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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단신 등 2203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28호(2022.03.15)
1. 끝 보이는 팬데믹, 봄봄봄 봄이 왔어요!
올해 서울대 관악캠퍼스 본관 앞에 완공되는 잔디광장 및 400여 대 규모 지하주차장 조감도.
2022년 달라지는 서울대 이모저모
서울대(총장 오세정)에 새학기와 함께 봄이 찾아왔다. 2년 만의 대면수업 재개 외에도 올해는 많은 변화가 기다린다. 전공 선택 시 학과 칸막이를 더욱 낮췄고, 대학 차원의 ESG 연구에 나선다. 서울대 학생들이 입학 후 어떤 학교생활을 하고, 졸업 후엔 어떻게 지내는지 추적하는 장기 연구도 시작된다. 캠퍼스에는 본관 잔디광장과 정문광장이 새단장을 앞뒀다. 서울대 소식지 ‘스누 나우’(SNU NOW)가 최근 소개한 ‘2022년 서울대에서 달라지는 것들’의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칸막이 낮춰 ‘융복합 인재’ 독려
오세정 총장은 “학과 간 칸막이를 허물고 융합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피력해왔다. 서울대는 향후 10년 안에 학과 중심 교육과정을 통합 교육과정으로 개편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학사제도에서 개편되는 사항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학생 스스로 전공을 만들고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학생설계전공’은 융합교육을 위해 2008년 도입됐다. 자유전공학부에서만 10년간 운영했지만 올해부터 모든 학부생들이 ‘학생설계전공’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타 학과 전공 수업을 들을 때 뒤따르는 성적 부담도 줄였다. 타 학과 전공을 수강하고 일부 교과목에 한해 등급제(A~F)에서 급락제(S/U)로 성적 평가방식을 바꿀 수 있었는데, 전체 교과목에 적용되도록 확대했다.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게 심리적 문턱을 낮춘 셈이다.
학사에서 박사과정까지 빠르면 7년 안에 마칠 수 있는 학·석·박사 통합 연계과정도 신설된다. 학사과정 졸업시험 면제 등을 지원해 연구에 뜻을 든 학부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을 장려하고자 했다. 임신·출산한 대학원생이 학위논문 제출기한에 미산입하는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 ‘대학원생 엄마’의 논문 제출 기한 부담을 덜었다.
‘서울대표 ESG 연구’ 나선다
연구·기획 면에선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예고돼 있다. 유명한 ‘하버드대 2학년생 268명 생애 연구’를 연상케 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서울대에서도 시작된다. 이른바 ‘학생 성공을 위한 중·장기 학생패널연구’다. 10년에서 최장 20년에 걸친 장기 연구를 통해 서울대 학생들의 입학 이후 학교생활과 졸업 후 생활을 추적하고,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하며 성공의 조건은 무엇인지를 연구해 서울대 재학생 정책에 반영한다. 매년 신입생 중 학생 패널을 모집해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뜨거운 화두인 ESG 연구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총장 직속 자문기구인 ESG위원회 설립을 목표로 교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설립추진단을 꾸릴 예정이다. 서울대 ESG위원회는 국내외 대학과 기업의 ESG 추진 정책을 검토하고 어젠다를 발굴해 정책을 제언한다. 또 서울대 ESG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2월 24일에는 국가미래전략원이 개원했다. 독립적인 상설 조직으로 국가와 세계 등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의제를 개발하고 국가정책 수립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우선 △세계질서 재편과 한반도의 미래 △감염병 위기 △저출산 고령화 △과학기술의 미래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김병연(경제81-85 경제학부 교수) 원장이 운영을 총괄하고, 반기문(외교63-70 전 유엔사무총장) 명예원장이 대내외 협력과 기금 모금 등을 담당한다.
연구자들 사이에선 수도권 최초로 도입되는 300kV 초저온 전자 현미경이 기대를 모은다. 생체분자의 영상화를 향상시켜 생물·화학, 소재 개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되는 기기다. 연구지원 인프라 확충을 위해 추가 확보한 국고 출연금 80억원 중 60억원을 할애했다. 학생연구자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 동물실험 시설 환경 개선사업도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상반기 완성되는 서울대의 장기발전계획은 학내 고등교육의 위기 상황에서 대학의 대처를 보여줄 시금석이 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캠퍼스 환경 개선·장학지원 확대
학생들에게서 직접 학교 발전과 상생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모으는 기회도 마련한다. 기획 단계부터 학생이 직접 참여해서 수행하는 ‘우리가 바꾸는 SNU’(가칭) 프로그램이다. 국가장학금 I, II유형과 학교 예산을 연계해 지원하는 교내장학금 혜택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학자금 지원구간 6구간 이하인 학생들만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았으나, 8구간 이하 학생들로 전액 면제 대상을 넓혔다. 그밖에 400여 대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갖춘 관악캠퍼스 본관 앞 잔디광장과 정문 광장이 올해 완공된다. 박수진 기자
2. 규장각, 역사지리 정보서비스 공개
규장각역사지리정보서비스 화면.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원장 이창숙)이 ‘역사지리정보 서비스’를 공개했다. 규장각이 소장한 고 지도와 지리지, 읍지(邑誌)자료를 토대로 조선시대 역사지리정보를 집대성한 디지털 지도다.
