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 가야금식당 쇼이야기
오늘아침 음악방에 박경희의 노래를 한 곡 올렸다
그런데 박경희가 워커힐에서 노래를 했던 가수였다
그러다가 서울가요제에서 대상을 타면서 정식 가수로 데뷰했다
그 얘기를 쓰다가 옛날 워커힐 가야금식당이란 곳에서
장안의 화제를 몰고 다녔던 워커힐 쇼 생각이 났다
8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그 곳엘 자주 다녔다
내가 거래했던 고객들이 주로 지방분 들이 많았다
술접대하는 것도 좀 진부하고 힘들고 그랬다
그래서 꾀를 낸 것이 워커힐 쇼 구경이었다
당시 접대라고 하면 대개 고깃집에서 1차를 하고
2차는 좀 근사한 술집으로 옮기는게 보통이었다
아니면 아예 초장부터 기생집으로 가던가
워커힐 가야금식당으로 가게 되면
이런 저런 신경 쓸 일이 없이 한 방에 해결이 됐다
예약을 하고 가게 되면 신경쓸 일이 전혀 없었다
저녁은 스테이크가 제공이 되고 동시에 쇼를 했다
1부는 국악공연과 더불어 하는 한국 전통 쇼
2부는 프랑스, 영국, 미국 등지에서 들어온 서양쇼
두 공연 중간에 작은 마술이나 기계체조같은 쇼도 들어갔다
1부는 외국인 손님들이 좋아했고
2부는 한국인 고객들이 좋아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바로 귀가하는 것이 통례였다
워커힐의 위치상 다시 2차를 가는 것이 좀 그랬다
당시만 하더라도 워커힐은 서울의 변두리였다
거기다가 멋진 외국쇼를 본 여운이 남아
그대로 귀가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고객들의 반응도 아주 좋았다
평소에 못보던 공연을 보고 아주 좋아했다
외국미인 들이 상체를 다 벗고 하는 쇼라서 그랬을 것이다
대부분 토프리스상태로 춤을 추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두고두고 고마워 했다
용인자연농원의 수석 수의사부부를 초대해서
관련 거래처 상무부부와 우리부부 그렇게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수의사가 동서네부부를 마주쳤다
대기업의 임원이었는데, 수의사 체면이 으쓱했다
늘 용인양돈장에서 돼지들과 씨름하느라 좀 그랬는데...
두고두고 고마워 하며 이후 업무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용인자연농원 무료초대권도 여러장 보내왔다
다른 고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들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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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인체약품쪽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고
합작투자회사에서 일하게 됐다
그리고 연말 송년회 시즌이 됐다
우리부서에는 여자간호사 2명, 남자약사 2명
일반 남자직원 1명, 그리고 여비서 1명이 나와 함께 근무했다
1인당 얼마 하는 식으로 송년회 예산이 배정됐다
어떤 식으로 예산을 쓸지는 각 부서의 재량이었다
마침 여비서 부친께서 워커힐에서 근무하셨다
꽤 높은 자리여서 특별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가야금식당에서 송년회를 하기로 하였다
무대 바로 앞의 좋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한참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 막간의 가족 서커스 공연을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중간중간 예쁜 아가씨가 무대 밑으로 내려와서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돌다가 우리 테이블로 와서는
나를 끌어안고 볼을 대고 가기를 몇 번...
나중에는 내 손을 끌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서커스 후보자를 고르기 위해 몇 번 다녀간 것 같았다
웃도리를 벗기고, 자기네들 입는 조끼를 입혔다
아마 넥타이도 풀렀던 거 같다
그리고 약간 기울어진 사다리를 걸어 올라가서
다리를 건너 다시 반대편 사다리로 내려오는 곡예
그걸 해 보라고 내게 시켰다
신발을 갈아 신었는지 말았는지 가물가물하다
몇 번을 그렇게 연습을 시키더니 내 어깨 위로 순식간에
나를 끌고갔던 예쁜 아가씨가 올라가 두 팔을 벌리고 섰다
옆에서 두 남자가 나를 부축하고 이런저런 지시를 했다
고개를 들어라, 허리를 꼿꼿이 펴라 등등
내가 영어가 가능한지는 이미 아가씨가 몇 번
우리 테이블로 왔을 때 테스트를 끝낸 뒤였다
결론부터 애기하면
그렇게 내 어깨 위에 아가씨를 태우고
두 팔을 양쪽으로 쭉 뻗은 채로 몸의 균형을 잡고
내 키 높이가 넘는 사다리를 올라가서
꽤 긴 다리를 건너 반대편 사다리로 무사히 내려왔다
졸지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나도 어안이 벙벙했다
무사히 곡예를 끝내고 나서도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해야하나
연말이라서 그랬는지 극장 안은 관객들이 거의 만석이었고
휘황찬란한 조명이 왔다갔다 정신이 없었다
우뢰같은 박수갈채를 받고 무슨 작은 기념품을 하나 받고
그리고 우리 테이블로 돌아왔다. 조명이 날 따라왔다.
