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하다 보면 몸이 땅과 합일되는 전율 오면서 정신도 맑아져”
똑똑한 두뇌와 건강한 발바닥 - 유용우 한의사 초청 건강특강
맨발 걷기는 곧 인류의 역사 물·소금 가미된 황톳길 좋아
재활용 공장 비장 튼튼해져 수승화강으로 혈액순환 원할
유용우 한의사는 '똑똑한 두뇌와 건강한 발바닥'을 주제로 한 건강특강에서 "평소 유산소 운동을 하기 힘든 사람, 공부해야 해서 운동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 내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아 너무나 힘든 사람, 그리고 족저근막염, 관절·요통 환자 등 질병이 있는 사람은 꼭 맨발 걷기를 실천해 볼 것을 권한다"면서 "날씨 등으로 인해 야외에서 하기가 힘들다면 자갈이나 옥, 수정이 깔린 매트를 활용하거나 자갈 소금이나 굵은 소금 등을 이용해 실내에서도 꾸준히 맨발 걷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고양신문] 말 그대로 맨발 걷기 ‘열풍’이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들을 위한 황톳길 등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각종 길 조성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이유다. 맨발로 땅을 걷는 것이 과연 우리 몸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는 걸까.
머리를 맑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맨발 걷기의 이치를 한의학적으로 알아보는 유용우 한의사 초청 건강특강이 4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한양문고 주엽점 한강홀에서 열렸다.
2011년 발간된 『발로 뛰어 찾은 한방 명의 20』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는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약 처방뿐 아니라 평소 일상생활 관리, 특히 맨발 걷기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는 맨발 걷기 전도사다.
유용우 원장은 강연에서 맨발 걷기가 우리의 두뇌에 어떻게 작용해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여주고 또 성인의 건강 증진에도 좋은지를 알기 쉽게 설명했고, 효과적인 맨발 걷기 방법론도 제시했다. 이날 특강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전한다.
맨발 걷기를 하면 발바닥을 통해 만물의 기운을 몸으로 흡수한다. 특히 발의 아치 부분과 엄지발가락이 자극돼 비장과 간의 기능을 높여줘 혈구가 튼튼해지고 혈액순환도 잘 된다.
발바닥은 만물의 기운 얻는 통로
맨발 걷기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다. 인간은 직립보행으로 사냥을 통해 단백질을 획득하게 돼 두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침팬지와 갈라서게 됐다고 한다. 사실 인류는 수백만 년을 맨발로 살았고, 오늘날과 같은 문명 생활을 하게 된 시간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1995년 일산 호수공원에 조성된 지압길을 혼자서 맨발로 걸을 때는 참 뻘쭘했었는데, 10여 년 전 땅과 접촉해 치유한다는 『어싱(Earthing)』이라는 책이 나오더니 최근엔 맨발 걷기 열풍이 부는 걸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의학에서 인간은 발을 통해 만물을 접하면서 장부 세포의 ‘구조’를 튼튼히 하고 손을 통해 장부 세포의 ‘기능’을 촉발한다고 설명한다. 즉 발바닥을 통해 만물의 기운이 몸에 스며든다고 보는 것이다. 두뇌를 위한 공장 역할을 하는 몸통과 두뇌의 도구 역할을 하는 팔다리는 모두 각종 경락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맨발 걷기는 활성산소 줄여줘
맨발로 걸을 때 기운의 변화와 흐름을 살펴보자. 우리의 손바닥과 발바닥은 서로 연결돼 끊임없이 소통한다. 발바닥을 통해 땅의 새로운 기능이 생성돼 발과 종아리, 허벅지와 등줄기 등을 거쳐 머리로 올라가고, 안 좋은 기운은 다시 목과 가슴, 다리를 거쳐 발을 통해 배출된다. 따라서 발 고린내가 심할수록 건강한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맨발로 걸을 때 이마에 땀이 나고 손이 붓고 열나는 느낌이 있다면 제대로 걷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순간부터는 내 몸의 순환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한의학에서 발은 정의 생성을 보조하며 구조를 튼튼하고, 손은 기의 순환을 보조하며 기능을 활발히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특히 발바닥의 경맥은 공장 역할을 하는 장부와 연결돼 있는데, 엄지발가락은 간·비장과 검지발가락은 소장·췌장과 중지발가락은 부신과, 그리고 약지발가락은 신장·방광과 연결돼 있다.