역사지리정보 서비스 홈페이지(kyuhgis.snu.ac.kr)에서는 대동여지도, 동여도, 청구요람, 1872년 지방지도, 해동지도, 조선지도 등 규장각이 소장한 조선 후기 주요 고지도 6종에 표기된 지리정보를 무료로 알 수 있다. 고지도 속 지명정보를 현대 지도 위에 표시하거나, 호구와 토지면적, 군총, 환곡의 총수를 나타내는 환총(還總) 등의 수치 정보도 볼 수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유용하다. 현재 조선시대 한성부,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의 역사지리정보가 구축됐으며 향후 전국으로 지역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이용 가이드’ 영상도 제공하고 있다.
3. 영화학 연계전공 신설 추진한다
서울대가 인문대에 영화학 연계전공 신설을 추진한다.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에서 각광받는 가운데 영상매체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한 변화다.
최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는 인문대 미학과를 중심으로 기존 영화 관련 과목에 영상 제작 실습 등 실기 과목을 추가해 연계전공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연계전공은 소속 학과 전공과 타 학과 (부) 전공을 연계해 이수하는 전공이다.
현재 미학과 ‘영상미학’, 언론정보학과 ‘영화론’, 노어노문학과 ‘러시아 영화와 현대사회’, 작곡과 ‘영화음악의 이론과 실제’ 등 여러 학과에 영화 관련 강의 10여 개가 흩어져 있다. 영화 전공이 없음에도 고 김기영(의학50졸)·고 하길종(불문63졸)·‘오징어 게임’ 황동혁(신문90-95)·‘승리호’ 조성희(산업디자인97-04)·‘택시운전사’ 장 훈(디자인99-03) 감독을 비롯해 영화계 다양한 분야에서 동문들이 활약해왔다.
유명 감독의 산실로 알려진 서울대 동아리 ‘얄라셩’ 소속 한 학생은 “학과별 영화 관련 전공은 정원 등 문제로 수강하기 어려워 영화를 다루는 교양 과목으로 이론공부를 하고, 부족한 제작 경험은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채우는 학생이 많다”고 했다. “자유전공학부엔 이미 영화영상학 설계전공을 만들어 공부하는 선배들도 있는데 연계전공이 생기면 공부하기 수월해질 것 같고, 촬영, 음향, 시나리오 등 세분화된 실기 수업이 개설되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또 다른 얄라셩 소속 학생도 “영화 관련 교양수업은 실질적으로 영화를 공부하기엔 아쉬움이 있었다”며 영화학 연계전공이 개설되면 선택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직접 제작을 해보니 영화 전공이 있는 학교에 비해 지원이 열악해 장비 대여, 소품 구비까지 학생 사비를 털어 제작하거나 그것마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다”며 “모교에서 영화인이 배출될 수 있게 영화 비평보단 진정한 제작에 초점을 맞춘 이론과 실습 수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4. “새 동문 환영합니다” 학·석·박사 4710명 졸업
차도를 없앤 정문 광장에서 졸업생들이 마음껏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모교는 지난 연말 정문 옆에 우회도로를 만들어 정문 주변을 안전한 광장으로 재단장했다.
(제76회 온라인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축사, 봉사·헌신 인재에 리더십상, 차 없는 정문 앞 기념촬영 인파
“오늘 저는 그 동안 졸업식을 거행해왔던 체육관에 와서 축사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바로 이곳에서 여러분을 떠나 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월 25일 온라인에서 열린 서울대 제76회 전기 학위수여식은 텅 빈 체육관에 들어서는 오세정 총장의 모습으로 시작했다. 2년 전까지 열리던 대면 졸업식을 연상케 하는 화면이었다. 이날로 4번째인 온라인 학위수여식을 통해 학사 2310명, 석사 1588명, 박사 812명 등 총 4710명이 학위를 취득하고 본회에 입회했다.
오 총장은 졸업생들을 격려하면서도 코로나와 기후변화, 국제정세 변화 등 당면한 어려움을 상기시켰다. “어려움에 굴하거나 난관을 회피하지 말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라”고 주문한 그는 공공심(公共心)도 강조했다. “국민들이 서울대인에게 보내는 관심과 기대는, 사회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도정에서 여러분이 지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간절한 당부”라고 말했다.
이희범 본회 회장도 “코로나 세대라고 자조하기보다 4차 산업혁명과 메타버스 시대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근면성실하고 역지사지하며, 타인에게 배우는 자세를 가지라면서 동창회의 43만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축사 연사로 등장한 반기문(외교63-70) 전 유엔 사무총장은 국가와 세계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초심을 가지고 활동한 시간을 반추했다. “아프리카에서 만났던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며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되 여러분의 꿈은 양심과 배려, 온정의 정신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업생 대표로는 시각장애인 최초로 5급 공채에 합격한 강민영(교육15입)씨가 인사했다. 수업 전 교재와 자료를 준비하는 등의 문제로 대학 생활에서 순탄했던 학기가 한 번도 없었다고 돌아본 그는 “이런 과정에서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학습 환경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됐고, 5급 공채 준비의 모든 관문을 통과해 ‘균등한 교육환경 실현’이라는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누군가는 나이, 성별, 장애 등의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과감하게 도전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멜로디에 서울대 교가 가사를 붙이고 학교 곳곳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색 뮤직비디오가 재미를 더했다.
