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명 찾은 ‘0시 축제’, 대전만의 매력 찾기는 숙제로
엑스포 이후 최대 규모 행사
타 지역 관광객이 70% 이상
안전사고 ‘0’… 상권 매출 2배
“주제성 강화해 콘텐츠 보강을”
11일부터 일주일간 대전역∼옛 충남도청 1km 구간에서 개최된 ‘0시 축제’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대전시 제공
일주일 열린 대전 ‘0시 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993 대전 엑스포 이후 단일행사로는 최대 방문객을 기록하는 등 원도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엑스포 이래 최대 방문객 기록
11일부터 일주일간 대전역∼옛 충남도청 1km 구간에서 개최된 ‘0시 축제’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대전시 제공
24일 대전시에 따르면 11일부터 일주일간 대전역∼옛 충남도청 1km 구간, 중앙로와 인근 원도심 상권에서 개최된 ‘0시 축제’에 방문객 11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93년 대전 엑스포 이후 대전에서 개최된 단일 행사 중 최대 규모다. 시는 현장 계수기 조사와 지하철 이용객 등의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방문객 수를 조사했다.
눈여겨볼 점은 방문객 가운데 대전지역 이외 관광객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 점이다. 그동안 대전지역은 이른바 ‘노잼도시’라는 이미지가 부각될 만큼 외지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이번 축제를 통해 새 활로를 마련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이번 축제 성과로 사고 없는 안전한 축제, 원도심 경제 활성화, 깨끗한 행사장 등을 꼽았다. 실제 축제 기간에 1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했음에도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원도심 먹거리 상권 매출은 평상시와 비교해 2배 이상 올랐고, 일부 점포는 하루 최대 2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시는 설명했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됐던 축제장 바가지요금 문제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다음 달까지 신용카드 매출액 데이터와 상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경제적 효과를 산출해 공표할 계획이다.
● 세계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제도 남아
11일부터 일주일간 대전역∼옛 충남도청 1km 구간에서 개최된 ‘0시 축제’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대전시 제공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대전만의 특색을 담지 못한 모호한 축제 성격이나 축제장 일대 심각한 교통 체증, 인근 주택가 소음 발생, 숙박시설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실제 축제 기간 동안 대전시에 접수된 민원 1959건 가운데 시내버스를 비롯한 교통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순하게 음악이 흘러나오고 무대나 부스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고 해서 축제가 될 수는 없다”며 “예를 들어 대전만의 색깔을 넣은 과학적 콘텐츠를 더욱 부각시키는 등 관람객들이 축제 참여의 본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콘텐츠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는 대전 0시 축제를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행사에서 미흡한 부분은 개선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며 “축제 평가용역이 끝나면 전문가 의견도 반영해 내년 축제부터 보강하면서 앞으로 세계적인 축제로 비상할 수 있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