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량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
Q1. 2013년에 데뷔하신 이후 드디어 첫 시집을 펴내게 되셨습니다. 독자님들께 드리는 인사와 함께 소회를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병량입니다. 그간 빚진 마음들에게 차마 하지 못했고 마저 다 하지 못했던 안부를 전합니다. 저는 잘 있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평안하세요. 고맙습니다.
Q2. ‘고백은 어째서 편지의 형식입니까?’는 시집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의미를 오롯하게 드러냅니다. 문학동네시인선 100번 기념 티저 시집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의 표제가 된 문장이 담겨 있기도 한 「편지의 공원」 속 대목이에요. 이 문장들은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또 어떤 것을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나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씁니다. 쓰는 것은 쉽고 동시에 고되며 끝끝내 헛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그와 같아서 우리는 일기에 가끔 거짓을 적고서 진실로 여기다 그것이 쓰여진지도 모른 채 잘도 살아갑니다. 옮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라도 살아가야 하는 때가 있다고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Q3. 이번 시집에서 특히 아끼는 시가 있다면 무엇인지, 그 이유와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게는 선생님이 한 분 계신데 「꿈의 독서」는 나의 선생께 배운 것을 대략 오 년 동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끝끝내 미완성이라 자책하며 발표한 시입니다. 이 시를 생각하면 늘 정끝별 선생님께 면목이 없습니다.
Q4. 헤어진 연인, 가족, 친구, 이웃에 대한 시편들이 눈에 띄어요. 그만큼 시편들에 그리움과 상실의 정서가 넘실거리는데요. “내 희디흰 이름에 폭폭 눈이라도 왔으면 했다”(「호랑이꽃」)라는 대목을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도 듭니다. 시인님에게 시를 쓰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저는 저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고백하기 위해 쓰고 주지하기 위해 읽고 그럼에도 달라지지 않는 자신을 보며 절망합니다. 때문에 나라는 큰 불편을 감수하고 곁을 준 사람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리라 생각하면 작고 사랑이라 생각하면 그들에게 죄스러울 뿐입니다.
Q5. ‘살아낸다’라는 말이 여러 시편에서 변주되어 등장합니다. 오늘도 ‘살아내고’ 있을 독자분들께 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