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신나간 일을 끝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여자 복서가 인생을 바꿀 부상을 당해야 하는가? 여자 복서가 죽어나가야 해?"
'해리 포터' 작가인 J K 롤링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엑스(X, 옛 트위터)에 이른바 'XY 염색체 선수'로 통하는 여자 복서 린위팅(28, 대만)과 이마네 켈리프(26, 알제리)이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놓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격분한 대만 정부 관리들과 시민들은 롤링 비난에 힘을 합치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1일 전해 눈길을 끈다.
정치인들과 기자들은 앞을 다퉈 롤링 반박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몇몇 해리 포터 팬들도 그녀의 상품들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린위팅 옹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린위팅은 2일 여자 57kg급 경기에 나서 시토라 투르디베코바(우즈베키스탄)에게 만정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투르디베코바는 눈물을 글썽이며 믹스트존의 취재진 앞을 그냥 지나쳤고, 린위팅도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갈 길을 재촉했다.
앞서 켈리프는 전날 여자 66kg급 16강전을 이겨 준준결승에 올랐다. 상대 안젤라 카리니(25, 이탈리아)가 1라운드 46초 만에 경기를 포기했는데 그녀는 켈리프의 강한 주먹을 두 차례 맞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기권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여자인 척 구는' 선수 출전을 허용하는 것이 옳으냐는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미국 연예 잡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롤링은 이날 카리니가 눈물을 떨구고 켈리프가 다독이는 사진을 X에 올리며 “새로운 남성 권리 운동을 이보다 잘 요약할 수 있는 사진이 있을까" 되묻고 “여성이 열 받는 것을 즐기는 여성 혐오 스포츠 기구에 의해 보호받는다는 것을 아는 남성이 능글거리며 여성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여성 일생의 야망을 산산이 부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일론 머스크 X 소유주도 이런 일에 빠질 리 없다. 그는 미국 수영 대표 릴리 게인스의 포스트 “남성들은 여성 스포츠에 속하지 않는다"를 공유하며 “절대적”이라고 적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수치가 높다는 이유로 린위팅과 켈리프의 대회 출전 금지를 근거가 부족하다며 국제복싱연맹(IBA)의 대회 운영 권한을 박탈하고, 올림픽 복싱 경기 출전을 허용해 많은 반발을 사 왔다. IOC는 여권에 여성으로 기재돼 있으면 여성 경기 출전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만 누리꾼들도 태어날 때부터 여성이었으며, 죽 여성으로 지내왔는데 린위팅이 왜 여성 경기에 나서면 안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리니는 켈리프가 여성 경기에 나서도 되는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주문에 그러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바라건대 그녀가 끝까지 경기를 이어나가 행복해졌으면 한다. 난 누군가를 심판하지 않는 사람이다. 난 판정을 내리려고 여기 온 것이 아니다.”
켈리프의 3일 8강전 상대는 안나 루카 하모리(헝가리)인데 헝가리복싱연맹은 IOC 등에 편지를 보내 하모리는 예정대로 켈리프와의 경기에 나설 것이지만, 켈리프의 출전 적격성과 관련해 따져 보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