여직원 들이 깔깔대고 박수를 치고 난리가 났다
나중에 그 아가씨가 다시 우리 테이블로 와서
나랑 즉석사진도 찍고 그랬다
이후로 여직원 들이 뻑하면 그 얘기를 하며 깔깔댔다
수도 없이 워커힐 쇼를 보러 다녔지만
무대에 직접 올라간 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마 1990년 전후의 일이었을 것이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때 그 일이 갑자기 오늘 생각났다
박경희 노래를 올리고나서 워커힐 쇼가 떠올랐고
그리고 그 때 그 일이 생각났다
나이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더니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지금도 워커힐 쇼를 하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검색이 잘 안 되는 걸로 봐서 아마 하지 않는 거 같다
당시에는 꽤 유명한 쇼였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고객접대를 위해서 80년대 초에 개척했던 접대장소였는데
내가 했던 판촉업무에 적지않은 도움을 받았고
나중에는 쇼에 직접 출연까지 했었다
한창 젊었을 때 잘 나가던 시절 얘기다
첫댓글
쇼비즈니스는 괜찮은데.
외국인에 국악도 보여주고
내국인도 음지에서 접대하는 것보다
낫지요.
네 아마도 그래서 자주 다녔었던 거 같습니다
영수증처리도 확실하게 되구요
운전 핑계대고 술도 안 마셨습니다
당시는 대리가 없었던 시절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그 당시 부부동반 모임이 한창이던시절 대 그릅 부회장님이셨던 친구남편덕에
워커힐을 자주 갔었지요 낮에는명월관갈비를 비롯 입구쪽 벨 바 지하 석정 일식집
그리고 가야금식당 쇼구경까지 정말 외국인 무용수중 두어명은 상체를 다 보여줄만큼
용감한 실체를 똑바로 쳐다 볼 수가 없을만큼 놀랍고 민망했었답니다. 기억에 오래 남아있게 되지요 .
박경희 가수도 외모가 외국적이었죠 '저 꽃속에 찬란한 ~~~' 노래로 유명.
벨 바에는 먹다남은 양주를 킾 ! 해두고 . 아 옛날이여 가 되어버린 지금 오래전 추억을 덕분에 꺼내봅니다.
컴사랑님도 워커힐을 내 집 드나들 듯 하셨네요
저도 명월관엔 자주 갔었습니다
일식집이나 바는 주로 시내를 이용했습니다
주로 조선호텔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갤럭시부페랑, 나인스게이트, 이태리식당
조선호텔 바로 앞이 사무실이었죠
리도쇼 같은 것은 거의 전원이 다 벗었지요
어쩌면 그렇게 똑같이 생겼는지
여러명의 아가씨들이 줄을 맞춰서 춤을 추면
지방에서 오신 분들이 혼이 반은 나갔지요 ^^*
컴사랑님 덕분에 저도 추억을 소환해 봅니다
긴 댓글 감사드립니다
잠실에서 가깝다는 핑게로 자주 드나들었던 곳이네요.
와인 한 잔도 곁들여지고
무희는 프랑스 리도 쇼에서 밀려난 사람들이라 했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안 할 겁니다.
그러셨군요
아마도 그랬을 것입니다
파리에 가서 리도쇼를 보니 대단했습니다
그래도 왠만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국에는 없었던 토플리스 쇼였으니까요
검색하니까 엣날 사진 몇 장 빼고 없네요
없어진게 맞는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솔님~
워커힐은 중3때 수학여행 가서 한번 보고
그 뒤로는 한번도 못 봤네요
말로만 듣던 워커힐 쇼군요
시인님께서 그러셨군요
수학여행을 워커힐로 오는군요
네 저는 거길 밥먹듯 다녔습니다
나중에는 성수동에 있는 거래처때문에
거기 사장님과 자주 갔었습니다
워커힐쇼의 효과가 참 좋았습니다
고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나는 언제 보여줄거냐고 하고...^^*
감사합니다
시아버지 회갑잔치를 워커힐서 했어요.
