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만나러 훈련소 수료식 갈 때
손수건 두 장 준비해 가라던 님이 계셔서
두 장? 난 한 장도 필요없어 하는 맘 이었으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싶어서 한 장을 주머니에 챙겨서 새벽4시반에 일어나서
없는 솜씨 부려서 점심 준비하고 과일 챙기고
아들이 먹고 싶다던 그 몽쉘도 챙기고 해서 보따리 세 개를 싣고
조카의 차를 타고 논산으로 출발했습니다.
30연대 9중대 10중대 11중대 훈련병
800여명이 드디어 작대기 하나 달고 이등병이 되었습니다.
수료식의 식순에 의하여 애국가는 4절까지 제창되었으며
녀석들은 빨리 해 치우고 부모 애인과 만나고 싶은지 애국가 반주는 남았는데
아들들이 부르는 애국가는 다 끝나고 부모님들이 부르는 애국가는 뒤쳐져서
마치 돌림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으며, 애국가 첫 부분 부르는데 ‘그동안 고생했다’ 싶은
아들들의 노고에 울컥 하여 눈물 한 번 찍어내고 돌림노래처럼 부르는
애국가 후반부에 웃었으니 애국가에 울고 웃는 진기한 현상 난생 처음 있는 일입니다.
5주간의 훈련기간에도 우수한 자는 있었으니 그들에게 상이 주어졌으며
8명인가 10명인가 하는 아들들은 나중에 4박5일 휴가가 주어진다 하고
상장에 메달까지 받기에 크게 박수했습니다.
나중에 아들에게 물으니 한다는 말이 "걔네들은 이상한 애들이야
250미터 사격을 하는데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4발 다 맞추는게 그게 정상이야?”
해서 웃었습니다.
수료식에서는 그 많은 훈련병 사이에 내 아들이 어디에 서 있을까 두리번 하지 않도록
꼼꼼한 배려를 하여 아들이 서 있는 위치를 외출증 접수할 때 한 장씩 주네요.
10중대 몇 번째 줄 몇 번 째에 서 있음이 표시된.
짧고 신속한 진행과 찾아오신 부모님께 경례를 삼 면을 돌아가며 충성을 외치고
계급장 달아주는 순서에서 우르르 아들 찾아서 뛰어 갔더니 늘 보던 녀석이 거기 서 있습니다.
집에서 갈 때와 똑 같은 모습으로 옷만 바꿔 입고
계급장을 녀석 주머니에서 꺼내서 벨크로(찍찍이) 위에 붙이면 되는 것으로 아주 간단합니다.
어디 한 번 앉아보자 하고 앉아보고 그 자리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자기 분대원 들과 사진 찍어야
한다고 부모는 제쳐두고 동기들과 뭉쳐서 포토타임이 끝나서야 훈련소를 나왔습니다.
살찌지도 빠지지도 않은 모습으로 아들은 그렇게 잘 있었습니다.
그리고 뭐 더 궁금하세요?
논산 시내 미스터피자에 예약해 놓은 피자 찾아서 예약해 놓은 삼영펜션에 가서
피자랑 준비해간 도시락이랑 과일이랑 빵이랑 쵸코렛이랑 꺼내놓고 먹었지요.
피자 한 판에서 딱 한조각 사촌형에게 주고 나머지는 아들이 다 먹었어요.
우리야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이니 아들 먹는거 구경했지요.
훈련소 나오는 차 안에서 내 휴대폰 달라더니 아직 군대안간 친구에게 전화해서
군대 선배랍시고 경험담을 긴 수다로 털어놓으니 우린 그걸 듣는 것으로 그렇게 지냈구나
하는 것을 알아야 했고 통화하면서도 쵸코렛부터 먹어야 겠다 하더니 쵸코렛 꺼내먹고 ...
처음 입소해서 3일간이 제일 힘들었다는 얘기와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은 사람 손 들으라” 고
할 적에 들을까 말까 했었다는 얘기도 하고 ... 그 날이 지나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게 적응이
되더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다 지난 일인데도 가슴이 철렁 하기도 했습니다.
초코파이 먹기위해 부담없이 기독교로 신청해서 세례 받았다는 얘기에 빵빵 터져 웃었고
교회에서 받은 고소미과자 몰래 숨겨놨다가 한 밤중에 혼자 꺼내 먹는데 엄청 맛있었다는
얘기에 조금 슬펐고 ...세례 받으면 초코파이 2개 고소미과자 한 개에 콜라를 준다는데
어떻게 가만 있을 수 있느냐고,
‘콜라가 그런 맛인줄 처음 알았다’는 녀석의 한 마디 한 마디 말에 민간인 셋은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밥은 정말로 맛있게 나온다고 하고 식기세척 당번이 걸려서 어제도 울 아들은 200개가
넘는 식기를 씻어야 한다고 했고
아는 님의 아들이 차던 군용 시계를 얻어다 줬더니 애들마냥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네요.
이제 시계 있는 사람에게 몇 분 남았느냐고 안 물어보고 내 시계 그냥 보면 되니 좋다며,
'어두운데서 불빛이 나오는 시계'라고 당장 저녁에 불침번 1시간 서고 싶다하고
군대를 재밌는 곳이라 말 하는 것을보니, 저 수준이면 말뚝을 박아도 되지 싶은 생각이듭니다.
중사님이 카톡으로 보내준 사진에 분명 야외에서 장작불에 오뎅 끓이는 사진이 있기에
그 사진 보여주며 맛있었냐고 물었더니 내 앞에서 끝나서 못 먹었다고 하고
유자차 주던날은 식판채 다 먹으라고 줘서 많이 먹었다는 얘기도 들었고
오래 달리기 할 때는 난 이제 죽었다. 달리기 잘 못 하니 큰일이다 했는데
52명 중에서 12등을 해서 자신도 놀랐다고 했고
사격 20발 중에서 16발 맞히고 오후 훈련에서 열외 되었다는 것을 전화로 얘기하고도
또 하는 것을 보니 스스로도 대견했던 모양입니다.
