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토요일 저녁 故 김동권군의 둘째 아들 결혼식이 신라호텔에서 있었다.
부인이 미리 나에게 참석 여부를 물어서 꼭 간다고 약속을 하고
7월 5일 故 김연철군 추모미사 후 저녁식사 때 동기들에게 이를 알렸더니 참석자 대개가 묵묵부답.
아침 산책을 하였었고, 점심에는 고등동기 딸의 매리어트호텔에서 결혼식을 갔었고,
마지막으로 오늘의 행사는 이걸로 끝이다.
집앞을 지나는 144번 나의 자가용 버스를 타고 전용차선을 달려 장충단에서 내려 걸어올라가니까 30분 전에 호텔에 도착한다.
왼쪽이 의사로 길병원에서 전공의 수련 중인 장남,
이 아들 결혼식때도 내가 갔었는데 벌써 애기가 둘이란다.
동권이를 떠나 보내고 굳굳히 동인병원을 지켜온 이사장인 부인,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으로 법학대학원을 나오고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중인 신랑.
동권이를 많이 닮은 것 같다.
식장 안에는 온통 꽃으로 치장을 해 두었고 안내를 받아 좋은 자리를 잡아 둔 7번 테이블의 서울의대 26회 자리.
그러나 권무일 부부 뿐, 이 부인도 우리와 같이 서울대 병원에서 근무를 하였기 때문에 나는 잘 알지요.
"얼굴 편안해 보입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남자는 형편이 풀리면 얼굴에 고생한 것이 나타나지 않으나
여자는 얼굴에 그대로 다 나타난다면서 무일이가 고생을 안 시키니 그렇치 않은가?
좀 있으니 3년 선배이신 이영일 선배님이 나타나신다.
"역시 의리파로군"하시면서, 첫째 결혼식에도 주례를, 이번에도 주례를 맡으셨단다.
"후배가 선배님이 하시는 주례사를 귀담아 듣겠습니다"라며 겁준다.
결혼식은 차질없이 진행이 되었고 주례사는 사랑과 이해를 으뜸으로 하여 여섯번째로, 마지막으로 이어져 7가지를 강조하셨다.
신랑 신부 모두 행복한 모습으로 축가를 듣고 있다.
축가는 신부의 오빠, 그러니 손위처남이 불렀고
다음 부르는 축가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7월의 어느 멋진 날로" 개작을 하여
이번에는 신랑까지 화답하여 부른다.
한 노래하는 집안이구나.
참, 신부는 순천향의대병원의 산부인과 전공의이고 오빠는 안과전문의,
한다리만 건너면 내가 다 알수 있는 사랍들이다.
식사의 메뉴는 아래와 같다.
준비된 두텁떡으로 빵을 가름한다.
처음 나 온 요리의 모자렐라 치즈와 토마토, 그리고 구운가리비는 모양도 좋고, 또 맛도 좋고.
서브되는 와인은 칠레산 몬테스의 메를로로 이런 데서는 무난한 와인.
나는 차를 두고 왔다는 걸 강조하고 듬뿍 따루라 하고
옆자리의 무일에게는 김기사가 있으니 기분좋게 마시자하니
자동차키를 아예 처에게 건네면서 "나보다 운전을 잘해" 한다.
셔벳까지 먹으니까 벌써 만복감이 온다.
내가 식사양이 줄었나?
축하케이크를 자르는 신혼부부.
언젠가 결혼식에서 "저 케이크를 한번 먹어 보자"하여 가져오게 해 맛을 보았더니 별로이더라.
버섯과 메쉬드 포테이트만 먹고 고기는 사양한다.
김동권, 권무일 그리고 나는 같은 대구출신으로 고등은 다 다르지만 예과 방학때는
대구에서 같이 몰려 다니고 집에도 놀러다니곤 하였었다.
동권이가 대학다닐때 부친상을 당하여 나는 그렇게는 안 한다. 라고 약속을 하였으나
역시 아들이 대학다닐때 세상을 떠났다.
IMF 어려운 시절, 병원을 인수하여 불철주야로 애를 쓰다가 그 탓인지.
불과 우리 곁을 떠니기 3주넌 나의 단골 한정식집에서 우리 셋이서 저녁을 같이하며
앞으로 자주 만나자. 라고 약조한 것도 팽개치고 떠난 것이 안타깝다.
그 후 어머니를 내가 죽 봐드렸고 혈액투석도 우리 인공신장실에서 시작을 하였었다.
그 시절 이야기는 끝이 없다.
오늘 이 호텔의 음식은 좋았으나 최고는 잔치국수.
얹은 고명도 맛있게 보인다.
디저트는 뺄 수가 없고 커피를 마시고는 나머지 와인까지 다 마시고 끝.
작은 쵸컬릿 한 상자씩을 가져다 준다.
치장된 꽃은 무일이 부인이 한 아름 가져간다.
음, 당연히 가져가야지. 비싼 꽃들인데.
나야 버스를 타고갈 터이니까 빈손이 편하지만.
요즈음 결혼식에 가면 나갈 때 따로 꽃을 포장해 준다.
"안녕히 가세요"
내일은 좀 쉬어야 겠다.
첫댓글 자식들을 다 훌륭하게 키웠네요.... 동권이는 군대 생활할 때, 같은 3군단 직할부대에 근무했었지요.... 동권이는 현리의 제2야전병원, 나는 원통의 205 이동외과병원.... 어제 같은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