비대면 졸업식을 전후해 관악캠퍼스 ‘샤’ 모양 정문 앞은 기념사진을 찍는 졸업생과 가족들로 북적이었다. 서울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공사를 통해 정문 아래로 지나가던 차도를 정문 옆으로 우회시켰다. 아직 보도블럭을 깔진 않았지만 정문 주변을 연석으로 구분지어 보행로임을 분명히 했다.
도로 가운데 위태롭게 줄지어 기다리다 서둘러 기념촬영을 하고 떠나던 옛 풍경은 온데간데 없었다. 전동 휠체어에 오른 졸업생은 느긋이 광장을 가로질렀다. 곳곳에 삼각대가 세워지고 학사모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박주철(산업공학77-81 울산대 교수) 동문은 수의대 박사과정을 졸업하는 아들 박기환씨를 축하하기 위해 아내와 이곳을 찾았다며 아들의 어릴 적 사진을 들고 오랫동안 가족사진을 찍었다. 박 동문은 정문을 보니 “공릉동에서 공부하고 관악에서 졸업했던 날이 생각나 감회가 새롭다”며 웃음지었다.
한편 서울대는 ‘서울대학교 학생 리더십상’을 신설하고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수여했다. 타인의 성장을 도우며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리더가 되도록 독려하는 의미가 담겼다. 수상자는 김혜준(자연대), 백민준(수의대), 안명근(공대 박사과정), 이다은(경영대), 이동형(사범대), 최재아(농생대 석사과정) 씨다.
김혜준씨는 선천성 다발성 관절 구축증이라는 희귀질환을 가졌으나 교내 장애학생 처우 개선에 힘쓰고, 탈북 청소년 멘토링과 전국 대학생 생물학 심포지엄 위원장을 맡는 등 봉사와 학술활동에 앞장섰다. 백민준씨는 수의대 학생회장으로 간호대, 의대, 수의대, 치대 등 교내 의료계열 대학과 연합축제를 개최하고 학생과 학교 간 소통에 기여했다.
박수진 기자
5. 농생대 창업준비농장 1기생 수료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수원 농생대 농장에 운영하는 창업준비농장에서 첫 수료생 10명을 배출했다. 경기도가 진행해온 영농창업 지망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으로 2020년부터 서울대가 위탁 받아 진행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10개월간 서울대 교수 및 연구원, 선도농가 등 학내 외 전문가의 이론교육을 받았으며, 희망 작목을 직접 재배·판매하는 실습을 마친 후 영농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6. 대학원 과학학과 창립
서울대는 대학원에 과학학 및 과학기술학을 연구하는 과학학과를 신설하고 2월 24일 관악캠퍼스 자연대 26동에서 창립식을 열었다. 기존에 있던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을 승격해 확대한 학과로, 과학기술의 역사와 철학 등 과학과 인문학의 융복합 분야, 과학기술 관련 사회적·윤리적·법적 쟁점, 과학정책을 연구한다.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은 39년간 해당 분야 석박사 200여 명을 배출했다.
7. 메타버스 전공박람회 개최
서울대는 3월 14~18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전공박람회를 열었다. 복수전공, 부전공, 연합전공, 연계전공 등 다(多)전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학부생 융합교육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가상 공간 안에 단과대 건물과 학과 부스를 설치하고 전공 소개, 해당 전공자 상담 등을 진행했다.
8. 대선 투표사무원에 재학생 참여
최근 실시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서울대 재학생과 교직원 등이 투표사무원으로 참여했다. 최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인력난을 겪던 서울 관악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으로 서울대에서 학내 공고를 통해 투표사무원을 모집, 500여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구 선관위가 서울대에 투표사무원 모집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 정시 추가합격 202명, 10년 중 최다
2022학년도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1~3차 추가 합격자가 최근 10년 이내 가장 많은 202명을 기록했다. 입시업체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동일 차수 추가합격자 98명보다 104명 증가했으며, 인문계열 추가합격자는 지난해(10명)보다 급증한 63명, 자연계열 추가합격자도 지난해(88명)보다 늘어난 127명이었다. 경영대학의 경우 11명으로 유례 없는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입시업계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치르고 서울대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한 이과 수험생들이 타 대학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10. 시흥캠퍼스에 코로나 안심숙소 운영
지난달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시흥시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자가격리자 및 재택치료자 동거 가족을 위한 안심숙소가 마련됐다. 서울대 교직원 및 학생, 연구원과 그 가족들도, 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동거 가족과 재택치료자 동거 가족(백신 접종자와 PCR검사결과 음성 확인자)일 경우, 일정 금액을 내고 입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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