내가 보내준 생일파티용 소포는 원래 훈련기간중에는 취식물 금지인데 ‘엄마의 편지가 감동적’
이어서 파티 해줬다는 소대장님 말씀에 펑펑 울었다는 얘기에 코 끝이 찡하면서도 내가 그렇게
편지를 잘 썼나 싶어서 으쓱 했습니다.
입대할 때도 안 울고
훈련할 때도 안 울었는데
엄마가 소대장님께 보낸 소포 때문에 펑펑 울었다고...
엄마 나는 생일축하 두 번 했어
당일에 하고 엄마 소포 받고 그 다음날 또 하고...
'제일 힘든 것은
훈련할 땐 그냥 훈련을 하는데 주말에는 훈련도 안하고 쉬라고 하는데
뭐 할게 있어야지.기대는 것 안되고 눕는 것 안되고 멍 때리다가, 여태 내가 무슨 영화를 봤나
하고 영화제목을 종이에다 생각나는 대로 써 보기도 하고, 군대안간 친구에게 알려줄 사항들을
적어보기도 하고 나중에는
엄마가 보내준 책(불광사에서 만든 월간지) 한 권씩 들고
아무데나 펼쳐서 사람 많이 나오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애들처럼
그런 놀이 했다니까' 해서...또 웃었습니다.
준비해간 면봉으로 아들 귀 청소도 해주고
혹시나 싶어서 가져간 손톱깍기로 발톱도 잘라주고
훈련소에 4시30분까지 들어와서 5시까지는 아들을 인수인계해야 한다 해서
훈련소 코 앞에 있었으면서도 4시에 펜션을 나와서 연무대로 들어갔고
아들과 헤어지기 섭섭해 훈련소에서 머무는 시간에 육군본부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1577-9600
양** 이병은
정보통신학교(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육군본부-
12/18오후 4:54
그리하여
울 아들은 내일 대전에 있는 정보통신학교로 가고
그 곳에서 다시 정보통신교육을 받고
그 다음에 자대배치 받습니다.
엄마 아빠와 헤어진 아들들은 열지어 식당으로 향했고
뒤도 안 돌아보고 식당으로 향하는 것을 보며 안심했습니다.
헤어질 때 운다더니...그것도 아닙니다
손수건은 왜 준비하란 거예요?
네
착한 아들 입니다
엄마 생각해서 편하다고 했으니...
그럼 울 아들도?
ㅎ~
짱,,별루랍니다,,캉가루님,,,,
세월가면 씩씩한 남자되어 집에 돌아온다!!! ㅋㅋㅋ 이건 남의 집 아들 이야기할 때의 멘트였고 저도 이젠 내년부터 자나깨나 아들생각할듯 합니다
그래두..자식은 걱정 많이 하면 정말 걱정 많은 자식된다니까 걱정은 안할까 합니다!!
아들이 교육받는 학교에..대전 유성구 소재..제 누나집 조카부부가 교관으로 있답니다 ^^
그러시군요.
몇 사람 걸치면 다 아는 사람이라더니
ㅎ ㅎ 재밌습니다
님들의 아들들이있어 우리가 이리 편하게 웃고 먹고마시고 카페와서 떠들며 놀고삽니다
고마움을 전합니다^^
에구머니나
따님만 두셨다고 그렇게...
고맙습니다
내가 입대하던해가 59년도 .....그후 4 아들들이 줄줄이 병으로 장교로 예편 했는데 내년이면 큰 손주가
입대 한다네요...벌써 3대째 모두가 현역으로 ...이만하면 훌륭한 병 명가가 아닐까요?상도 하나 받을만한데......커피님의 아들 병영생활 잘 하리라 믿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엘리후님.
59년생도 아니고
59년 입대라구요?
흠미나
존경스럽습니다.
멋지십니다 엘리후님. ^(^
명문가 맞습니다
추위에 훈련받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아드님의 수료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어머니를 닮았으면 군 생활 잘할 것 같아요...
반갑습니다 님.
문정동에 한 번 가면 들러야지 하면서
그게 쉽지 않습니다.
안녕하신것으로
알겠습니다.
따님도 잘 있겠지요?
8남매중 막내인 그가 첫 휴가를 나왔는데
어머니께서 너 언제 군대 갔었니 ? 하더랍니다
요즘은 외아들 시대라서 전화 한통화에울고 웃고...
논산 훈련소에 면회온 가족들 팬션임대(시간제)사업이 짭잘하다 하데요
군 생활중 때린놈은 기억이 안난다는데 맞은놈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맞았다고 정확히 기억합니다 ㅎ
네. 맞은 기억이 확실하다는거 저도 압니다.
그건 꼭 군대가 아니어도...ㅎ~
작은오빠 해병대 시절에 엄청 오빠를 괴롭히던 고참을 일과 관련된 곳에서 최근에 만났는데
오빠와 멀지 않은 곳에 살더랍니다.
그는 기억을 못하더랍니다.
오빠는 어제일 처럼 생생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ㅎ~
그런것 이겠지요?
잘다녀오셨군요 ~~님의 아들이 어쩐지 울 아들과 성격이 비슷함을 느끼네요
차거운 날에 고생이 많겠구만 ~~적응을 잘하는것같네요
모든면에 긍정적인것 같고 ~~참한 아들 ~~화이팅
네
오늘 부자 되세요
아들 비행기표값 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