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사람일수록 뜨고 싶어 한다. 내공이 깊으면 그저 입만 다물고 있어도 실력을 인정받지만 조금이라도 열등감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존재 노출을 위해서는 언제나 한방을 터뜨려 주위의 시선과 여론의 집중을 받고 싶어 한다. 특히 정치인 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잘 뜨지도 않는다.
이럴 때 나오는 수법이 최강자를 건드려 자신의 존재감을 애써 과시하는 법이다. 설상가상으로 뭇매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이름 석자가 뉴스에 회자되니 간접 홍보 효과만은 돈 한 푼 안들이고 최상의 환경을 만든 셈이 되고 만다.
전여옥하면 ‘일본은 없다’가 생각나고, 표절이 생각나고, 변절녀가 생각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지나친 자신의 피해의식을 과장하여 호소하기만 했을 뿐, 일본의 문화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역효과만 불러일으킨 책이 ‘ 일본은 없다“ 라는 혹평도 엄연히 존재하고 이에 대비하여 이어령 교수가 저술한 ”축소 지향적인 일본인“ 이라는 책은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와 대비하여 정반대의 평을 받고 있는 대조적인 내용이다.
전여옥은 ‘일본은 없다’를 저술하여 제법 돈도 많이 벌었고, 명성도 얻었지만 명예는 그기까지였다. 그 이후에는 유재순이라는 작가가 등장하여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를 부정하기 시작했고 전연옥의 명예는 순식간에 추락하기에 이르렀다. 제일 르포 전문작가인 유재순은 자신이 일본에서 겪은 경험담이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에 고스란히 편집된 채 들어있어 표절 시비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처음에는 전여옥이 유재순을 향해 재판을 걸었다. 그러나 전여옥은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재판정은 표절의 일부분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말았다. 전여옥은 한나라당에 비례대표로 영입되어 박근혜 전 대표 시절에 금뺏지를 달았다. 2007년 당내 대통령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서는 이명박 편에 줄을 섰고 그 결과 친박 말살 공천 파동에서도 여유있게 영등포지역에서 공천을 받았고 재선의 금 뺏지도 달게 되었다.
전여옥은 재선 국회의원도 모자라 하고 싶은 것이 더 있었다. 한나라당 서울시 당 우두머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시 당 위원장 경선에 나서기도 했고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도 했으나 중립성향의 권영세에게 나가떨어지는 수모도 겪었다. 이런 과정을 겪은 뒤에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뜬금없이 전여옥은 정몽준 계열에 편입되어 있기도 했다. 서울시 당 위원장 경선에서 낙선을 하게 되자 더 이상 친이계의 후원이 없을 것이라는 예단이 작동된 계보 이탈로 보이기도 했다.
떠도는 자는 항상 떠돌게 마련이다. 보헤미안은 언제나 보헤미안일 수밖에 없다. 떠 도는 와중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틈만 나면 입을 떠 벌려 세인의 관심을 메이킹 해야 하는 처지를 보니 고달픔과 연민이 동시에 교차하기도 한다.
언제는 박근혜 대표 밑에서 장수 대변인의 지위를 누리면서 자신을 철저히 홍보했고, 박근혜 이름에서 대표라는 딱지가 빠지자 재빠르게 변신의 탈을 덮어쓰고 잽싸게 이명박 쪽으로 말을 갈아타 재선의 기회도 얻었으며 그것을 기화로 서울시 당 위원장 까지 단 한방에 거머쥐고자 욕심을 부리다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또다시 변신을 선택하여 정몽준의 그늘로 들어간 사람이 바로 전여옥이 아닐까 한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간에 이루어진 회동을 두고 전여옥이 뭐라고 씨부렁거린 말이 뉴스의 한 자락을 장식하기도 했지만 관심도 없고 신경 쓸 이유도 없다. 내용이 내용 같아야 신경을 쓰든, 관심을 가지든 할 것인데, 자신의 존재를 부각 시키려자 하는 노이즈 마케팅 그 이상도 , 그 이하도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면 말이야 사실이지 뉴스로서의 가치조차도 없는 말인 것이다. 전여옥은 여성은 테러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래서 말의 테러를 감행하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하긴야 우리나라의 일부 언론들은 이런 것 까지도 버젓이 보도를 하고 있으니 김정운이가 중국에 갔는지, 김정일이가 중국에 갔는지, 누가 갔는지도 모른 채 하루 종일 허둥지둥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번 표절은 영원한 표절로 남는 것이고 한번 배신은 영원한 배신으로 남는 것이 우리네 민초들이 지니고 있는 기억력이라는 것 만은 깨달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