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 이야기
김 난 석
처음 만나면 으레 이름을 묻기 마련이다.
더 나아간다면 나이는 얼마며 사는 곳은 어디냐고 묻기 도 하니
그도 만남의 자연스런 시작이라 하겠다.
어느 모임에서 각자 자기의 닉네임을 밝히고 그 의미를 간략히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난 송파의 석촌동(石村洞)에 사는 사람이지만
그 석촌(石村)이 아니라 석촌(夕村)이라 소개하고 듣자니
범소(凡笑), 스마일, 금빛, 착한햇살, 환한햇살, 참아미, 샤방샤방.....등등,
지금도 생각나는 건 모두 잔잔한 미소와 밝은 표정을 떠올리는 이름들이었다.
이름이 운과 관련 있다 하여 이름을 짓고 풀이하는 점술을
철학에 빗대어 성명철학이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문세광(文世光)은
주운(主運)인 형격(亨格)의 수리가 9로 되어있어
소년시절부터 파란 많은 흉운이 겹쳐 23세의 젊은 나이에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부르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점술이라는 영역에서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이왕이면 닉네임을 곱게 지어 가질 일이다. 샤방샤방하게 말이다.
성명철학까지 갈 것도 없이 사람은 이름 불리는 대로 살아가게 되지 않나 싶다.
귀염둥이라 부름을 받으면 귀여워지게 마련이고
재간둥이라 불리면 재주가 많아지게 마련이요
개똥이라 불러지면 천하나 억세고 질긴 품성이 길러지기도 하니 말이다.
함께 동승한 가람, 해무, 바다, 명산, 산마루, 목화송이, 구절초, 월전(月田) 등등은
우리 산하와 화목류, 또는 고향을 떠올리는 것들이어서 포근한 감을 주는 분들이었다.
생김생김과 몸짓도 이름과 마찬가지로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
늘 웃는 표정을 지으면 웃으면서 살게 마련이요
찌푸린 얼굴은 짜증내면서 살게 마련이다.
행동이 습관으로 이어지고 습관이 성격을 형성한다는 것이어서 그럴 테지만
이름을 잘 지었으면 이름대로 표정을 지으며 살아갈 일이다. 샤방샤방하게 말이다.
한때 영국의 대처수상,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수상, 미국의 부시대통령,
그리고 우리 노태우 대통령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모두 조크를 한마디씩 하게 됐다 한다.
대처수상이 커다란 젖가슴을 치켜 올리며 “이 풍만한 자원!” 이라 외치자
고르바초프가 시원한 이마를 쓸어 올리며 “아, 이 너른 시베리아 벌판이여!” 라고 화답했다 한다.
부시가 바지의 지퍼를 주욱 내리며 “막강한 이 무기를 보라!” 라고 외치자
노태우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두 동강 난 한반도여!” 라고 화답했다 한다.
물론 지난날 걸출했던 개그맨 김형곤의 우스갯소리일 뿐이지만
저마다의 생김생김과 몸동작이 자기 조국의 형세를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것 같아
환한 웃음과 함께 분단된 우리에겐 자조(自嘲)의 쓴 웃음도 자아내게 한다.
형세나 생김생김이야 어떻든 즐거운 몸짓을 하며 살아갈 일이다.
샤방샤방하게 말이다.
미국의 대통령 중 정통 서부사나이의 면모를 풍긴 건 레이건이었다 한다.
이분의 원래 이름은 리건이었는데
그 이름이 “권총이여 다시 한번(Re Gun)" 이란 이미지를 풍겼던지
두 번의 총격을 받았다한다.
그 뒤에 이름을 레이건으로 고쳐서 그랬던지
다시는 총격을 받지 않고 여생을 마치게 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 부자는 이름이 그래서였던지
세계의 여기저기에서 조지고 부시고 하다가 임기를 마쳤다.
그 뒤의 클린턴도 이름이 그래서였던지 백악관 비서와의 성 스캔들로
바지의 정액검사까지 받는 수모를 당한 뒤에 사실을 고백하고 재야로 돌아갔으니
그분 이름 그대로 씻고 돌아서는 클린 턴(Clean Turn)이 된 셈이다.
이름을 지으려거든 이왕이면 부르기 좋고 밝은 이미지가 풍기도록 지을 일이다.
샤방샤방하게 말이다. (2009. 7. 29.)
오래 전의 글을 꺼내본다.
참 오래 전이다.
함께 어울렸던 분들이 지금은 어디서 지내는지 알 수 없으니
세월무상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타계한 건 아닐 텐데 말이다.
샤방샤방이란 닉네임의 네티즌이 있었다.
샤방샤방이란 눈부심이란 뜻의 의태어지만
정말 눈에 띄게 예쁘고 화려해서 반짝반짝 빛났는데 말이다.
그런 분들이 지금도 우리 카페 여기저기 많이 계실게다.
때론 어느 단층에 보석처럼 가만히 숨어 있다가
짜안! 하고 글이나 몸으로 나타나리라.
그러면 시인 김정래 님이 이야기한 지음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나는 지금도 상대방에 지음이 되려
이런 저런 신호를 보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ㅎ
삶의 이야기 방 진객들이여!
좋은 만남을 이어가시라.
샤방샤방하게 말이다.
첫댓글 아주 재밌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한 나날되십시요
ㅎㅎ
빵싯빵싯 샤방 샤방하게
곧 등장할는지 모릅니다
걸 기대? ㅎㅎ
난석 선배님
닉이 고운사람은
한 번 더 보게 되더라고요.
전 이름이 너무 흔한 이름
놀림도 많이 받았지요
닉은 지인인 선배님이 지어주셨답니다.
청담골은~~~
청담스님이 떠오르고
제가 살던 청담동이 떠오르고
그옛날 거기에 맑은 호수가 있었다는게 떠오르고
청탐준론이 떠오르고
아름다운 동행의 마음씨 고운여인이 떠오르고~~~
그만 할래요. ㅎ
몸매도 샤방샤방
얼굴도 샤방샤방 아주그냥 끝내줘요 ㅎㅎ
노랫말도 그리 짓는모양 입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맞아요 그런 노래가 ㅎ
난석님~
저는 제 아호가 운성(雲星)인데
제가 중학교때 지었답니다
혹시나 나이들면 써 먹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나이드니 써 먹을때 있네요
선경지명이 있나 봅니다 ㅎ
잘하셨네요.
샤방샤방 어원도 좋고 느낌도 좋습니디ㅡ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그런데 당연히 남자인줄 알았던 닉을 검색해보면
여성이고 또 그반대의 경우도 참 많습니다
물론 당사자는 무슨 의미가 있어 지은 닉 이겠지만
가능하면 헷갈리지 않게 지으면 어떨지요
그러는게 좋겠지요.
기왕지사
닉도 밝고 맑은
쉬운 이름이 좋터군요
맞아요.
어떤분들은 내닉을보고
남자 인줄 알드라고요
다른 카페에 샤방샤방 이란 동갑내기가 있는데 닉 하곤 조금 다르든데요 ㅎ
그런가요?
닉네임을 공주라고 지은사람도 있던데
공주는 무슨~~~ㅎ
상 할머니던데.
기억에 남는인물들을
쭈~욱 말씀해 주시니
새삼 그때가 생각납니다.
샤방샤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