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세 시대 유럽 어느 마을에 한 금슬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10년이 지나도록 그들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었고 아내는 삶에 지치고 외로워 점점 병이 악화되고 있었다. 어느날 아내는 집 뜰에 있던 노간주 나무의 가지들 중 예쁘지 않은 가지를 꺾어내다 가시에 찔려 피가 나고 말았다.
"아.. 이렇게 붉은 입술을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났으면.."
10개월이 지난 뒤 아내는 그토록 바라던 사내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버지는 소년을 훌륭하게 키워낼 한 여자를 찾아냈고 재혼을 했다. 그 여자는 소년에게 굉장히 잘 해주었으나 자신의 아들이 태어나자 상황은 달라졌다. 자신의 아들인 것 같았던 전처의 아들은 공부도 잘하고 작문 실력도 뛰어나 항상 칭찬을 받는 반면 자신의 아들은 뒤에서 1, 2등을 다투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자신의 아들이 뒤쳐질 것 같기에 여자는 그토록 아끼던 전처의 아들을 학대하기 시작하였다.
"목욕물이 데워지지 않았잖아!", "밥 남기지 말랬지!", "왜 이렇게 많이 먹어!"...
소년의 얼굴은 안 부어있던 날이 없었다. 그 와중에 여자는 딸을 낳았다. 딸의 이름은 아버지가 원하던 대로 '마리아'라고 지었고, 소년은 마리아를 친동생처럼 귀여워해주었다. 소년을 학대할 때마다 소년의 눈초리는 차갑게만 변해갔고, 옆에서 어린 마리아는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울 뿐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여자는 짜증이 났다. 소년의 차가운 눈초리가 떠오를 때마다 더욱 짜증이 났다.
어느 날 여자는 옆집 부인에게서 남편이 바람을 핀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는 전처의 아들을 이렇게 키워놓았는데 지는 바람을 핀다 이거야?"
여자는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그 화풀이를 소년에게 하기로 하였다. 여자는 소년을 조용하게 죽이고 싶었고, 결국 부엌에 커다란 장작 패는 도끼를 가져다 놓았다. 물론 날을 아주 잘 갈아서. 소년이 학교에서 돌아오자 여느날과는 달리 매우 다정한 목소리로 여자는 소년에게 물었다.
키가 작았던 소년은 의자를 가져다 놓고 선반 문을 열었다. '휙'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는 소년의 얇고 흰 목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퍽'.. 의외로 여자의 생각처럼 조용했다. 시끄럽고 피가 여기 저기 튈 줄 알았던 여자는 오히려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로 조용하게 일을 끝냈다.
"이렇게 죽을거면서.. 왜 말은 안들었니?"
여자의 머리는 오히려 맑았다. 소년의 피비린내가 온 거실, 방안에 진동을 하는데도 머리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맑아지고 있었다. 여자는 침대 시트를 '부욱' 찢어 두 동강이 나버린 소년의 머리와 목을 둘둘 감아 의자에 앉혀놓고 손 위에는 사과를 올려둔 뒤 핏자국을 걸레로 닦아내었다.
"엄마, 마리아 왔어요.. 어? 오빠네.. 사과 맛있겠다."
"오빠에게 달라고 말해보렴. 오빠가 대답이 없으면 어깰 흔들어봐."
마리아는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은 아무 대답이 없었고, 마리아는 엄마의 말대로 소년의 어깨를 흔들었다.
"엄마! 오빠 머리가 떨어졌어."
"그래? 그럼 어떻게 하지.. 그래. 요리를 해보자."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게 돼지를 잡았던 경험이 있었던 여자는 손 쉽게 피부와 살을 발라내었고, 각종 요리를 해 남편을 기다렸다.
"오늘은 고기 잔치네.. 이거 무슨 고기야? 맛이 좋은걸.. 그런데 마리아
는 왜 울고있어?"
"친구들하고 싸웠대나봐요."
"정말 맛있네. 수프 한 접시만 더 줘요. 그런데 이녀석은 어딜 간거야?"
"친척집에 간다고 사라졌어요."
"생전 안그러던 녀석이. 나에게 말이라도 하고 가지.."