그러셨군요
워커힐이 좋은 곳입니다
일단 경치가 죽이지요
감사합니다
일류호텔을 내집 드나들듯 했다면 상당한 위치에 있은듯 합니다.쇼를 직접 경험 하셧다니.경력이 있나봅니다.첨부터
아무나 못할거 같은데..임튼 대단한 추억거리군요
외국인회사 지사였습니다
거기서 마케팅매니저를 했습니다
외국인 지사장에게 직접 보고했지요
우리 회사 원료를 수입해다
완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몇 군데 회사 들의
경영진과 부서장들을 주로 상대하였습니다
지방의 고객들도 지방의 꽤 큰 사업체나
아니면 지방 협회 회장님 같은 분들
그런 분 들을 주로 상대하였습니다
쇼에 참여하게 된 것은 졸지에 하게 된거구요
저도 내려와서 보니 그 사다리와 다리를 건너
더구나 어깨 위에 아가씨를 얹은 채로
그렇게 건넜다는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졸지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인데
오늘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명월관 한식도 자주 갔지요 시할머니 모시고요
친구 끼리는 힐탑 에 피자 먹으러 가곤 했는데
사실 비싸긴 해요 워커힐 이란 명성에 맛은 단연 좋구요 청솔님 옛날 잘나가던 시절 다니시던 그때와 지금은 달라 졌겠지요
그러셨군요
주거래처 사장이 워커힐아파트 살아서
뻑하면 워커힐엘 갔습니다
제가 어떻게 거길 알았겠습니까
워커힐과 조선호텔이 주무대였지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벌써 30~40년전 일이니까요
감사합니다
워커힐은 유난히 피자가 맛있어서
자주 갔었는데
이젠 그런 열정도 사라졌는지 동네
피자이면 감지덕지가 되어 버렸네요^^
워커힐 탐방
역탐에서 안하려나?
기다려 봅니다 ㅎ
난 동네피자도 없어서 못머거~~~^^
재미나게 잘봤습니다
그시절에
워커힐과 조선호텔이 주무대이셨다니
그 시절 상상도 못하던
상위 5프로 상류사회 분을
이곳에서 뵙네요
어쩌다 카페란델 오셨는지요
상위 몇 프로 그런건 다 헛소리구요
그냥 각자 주어진대로 살아온거겠지요
각자 사는 길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카페에는 1998년 동아일보 보고
피플475라는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글방이랑 음악방에서 시작했지요
이후 주로 동문회, 전우회 이런데서 놀다가
이런 종합카페는 동행카페가 처음입니다
우연히 웹서핑하다가 오게 되었습니다
추천하는 카페로 뜨더라구요
허어 참~
기묘한 인연으로 사업의 방도로도
창구로 활용하니 이거야 말로
양수겹장,꿩먹고 알먹고 아닙니까?
그 것도 한두번이지 게속보면 질립니다
그래도 원하는 고객들이 있으니 계속 갔지요
꿩만 잡았습니다
살던 곳이 근처라 워커힐쑈도 자주가고
요때쯤이면 꽃도 예쁘게 피었고 명월관도
부페도 자주 들렸었어요.
지금도 친구들과 가끔 들리지요
그러셨군요
요즘도 가시는군요
저는 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내 일생 쇼라고는 중국 여행가서 송성가무쇼라는걸 보고 눈이 홱 돌아갔던 일이 있었네요 프랑스 리도쇼와 함께 세계 삼대쇼라 하더만 역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쇼가 멋 있었네요 장에모감독이 연출하는 쇼라 하더만 역시 화려함과 재미가 비길데가 없었네요 워커힐 피자가 맛있고 뷰도 좋다 하던데 못 가봤네요 거기 같비탕도 그리 맛 있다네요 걷기에서 그런데 좀 가면 좋겠네요
장예모감독의 쇼가 아주 유명하드라구요
저는 아직 보지 못하였습니다
긴 댓글 감사합니다
워커힐쑈
유명했었지요
신혼때 워커힐서 일박했고요
그래도 쑈는 못보았어요
제 칠순때 워커힐 명월관서 직계가족과
한우숯불구이도 먹고 샷도 하고요
청솔님은
귀한 쑈를 사업상 지겹도록 보셨으니
멋지게 사셨군요
신혼 때 가셨었군요
저는 워커힐에서 숙박은 못해 봤습니다
명월관 음식이 괜찮습니다
몇 달에 한번씩 쇼가 바뀌니까
바뀔 때마다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몇 번 보니까 좀 그렇긴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시절이 어렴풋 기억나네요. 한 40년이 넘은 이야기죠.
네 아주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세월이 참 빠르네요
모두 좋은 추억들이 많으시군요
나는 국적이 미국이라 워커힐 카지노를 다니며
v.i.p 자격으로 방부터 쇼 명월관 과 지하 1층
일식집 등을 자주 다녔는데 그때 기억이 새롭네요
감사합니다
그러셨군요
전락원씨가 했던 카지노가 유명했지요
누님 친구가 거기서 딜러를 하셨지요
미국인 의사를 만나 결혼했지요
영자누나라고 내게 참 잘 해주셨는데
쟈니죤님이야말로
워커힐의 VIP 손님이셨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워커힐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한번도 못 가보았습니다.
사진을 보니 '물랑루즈만 생각납니다.
영화, 뮤지컬 공연 둘다 봤습니다.
재미있는 옛 이야기 좋네요.
그러셨군요
파리의 물랑루즈도 유명하지요
그 근처가 홍등가입니다
재미있으셨다니 감사합니다 ^^*
춤좋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