지?
버스로 떠난 , 승용차로 떠난 사람들을 이 비행기가 따라잡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근거림도 잠깐 가슴을 뛰게 해 준다
책을 덮으며 그들의 뒷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요즘 내가 좋아하는 중견소설가들이 소설을 잘 내놓지 않으니
궁금해진다
이 작가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들의 깊이 있고, 읽을수록 맛난 문장들을 또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간절한 기다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