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기상캐스터로 일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고 오요안나씨 유족과 문화방송의 협상이 결렬됐다. 오씨 어머니 장연미씨는 17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단체 ‘엔딩크레딧’은 23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문화방송과 유족 쪽 2차 교섭에서 문화방송은 ‘유족 쪽에서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 요구를 철회하지 않으면 사과나 보상 등 어떤 요구에 대해서도 협상할 수 없다’고 밝혀 교섭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유족 쪽은 고 오요안나씨가 형식상으론 문화방송에서 프리랜서로 일했으나 실제론 출퇴근하고 정규직 지휘를 받는 등 실질적으론 문화방송 노동자로 일했으니 오씨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여전히 오씨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다른 기상캐스터들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문화방송 쪽은 이날 오씨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등을 들어 오씨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거나 나머지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 채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딩크레딧은 “유족 쪽에서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의 다양한 방식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으나, 회사 쪽은 유족의 핵심 요구를 우선 철회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고 설명했다.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앞에서 문화방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대응방안 등을 밝힐 계획이다.
지난 8일 문화방송 앞에 농성장을 꾸린 오씨 어머니 장연미씨는 이날로 17일째 단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