아버지는 금세 소년의 고기로 끓인 수프를 단숨에 세 접시나 먹어치우고는 흡족하다는 듯이 소파에 앉아 잠이 들었다. 그 날 밤 마리아의 꿈 속에 오빠가 나타났다. 마리아는 오빠를 따라 마당에 있는 노간주 나무 앞으로 갔다. 노간주 나무의 줄기가 갑자기 갈라지더니 하얀 연기가 나면서 아주 작고 귀여운 빨간 새가 나타나는 꿈이었다.
작고 귀여운 빨간 새는 사람의 말로 노래를 할 줄 알았다. 새는 광장을 지나고 시냇물을 지나 실크 제조 공장으로 갔다.
'어머니가 나를 죽이고 아버지가 나를 먹었어요. 내 동생 마리아만 나를 사랑했어요.'
실크 제조 공장의 사장은 너무나 아름다운 새의 목소리에 한번 더 불러달라며 최고급 실크 손수건을 주었다. 새는 한번 더 노래를 불러준 뒤 손수건을 한 발로 쥔채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그 다음 새가 노래를 부른 곳은 금은방이었다. 새는 똑같은 노래를 불렀고, 금은방 주인은 한번 더 불러 달라며 목걸이를 주었다. 새는 노래를 불러준 뒤 목걸이를 다른 발에 쥐고 또 어디론가 날아갔다. 마지막으로 새가 도착한 곳은 방앗간이었다.
'어머니가 나를 죽이고 아버지가 나를 먹었어요. 내 동생 마리아만 나를 사랑했어요.'
"새야, 작고 귀여운 새야. 노래가 참 아름답구나. 그런데 어쩌지? 나에게는 맷돌뿐이란다."
방앗간 주인은 맷돌을 새의 목에 걸어주었다. 새는 노래를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러준 뒤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 한편, 여자는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당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어머니가 나를 죽이고'
"그만!"
'아버지가 나를 먹었어요.'
"제발 그만해.."
'내 동생 마리아만이'
"어? 내 이름이네?"
'날 사랑했어요.'
"여보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한번 나가봐야겠군."
새는 작고 귀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실크 손수건을 아버지의 손에 떨어뜨렸다. 아버지는 기분이 좋아졌고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을 했다. 새는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자신의 이름이 노래에 나오자 마리아는 마당으로 나갔다. 새는 노래를 부르며 마리아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저 새의 노래를 들어야겠군요. 어떤 선물을 줄지 궁금하니까."
여자는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고 새는 목에 걸려있던 맷돌을 떨어뜨렸다.
"오. 돌아왔구나. 그런데 어머닌 또 어딜 간거야?"
"친정에 잠시 들르신다고.."
"오늘은 또 니 엄마냐? 흐음.. 그런데 이 수프 고기는 왜 이렇게 질긴거냐? 정육점 주인에게 좀 좋은 고기를 달라고 하지.."
"제가 뭘 아나요. 마리아, 들어가서 숙제하자."
"응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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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막판에 "응 오빠.."는 뭐에염?? 오타인가요?? ㅡㅡa
아, 그 책이름이 뭐였드라...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였든가? 그 책인듯...(아니면 말고요.
어쩐지.보면서어디서 좀 본거다 했는데;;ㅎㅎ;;
오빠가 들어가서 숙제 하자는 말에 마리아가 대답하는 건데요.. 어쩐지. 붉무집 식구들은 책도 많이 읽으셔..*^^* 혼내지만 말아주세요...
오빠는 죽지않았나요? -_-; 이해가 안가는.. 내가 바본가 ㅠ_ㅠ
히;;.. 이런 동화가.. '동화는 아름답지 않다'이 카페인가.. 쥔장이 관리를 안해서 좀 그렇지만.. 좋은동화가 많이 있지요 ^-^ 노간주나무 본편도 있다고 기억..^^
마더구스네요..아닌가? 에잉~
네...마더구즈 맞아요....^^
마더구스 너무 좋아해요~~>ㅂ< 마더구스 노래들은 다~ 외워버렸는뎁>ㅂ<!!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라는 책에서 나오는 글인거 같네요^^ 그리고 마리아의 친 오빠가 남았잖아요...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라는 책있잖아요.거기서 나오는건데.내용이 좀 잘렸네요. 그리고 이런풍의 동화를 마더구즈라고 하죠.ㅋㅋㅋ유키 카오리가 그린 카인시리즈에 이런 풍의 얘기가 나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