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에는 책을 더 읽고 싶다
2023.10.20
‘와~ 진짜 가을이다!’
이른 아침 거실로 나오면서 시원한 공기에 기분 좋다. 아침 독서하기 딱 좋은 날씨라는 생
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에어컨을 고민 없이 켤 정도로 뜨거운 공기를 들이켰는데, 이제
는 아니다. 상쾌하고 차갑다. 더울 때 들이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차가운 정도라고나 할
까… 냉정하게 뒤돌아서는 계절이 세월의 빠름을 깨닫게 한다.
가을이 왔다고 생각하니 상반기에 읽은 책 양을 살펴보고 싶었다. 새해가 시작되었을 때 세
운 계획 중 하나는 100권 책을 읽자는 것이었다. 매달 헤아려 보고 책 리뷰를 블로그에 올
리자고 마음먹었지만 쉽지는 않았다. 독서 리뷰에 도움받을 앱을 두 개나 깔았는데도 꾸준
히 실행하지 못했다. 그래도 책 읽기는 계속했다. 독서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이어리
에 굵게 써넣은 올해 목표 때문이었다. 목표를 글로 새겨 보는 것으로도 실행은 시작된다.
가방 속에는 항상 한 권 이상 책을 담고 다닌다. 짬 날 때마다 한두 페이지씩 읽어나갔다. 여
행 중에 챙긴 책 한 권은 여행을 좀 더 여유롭고 멋지게 한다. 여행을 시작하면 유명한 곳을
찾아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일정 중 가끔은 풍광이 좋은 예쁜 카페에 멈춰 한두 시간 책을
읽으며 쉬어 가는 편을 택한다. 2박 3일 여행에는 두 권의 책을 캐리어에 담는다. 욕심껏 다
읽을 수는 없어도,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지혜의 책과 지식의 책을 챙긴다. 책도 분위
기와 감정에 따라 골라 먹는 맛이 있다.
요즘은 남편도 책을 한 권씩 들고 다닌다. 지난달 제주 여행을 하면서 마지막 날 오전에는
애월 해안도로에서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책을 읽었다. 나란히 편한 의자에 앉아 각자
의 책을 펼치고 글 세상을 여행했다. 종이책을 손에 쥐고 있는 똑같은 포즈가 재미있어 사
진에 담았다. 책을 읽다가 빈백에 누워 잠든 남편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책 읽다가 잠들
기… 이 또한 힐링이다. 누구에게나 마음 편히 쉬게 할 쉼의 방법은 다양하다. 몇 개의 비법
들 속에 즐거운 책읽기가 포함되면 좋겠다.
서울 중심에 자리를 튼 별마당 서점으로 데이트를 약속했다. 서울로 올라간 신입생 아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대학 입학 후, 책을 읽는지를 물으며 함께 코엑스 영풍 서점으로 향했다.
초. 중학생 시절 책을 많이 읽었던 아들이다. 대입을 준비하면서 독서하던 습관은 모두 사
라지고 없었다. 평소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눈여겨보던 아들이 책 추천을 부탁했다. 신간
서적 선반에 앉아 있는 책 중, 평소 구입하고 싶었던 《어른답게 말합니다》를 집어 들었다.
“어른이 되었으니 품격 있게 말하는 방법을 배워보렴. 먼저 읽고 내게도 전달해 줘.” 웃으며
아들에게 책을 건넸다. 목차와 내용을 훑어보던 아이는 기쁘게 책을 품에 안았다. 책도 선
물했으니 점심 데이트는 코엑스 맛집이다. 아들이 좋아하는 태국 음식점에서 대학생활에
관한 수다가 이어졌다. 나중 여름 방학으로 본가에 내려온 아들은 완독한 그 책을 전달해
주었다. 계획적으로 기다린 엄마의 마음을 아들은 아직도 모르겠지.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 노력했다. 거실 한쪽 벽면에는 티브이를
없애고 큰 책장들로 세웠다. 연령에 맞는 책들로 가득 채워서 내용물과 위치를 자주 바꿔
주었다. 세 아이에게 스티커 색을 달리해 읽은 책에 스스로 붙이게 하고 보상을 주기도 했
다. 아이들 초. 중학교 시절 동안, 아파트 중심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에서 일부러 사서로 봉
사했다. 함께 책을 읽으며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봉사하는 동안, 1년 100권 읽기
를 목표로 하면서 한 줄 쓰기를 실행했다. 멋진 책으로 100권 읽기를 완벽하게 성공한 적은
없지만, 100권에 가까운 많은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작년 가을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독서 관련된 이웃들을 추가했다. 그들의 독서량은 눈
을 크게 뜨고 다시 확인할 정도로 놀라웠다. 아기를 키우면서 1년 300권을 읽어내는 엄마
는 정말로 최고였다. 그것도 쉬운 책이 아닌 전문 도서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분량을 짐
작하게 하는 두꺼운 책도 많았다. 또 누군가는 아이들을 둔 워킹 맘인데도 새벽 독서를 매
일 실행하고 있었다. 바쁜 중에도 책을 읽어내는 이웃들의 모습은 도전과 동기가 되었다.
그들과 함께 책 읽는 대열에 서고 싶어졌다. 올해는 1년 100권 읽기가 가능할 것 같다. 그네
들처럼 우선순위를 독서에 두고 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 낸다면, 나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 책 읽기가 가능해진 지금, 조금씩 꾸준히 멋진 그들을 따라 하고 있
다. 아들과 남편이 나를 따라 하듯 말이다. 전반기에 완독했던 책들을 블로그 글에 줄 세워
보며 9월 가을 독서를 다시 계획해 본다. 가을에는 책을 더 열심히 읽어 보겠다고.
책을 들고 다니면…읽게 된다^^
by. Jina가다 https://brunch.co.kr/@78ea9373a3d24c7/49
(이 글은 <자기 계발도 제대로 해야 삶이 바뀐다>저자 Jina가다 작가님께서 행복한가에 기부해주신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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