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엄마 모든 단서를 서치 하다'
포스터 위의 한 문장이 미스터리하고 스릴러물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사실 이 영화를 보기도 전에 피로감이 몰려왔었다
사라진 엄마를 찾으려면 얼마나 많은 상상력과 행적을 쫓는 긴 여정이 필요할까 하고
지레 겁을 먹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서치>라는 단어가 주는 물리적인 힘이 아닌 두뇌와 센스 디지털기기 그리고 각종 SNS의 활약이 펼쳐질 것 같은
조금은 몸이 덜 피곤한 일이 아닐까 하는 단순무식한 상상을 하며 영화를 만났다
촬영감독의 어마무시한 크기의 카메라에 담긴 사각의 프레임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과
이런 촬영기법을 생각해 낸
그야말로 신박한 생각을 해낸 감독이 그저 존경스럽다
아버지의 장례식조차 생각 안 날 정도로 아주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엄마와 살아가는 사춘기 소녀.
그 엄마가 요즘 애인이 생겨 행복해한다
아니 소녀는 소외감을 살짝 느끼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그런 엄마가
애인과 휴가를 떠나며 돌아오는 날 공항에 픽업까지 나오라고 한다
공항에 편안한 복장으로 마중 나간 딸내미
그래도
박스 한 구석 떼어 즉석에서 만들었는지
환영의 메시지를 담은 플래카드까지 들고 서 있다
그런데 5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엄마는 나타나지 않는다
비행기가 딜레이 되었으면 아마도 연락을 했겠지
뭔가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엄마가 사라졌다
그로부터 시작된 서치
그녀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세상을 만나고
각종 SNS 활동과 친구들과의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 엄마를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타다다닥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그렇게 경쾌할 수가 없다
엄마를 찾기 위해 엄마의 이메일과 엄마가 사용한 다양한 앱의 아이디와 비번을 해킹해 가며
엄마의 사생활을 엿볼 수밖에 없다
번득이는 머리와 최신 디지털 기기 사용 실력을 살려 엄마를 찾아본다
엄마의 여행계획을 찾아 호텔 CCTV, 엄마 애인의 SNS 속 사진, 구글지도, 거리뷰 모든 것들을 서치 하는 똑똑한 딸
여기에 반전이 일어나고 또 반전이 일어나
영화관람자인 나까지도 머리를 굴려 생각하고 추리해야 한다
두 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런 신선한 촬영법으로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디지털에 친숙한 IT 세대들은 아마도 완벽한 적응력으로 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겠지만
우리 같은 세대도 타다다닥 키보드 두드리며 서치 할 수 있으니 금방 익숙한 영화가 된다
그런 다양한 앱이 존재하는지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은근 이런 앱의 광고효과도 있었을 듯하다
이것도 일종의 PPL인가?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이 남자의 출연에 관심을 많이 가졌을 듯하다
바로 '다니엘 헤니'
그런데 다니엘 헤니는 뭐 헤니(했니)?
아무것도 안 헤니?
너무 존재감이 없어 나 실망 헤니
할리우드에서 한국관객을 낚기 위한 배우 캐스팅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었음
새로운 세계를 알게 해 준 영화
아마도 조만간 서치 1을 찾아서 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