땅은 흙, 물, 모래, 돌, 유기물, 무기물, 세균, 바이러스 등 만물의 생명력과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earth라는 단어는 지구, 땅이라는 뜻 외에도 ‘(전기 장치에 전선으로) 접지하다’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어싱(earthing)은 지구와 몸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양전하를 띠는 활성산소는 음전하가 풍부한 지표면을 맨발로 걸으면 중화돼 활성산소가 줄어들게 된다. 맨발 걷기에 좋은 땅은 발바닥의 모든 면을 접촉할 수 있는 땅이다. 그중에서도 촉촉하고 소금이 적절히 가미된 황톳길이 가장 좋은 길이다.
맨발로 걸을 때 기운의 변화와 흐름도. [이미지 출처 = 유용우 원장 특강 자료]
혈액순환 좋아지고 머리 맑아져
땅을 딛는 맨발 걷기는 어떠한 효과가 있는 걸까. 맨발로 땅을 걸으면 평소 우리가 신발을 신었을 때는 접촉하지 못한 부위가 땅에 접촉하며 자극을 받는다. 특히 발의 아치 부분과 엄지발가락이 자극돼 비장과 간의 기능을 높여준다. 비장은 우리 몸의 재활용 공장이라 비장이 튼튼하면 혈구가 튼튼해진다. 수승화강(水昇火降) 원리가 완성돼 머리는 맑고 다리가 따뜻해진다. 그래서 혈액순환이 더 잘되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지구에 있는 자유전자가 활성산소를 제거해 질병 치료도 가능하다.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우울증, 두통 등 일상질환은 물론 심지어 암, 뇌졸중, 뇌종양 등 중증질환까지 나아졌다는 체험 후기들이 줄을 잇는 이유다.
맨발 걷기로 발 근육도 강화된다. 신발을 신고 걸으면 사용하는 근육만 사용하게 되므로 발가락 사이, 발 등, 발 날 등에 있는 근육은 거의 쓰일 일이 없는데, 맨발로 걷게 되면 이 근육들이 중심을 잡기 위해 움직이면서 근육이 강화되고 발의 감각도 증가한다.
과도한 학업으로 피로한 수험생은 머리에 산소와 당 공급이 충실해지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단전의 기운과 세포의 운동성이 떨어져 혈액순환이 느려진 노인들도 맨발로 걸으면 단전의 기운이 살아나면서 폐포가 깨어나고 전신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70~80대 어르신들이 러닝머신에서 한 시간 달리기는 힘들지만, 맨발 걷기는 쉽게 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럼 맨발 걷기를 꼭 해야 하는 사람은 어떠한 사람들일까.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하기 힘든 사람, 공부해야 해서 운동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 내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아 너무나 힘든 사람, 그리고 족저근막염, 관절·요통 환자 등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 맨발 걷기는 건강을 지키고 또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날 건강특강에는 약 40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맨발 걷기와 건강에 대한 내용을 경청했다.
내 몸 상태를 관조하는 시간도 돼
맨발 걷기를 하기에 가장 이상적 장소는 해안가 백사장, 강가 자갈밭, 맨발 등산로, 촉촉한 황톳길 등인데, 사실 놀이터 모래밭, 지압길, 야자 매트길, 메타세콰이어길 등 내가 사는 주변의 시설물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현실이다.
또 추운 겨울, 불볕더위가 기승인 한 여름, 장마철 등을 제외하고 나면 실외에서 맨발 걷기를 실제로 할 수 있는 날은 1년 중 4~5월과 9~10월 총 4개월여밖에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땅을 표징할 수 있는 자갈이나 옥, 수정이 깔린 매트를 활용하거나 자갈 소금이나 굵은 소금 등을 이용해 실내에서도 꾸준히 맨발 걷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가장 적당한 맨발 걷기는 매일 약 70분 정도의 시간 동안 하는 것이다. 어렵다면 최소 3일에 한 번씩은 해보자. 손바닥이 붓고 열이 나다가 사라질 때까지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온몸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게 될 텐데, 내 몸 전체가 자극을 받아 전율이 일어나면서 내 몸과 의식이 땅의 기운과 합일됐다는 생각에 도달한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더 적극적으로 맨발 걷기를 하기 위해서는 파상풍 주사, 맨발 걷기 전용 신발이나 양말을 활용해 발바닥 감염이나 상처를 예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 원장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맨발 걷기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걸으면서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내 몸 상태를 관조하면 지루할 시간 자체가 없다. 우리가 살면서 언제 내 몸을 관조해 보겠나.
걷다 보면 발바닥에서 통증이 일어날 수 있고 명현반응도 나타난다. 그 통증과 현상을 즐겨보자. 시작 전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차나 이온 음료를 마시고 준비체조와 정리 체조는 필수, 그리고 족욕으로 최종 마무리를 해주자. 침 치료 등 한방의 도움을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권구영 기자 nszone@mygo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