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마리 반딧불이의 향연… 무주에 생명의 빛이 뜬다
내달 2∼10일 ‘반딧불축제’ 개최
반딧불이 직접 볼 수 있는 기회
불꽃놀이-공연 등 볼거리도 풍성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축제로
무주 반딧불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반딧불이 신비 탐사’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서식지에서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이를 보고 있다. 무주군 제공
어려운 처지에도 열심히 공부해 뜻을 이뤘을 때 사용되는 사자성어 ‘형설지공(螢雪之功)’에는 반딧불이가 등장한다. 중국 학자 차윤(330∼400)이 반딧불이의 또 다른 이름인 개똥벌레 수십 마리를 명주 주머니에 넣어 그 빛으로 책을 읽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반딧불이는 과거 흔히 볼 수 있었고 우리 삶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곤충이었다. 하지만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개발 여파로 희귀종이 된 지 오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는 반딧불이를 다음 달 2∼10일 전북 무주군에 가면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무주군이 1997년 무분별하게 파헤쳐진 지구 환경을 복원·보전하고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처음 개최한 ‘반딧불축제’가 올해로 27번째를 맞았다. 이번 축제는 ‘자연 특별시 무주로의 힐링 여행’을 주제로 ‘반디의 빛으로 희망을 노래하다’를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 축제에서 배우는 환경 보호
반딧불축제는 관람객이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다. 인위적으로 만든 구조물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삶의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서식지를 찾아가 걸으며 깜깜한 밤하늘을 노란 불빛으로 수놓는 반딧불이를 눈에 담고 추억을 쌓은 ‘반딧불이 신비 탐사’, ‘가족과 함께하는 1박 2일 생태탐험’, ‘반디별 소풍’은 청정 지역 무주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축제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사전 예약 시작과 동시에 토·일요일에 이뤄지는 일정이 마감된다. 무주군은 예약을 못 한 관람객을 위해 자연 속에서는 아니지만 축제장에 만들어진 ‘반딧불이 주제관’에서 살아있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환경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담은 ‘국제 반딧불이 심포지엄’도 열린다.
● 방문객 눈높이 맞춤 프로그램
이번 축제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늘렸다. 어린이와 청소년, MZ세대들이 참여하는 ‘전국 청소년 치어리딩 페스티벌’과 ‘전국 청소년 끼 페스티벌’이 새롭게 방문객을 맞는다. 키즈데이인 9월 5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뮤지컬 ‘알라딘’ 공연과 풍선 및 모래예술, 비눗방울 공연 등 주요 방문객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인다.
환경파괴범 가족과의 한바탕 물총 싸움을 비롯해 신나는 댄스 공연과 버블버블 물총 대첩, 코스프레 이벤트에 참여하면 막바지 더위를 날리며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집라인과 해먹, 목재 놀이기구 등 전통과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친환경 플레이 존과 빛과 물, 모래 등을 활용한 놀이터, 반디 이동식 도서관도 운영한다.
● 전통 불꽃부터 미래 불꽃까지
축제 참가자들이 전북도 무형문화재 ‘무주 안성 낙화놀이’와 ‘드론쇼’를 관람하고 있다. 무주군 제공
이번 축제에서는 과거의 불꽃놀이와 미래의 불꽃놀이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2, 3, 8, 9일 무주읍 남대천에서는 전북도 무형문화재(2016년) ‘무주 안성 낙화놀이’와 ‘반디 드론 라이팅 쇼’ ‘디지털 불꽃놀이’ ‘남대천 별빛 다리 미디어 파사드’ 등이 펼쳐진다. 숯과 소금, 쑥을 넣어 만든 낙화봉이 강물 위에서 타들어 가며 내는 ‘타닥타닥’ 소리와 진한 쑥의 냄새는 지친 몸에 쉼을 선사한다. 김범수, 윤도현밴드, 이찬원, 홍진영 등 인기 가수의 공연도 진행된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축제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 일회용품 없는 축제, 안전사고 없는 축제 등 ‘3무(無) 축제’를 만들어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